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를 읽고나서

멋진 신세계를 읽고나서
우리는 지금 이 시대를 살면서 나이를 먹어 추해지는 것, 매독과 암에 걸리는 것, 먹을 것이 떨어지는 것, 이가 들끓는 것,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서 끊임없이 불안에 떠는 것, 장티푸스에 걸리는 것, 온갖 표현할 수 없는 고민에 시달리는 것에 혐오를 느끼며 이런 끔찍한 것들의 영원 박멸을 꿈꾼다. 하지만 `멋진 신세계` 속 야만인은 이 모든 것을 요구한다고 답한다. 만약 이 세상이 티끌하나의 오점 없이 완벽하다면 어떨까 공유균등안정이 완벽하게 실현되는 사회라면, 모두가 자신의 삶에 행복하고, 고민조차 하지 않는 세상이라면 `멋진 신세계` 속 세계국가는 그야말로 완전한 사회이다. 아무도 병에 걸리지 않고, 괴롭지도 않으며, 어떤 사회문제도 발생되지 않는다. 우울하거나 고민이 생기면 사람들은 소마라는 약을 복용하고, 마음에 드는 누군가가 생기면 자유롭게 하룻밤을 보낸다. 알파, 베타, 감마, 엡…(생략)

한 마리 미약한 개미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소설 중반부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야만인 존은 분명히 이 사회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꼬집어 준다. 그는 그가 한눈에 반해버린 여자, 레니나를 거부함으로써 이 사회의 ‘만인은 만인의 공유물’이란 세뇌 교육하의 사랑 없는 성관계에 돌맹이를 던진다. 그리고 총독의 온갖 고통스런 권리마저도 요구하느냐는 질문에도 답응함으로써 이 사회가 쓴 행복이란 가면에 침을 뱉는다. 존의 이러한 행동으로부터 나는 서서히 근거를 찾아나갈 수 있었다.
나는 이 사회의 모순을 설명하자면, 인간 자체, 그러니까 인간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인간 자체로 가치 있는 것이다’라고들 한다. 그렇다면 무언가가 인간으로, 인간 자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하지 않는가 인간이 동물과 다른 무엇가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이 허울뿐인 유토피아 속 사람들은 더 이상은 인간이 아니다. 인공 부화소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져 생산되고, 사회가 세뇌시킨 사고에 길들어져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는 이들을 인간이라 할 수 없다. 과학의 노예가 된 로봇일 뿐이다.
지금 우리는 과학 예찬 시대에 살고 있다.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은 계속해서 연장되고 있으며, 하늘로 우주로 뻗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과학 기술의 발달을 아무런 대응도 반항도 없이 넙죽넙죽 받아들이고 있다. 물론 과학이 우리 인류에게 준 혜택을 실로 엄청나다. 각종 질병으로부터 벗어났으며, 전 세계를 하루에 둘러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과학의 또 다른 무서운 얼굴 또한 마주하고 싸워야한다. 인간이 인간으로 남아있기를 원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