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나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나서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느낄 수 있듯이 저자가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되어 20년 동안의 수형생활을 하며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와 일상의 메모들을 묶어 담은 기록서 같은 책이다. 저자인 신영복 교수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20년 동안 수형생활을 하였다. 또한 2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속에서 사색하고 그것들을 모두 문자로 기록했다. 우리가 쉽게 책으로 접할 수 있는 종교인의 종교적인 사색 또는 개개인의 일반적인 사색이 아니라 자신을 성찰할 시간이 많은 수형자의 입장이라는 점에서 그의 사색은 의의가 새롭다.
사색의 사전적 풀이는 `어떤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이치를 따진다.`이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그리고 학업을 최우선적으로 열중해야 하는 청소년에게 과연 자신의 삶에 대한, 일상적인 것들에 대한 사색의 시간은 충분한지 묻고 싶다. 이 물음에 대해서는 똑같은 시대를 …(생략)

장히 불행하다. 여름 징역에서의 `미움`이라는 감정은 보편적인 감정이었던 것이다. 죄로 인해 벌을 받는 사람들이 다시 한 번 감정을 통해 죄를 저지르게 되는 상황이 벌어짐이 매우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20년간의 길고 쓰라린 감정의 체험과 힘든 생활의 경험은 단순한 세월의 흐름이 아니다. 그 모든 것들이 한 권의 위대한 책을 만들었고 많은 사색을 통해 더욱 깨끗한 내면을 추구하게 만든 것이다.
덧붙여 2010년 2월 25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는 사형제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생명의 존엄성 문제와 과거 사형제도로 인해 많은 억울한 희생자를 내었기에 이에 따른 반대여론도 상당했지만 아직까지는 사형제를 유지시켜야 한다는 여론을 반영한 판결이었다. 이번 헌재의 판결을 보면서 사형제도의 존폐논란과 함께 관심이 가는 것은 현재 오십 여명이 넘는 사형수들의 심리 상태였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격체이므로 사형을 앞둔 상태에서 많은 심리적 고통을 겪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있었기에 갖게 된 것이었다.
이것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야기를 해 준 것은 바로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었다. 육사 교관으로 재직하던 20대에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군사재판에서 사형이 구형된 후의 10편의 글은 오히려 두려움보다는 담담함이 크게 느껴져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당시 신영복 교수의 태도처럼 두려움에 묻히기보다는, 평온한 사색의 시간을 가지며 담담하게 남은 시간들을 자신의 삶과 죄에 대해 되돌아보는 데에 소비했으면 한다. 물론 성찰의 시간들이 더 큰 고통을 안겨주지 않는다면 말이다.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여러 방면으로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다. 작게는 교도소의 일상부터 크게는 도덕적이고 일상적인 교훈들. 그 밖에도 사형제도등 사회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이 모든 것들이 결합한 신영복의 책은 아마 우리시대의 가장 값진 사색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