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나서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나서
`새 길을 닦으려면 새 계획을 세워야지요.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 안 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아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조르바, 영원한 자유인.
자신의 모든 열정을 현재에 집중하고, 자신과 인연 맺은 모든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고, 자신을 그 어떤 것에도 가두지 않으며, 살아있음에 무한한 감사와 존경을 가졌지만 생명에 대한 집착은 없었던 사람. 두목인 나는 삶을 글로, 책 속의 언어로 배웠지만 조르바는 몸으로 체험하며 삶을 배웠다. 조르바는 기존의 질서나 사회의 통념을 따르지 않고, 한 여자나 어느 지역에 정착하지도 않는다. 말이 많고 거칠며 움직임이 크다. 세상에 저항하고 자신을 억압하는 외부 요인들을 거부하며 살아가고자 한다. 삶에서 배우기를 멈추지 않고, 거친 표현 속에서 생각하고 자신의 행…(생략)

아니면 확대경을 확 부숴 버리고 물을 마시겠소`
마음에 따라 내 삶은 내가 결정할 수 있다는 것,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천국도 지옥이 될 수 있고 지옥도 천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원효의 해골 속의 물과 비슷한 느낌, 부처의 영향) 내가 나를 움직이고 내 자유는 내 의지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조르바의 외침은 작가가 미리 써 둔 묘비명에서도 만날 수 있다.
`나는 아무 것도 원치 않는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이므로!`
행동하지 않는 것은 양심이 아니다, 이게 참 잘 어울리는 사람 조르바.
광산개발에 참여하여 결국엔 모든 것을 다 잃었지만 두목인 나는 구도자처럼 온몸을 불사르며 삶에 임하는 조르바를 통하여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아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두목과 조르바, 그들은 몸과 마음으로 서로에 대하여 깊은 사랑과 우정을 느낀다. 사람은 자유와 욕망 사이에서 갈등한다. 이성적이라고 말하며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념으로만 생각으로만 머물 수 있는 두목을 깨우쳐주는 조르바는 실천하는 행동가이다. 그러한 조르바를 통해 나는 대리만족을 느끼는지 모른다. 사회의 규범이나 종교적 가치에 대해 거침없이 말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조르바를 통해 의식 속에 갇혀 세상의 눈치만 보고 있는 나를 만족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