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킴의 만가지 슬픔을 읽고나서

엘리자베스 킴의 만가지 슬픔을 읽고나서 대한민국은 오랫동안 단일민족이라고 주장해왔으며 또한 그런 의식을 자랑스럽게 여겨왔다. 한 민족으로서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끈끈한 정으로 뭉친다는 단결력, 동질적이라는 유대감이야말로 우리가 그나마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는 정서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혼혈은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했었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저자인 엘리자베스 킴 또한 한국인인 엄마와 미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였으며 나는 그녀의 일생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혼혈아, 물론 지금의 우리야 그게 무엇이 대수겠냐는 물음이 터져 나오겠지만, 아쉽게도 그녀가 태어났던 시대는 자신과 다른 외모를 가지고 태어난 두 팔 벌려 환영해줄 만큼 개방적인 사회가 아니었다. 1950년대 이후 안보상의 이유로 인해 미군이 주둔하기 시작하면서 미국인과 한국여성과의 혼혈이 많아졌지만, 그러나 그 무렵 태…(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