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 데 라 만차를 읽고나서

돈키호테 데 라 만차를 읽고나서 ‘꿈을 꾼다는 전혀 다른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어쩐지 아련하고 닿을 수 없는 무의식과, 모든 걸 바쳐서라도 얻고 싶은 열망. ‘꿈꾸다라는 말은 지금 찾고 있는 것에 대해, 혹은 예전에 가졌지만 잃어버린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느 쪽이든 꿈은 결국 현실에서 벗어난 대상이며, 현실의 경계를 넘어 꿈에 닿기 위해서는 그만큼 험난한 길을 거쳐야 한다. 꿈에 대한 확신을 갖는 것은 쉽지 않다. 초등학교 때와 중학교 때의 꿈이 다르고, 지금의 내가 꾸는 꿈과 입시 직전의 꿈이 다른 것처럼 꿈꾸는 주체인 ‘나는 현실에 매여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조건에 하나씩 꿈을 대입시켜 나가다 보면 어느새 현실과 맞닿아 죽어버린 꿈을 발견하게 된다. 현실에 꼭 들어맞는 꿈은 그 아련함과 함께 추구할 대상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린다. 꿈은 현실과 떨어져 있기에 그 가치를 지닌다. 돈키호테는 꿈을 꿈으로 간직한 사람이…(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