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에 대해서

스피노자에 대해서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이 이야기를 진짜로 스피노자가 했는지 어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대체로 그가 한 말이 아니라는 것이 유력하다. 어쨌든, 저 말 덕분에 스피노자는 한국에서 대단히 유명한 철학자가 되었다. 어떤 철학자를 알고 있는가? 같은 질문을 할 경우, 물론 1등은 압도적으로 소크라테스가 차지할 것이고, 2등은 스피노자가 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그렇게 유명한 철학자 임에도 스피노자의 철학은 우리에게 매우 낯설다. 사실 낯설다는 감각조차도 없다. 철학이 익숙해지려면 무엇보다 철학자의 저작을 읽는 것이 중요한데, 그의 가장 유명한 저작인 『에티카』를 실제로 읽어본 사람은 『에티카』의 마지막 문장처럼 드물고도 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