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수행]언론과 스포츠 애국주의의 광풍에 대해서

언론과 스포츠 애국주의의 광풍에 대해서
몇 년 전, WBC에서 한국의 야구팀은 준우승을 했다. 이렇게 WBC는 끝났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였다. 고속버스를 타고 오다보니 몇몇 승객은 9시뉴스를 보고서 이런 소리를 했다. “대한민국이 졌는데 이 정도이니 이겼으면 정말 난리도 아니겠구먼!!” 정말 그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와서 TV 채널을 돌리다보니 `KBS뉴스라인`에서 ‘기획대담이라는 꼭지를 하였다. 무려 8분이 넘는 시간이었다. 버스 안에서 본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40분을 넘게 WBC의 승전소식을 전하였다. KBS 9시뉴스도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KBS는 그것도 부족하여 특별편성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것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하루를 정리하는 보도뉴스에서 기획대담이라는 꼭지를 마련하여 뉴스시간에 다시 8분 넘게 `보도`를 한 것이다. 나는 단언한다. 이것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사회문제를 이렇게…(생략)

한국 언론은 미쳤다. 이는 애국주의 광풍이 언론에 이미 몰아쳤음을 반증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한국 언론의 현 주소를 너무나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던 하루 저녁이었다. 미쳐 날뛰는 언론은 사회의 중요 이슈를 감춰버릴 수 있음을 보여준 하루였다. 광풍에 휘둘린 언론은 세상과 담을 쌓을 수밖에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하루였다. 미친 하루였다. 만약 내일도 이 같은 보도 태도를 보인다면 한국 언론은 정말 희망이 없다.
스포츠든 무엇이든 간에 과유불급 [過猶不及]이 정답이다. 과유불급은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이다. 《논어》 〈선진편(先進篇)〉에 나오는 말로, 자공(子貢)이 공자에게 `사(師:子張의 이름)와 상(商:子夏의 이름)은 어느 쪽이 어집니까` 하고 묻자, 공자는 `사는 지나치고 상은 미치지 못한다`고 대답하였다. `그럼 사가 낫단 말씀입니까` 하고 반문하자, 공자는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過猶不及)`고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