난중일기를 읽고나서

난중일기를 읽고나서
난중일기는 이순신의 정신 그리고 수많은 승전의 이면을 이해하는데 중요하다. 지금까지 이순신은 내게 성웅의 이미지로만 있었고 그래서 어딘가 신화처럼 느껴졌기에, 통쾌한 승전장면의 이면에 당연히 있었던 철저한 준비나 점검, 그 숱한 역경과 극복의 과정은 안개 속인 양 모호했었다. 적어도 난중일기를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난중일기는 주로 단문으로 쓰여진 데다가 미사여구나 은유 등 현대소설의 과장된 감정표현이나 간지러운 작문법이 사용되지 않아,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자칫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다. 물론 “오호 통제라!” 식의 고어체 감탄사가 자주 사용되기는 하였으나, 주로 눈 앞에 있는 왜적을 치지 못하는 상황이거나 임금 또는 어머니에 대한 감정을 표현할 때만 사용되었을 뿐이다. 그러므로 난중일기는 행간을 읽어야 하며, 행간을 읽으면 그분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