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노먼 베쑨을 읽고

닥터 노먼 베쑨을 읽고
“의사라 하면 질병을 돌보되 사람을 돌보지 못하는 작은의사, 사람을 돌보되 사회를 돌보지 못하는 보통의사, 질병과 사람 사회를 통일적으로 파악하여 그 모두를 고치는 큰의사가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큰의사이자 세계를 감동시킨 한 휴머니스트 의사, 노먼 베쑨을 알고 계시나요 라는 교수님의 질문을 받았을 때 사실 닥터 노먼 베쑨이라는 사람은 생소하였다. 의료직 공부를 하고있는 내게 세계를 감동시킨 큰의사를 처음 들어봤다는 창피함과 무엇이 그를 큰의사라 부르는지 알고싶은 궁금함에 처음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목사관과 목조교회 그리고 수영을 즐기고 나비를 쫓아다니던 호수와 언덕들, 이것이 바로 그가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냈던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정다운 풍경이었다. 베쑨의 조상들은 프랑스의 비국교도인 위그노들로 베쑨 자신은 종종 은근한 자부심을 느꼈다. 베쑨의 할아버지…(생략)

외동딸인 그녀와 결혼하게 되어 신혼여행을 하는 한해동안 유럽에서 가장 훌륭한 외과 의사들의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공부를 계속하게 된다. 그후 베쑨은 디트로이트에서 병원을 개원하여 많은 돈을 벌었으나 모든 열망들이 돈에 의해 좌우되는 현실에 고통스러워했다. 주위에는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 투성이였기 때문이다. 한푼도 받지 않고 생명을 구하면 실패가 되고, 건강한 부자에게 약 한 첩을 조제해주고 그 약값을 엄청나게 받았다면 성공이 되는 의사들의 행동과 현실에서 베쑨은 강한 비판을 아끼지 않았으며 여기에 맞대면 하듯 그는 자기를 필요로하는 환자라면 가난하건 부자이건간을 떠나 어디든지 찾아다니며 치료했다. 이런 과정에서 그는 폐결핵을 얻게되었고 그후 트뤼도 요양소에 입원하여 죽음을 맞게 된다. 죽음을 기다리던 어느날 인공 기흉술이나 흉곽성형술이 폐결핵에 효과가 있다는 것으로 책을 통해 우연히 알게되었고 자신이 실험대상이된 수술을 한후 완쾌되어 흉부외과 의사로서의 새로운 인생행로를 걷게 된다. 이때부터 베쑨은 고치지 못했던 많은 폐결핵 환자들을 고치게 되었고 수술도중 필요한 기구들은 스스로 고안, 발명하여 사용하는등 혁신적인 반결핵 투쟁에 들어간다. 상투적인 사고방식, 잘난체하는 태도를 싫어하고 기존견해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베쑨은 항상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고안하며 편견과 비전 결여와 무관심을 공격하면서 기술진보에 앞서 나갔던 것이다. 베쑨은 결핵을 치료한 환자들은 완치율이 높았으나 결핵환자 자체는 줄지 않았다는 것을, 또 도시의 빈민가들과 경제력이 파탄난 오지의 농촌들에서 결핵의 발생률이 아주 높다는 것을 알게되는데 이런 결과의 근본적인 원인은 결핵균보다 더 치명적인 그리고 세계를 집어삼키고 있는 “가난”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후 베쑨은 보건상태를 폭로하는 소책자를 만들고 의료행위의 역사를 조사하고 전세계의 의료체제를 검토함으로써 국민 대중에게 적절한 의료혜택을 줄 수 있는 실천적인 공중보건 계획을 입안해 보는등 국민보건 확보를 위한 최상의 방법인 무지와 빈곤과 실업을 없애는데 주력한다. 건강이란 부자들만의 권리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의 권리이기도 한 것이다. 베쑨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스페인 민주주의 원호위원회의 요청으로 1936년 11월 의료대 의장직을 맡아 스페인의 전선속인 마드리드로 떠난다.
마드리드 및 카사델캄포, 말라가, 알메리아의 전선에서 그는 쉴새없이 날아드는 적들의 포탄과 총알을 환자의 안전을 위해 자신의 어깨로 막아주며 치료 하기도하고, 응급조치가 절실히 필요한 최전선에서는 세계 최초의 기동 수혈대를 조직하여 부상자가 있는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치료하기도 하였다. 부상자들의 응급조치를 하지못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열성적인 치료와 수혈활동으로 부상자들의 사망률이 75%로 현격하게 감소하기도 하였다. 역사의 행로와 관계되는 많은 사건들속에서 그는 움직이고, 또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북미의 국민들에게 스페인의 대의를 호소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베쑨은 1937년 6월 약 7개월동안 캐나다, 미국등을 순회하며 강연을 계속하게 되는데, 이때 일본이 북경을 공격하자 그는 의료 활동을 위해 다시 중국으로 떠나게된다. 살인과 부패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소극적이고 태만한 탓에 탐욕스런 인간들이 전쟁을 일으켜 살육하는 것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중국의 독재자 장개석은 노동자, 농민계급에서 등을 돌린후 일제의 침탈에 별주의를 기울이지않고 오로지 공산주의자들을 박멸하는데만 골몰하였는데 1935년에는 장개석도 모택동과 함께 중국 최초의 항일기지를 세우고 일제를 물리칠 것을 맹세하게 된다. 베쑨은 공산당과 국민당의 새로운 제휴로 군사지구를 세운 바로 그곳 진찰기뿐 아니라 섬서, 홍석천, 장유...등 전선의 각지를 돌면서 임시병원을 짓고, 현지 중국인을 교육하고 가르쳤으며 부상자가 있는곳이면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달려가 치료하였다. 수혈이 필요한 자에게는 자신의 피를 나눠주었고, 수술이 필요한자는 쉬기는커녕 잠조차 자지않고 치료하였다. 베쑨은 이미 오로지 부상자들만을 위해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코쟁이 외국인 베쑨은 백구은(白求恩, white seek grace)으로 전 중국인들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전선에서는 “백구은” 이름 석자만으로도 수호천사가 되어 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긴박한 전선속 어느날 베쑨은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환자를 위해 일본군이 밀려오는 데도 불구하고 장갑도 끼지않은 손으로 수술하게된다. 베쑨은 실수로 손가락을 베이게 되는데 이 상처로 전신이 감염되는 패혈증을 앓게 되어 끝내 일어나지 못하고 멀리 타국땅 중국에서 위대한 삶을 마감하게 된다. 1939년 11월 13일 오전 5시 20분, 이때 그의 나이 49살이었다. 베쑨이 처음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된 것은 흉부외과 의사로서였지만, 그는 화가, 시인, 군인, 비평가, 교수, 연사, 발명가, 의학자로서의 재질도 뛰어난 사람이었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의 분야인 의학에서 책임감과 소명감을 갖는 전문가이자 개척자였으며 보건의료인이 본받아야할 참 모습의 전형이 되었다. 닥터베쑨은 결핵의 수술적 치료법 개발, 혈액은행을 전장에서 이용한 최초의 의료인, 각종 의료기구 발명가, 의료제도 및 공중보건 개혁의 선구자등 한민족 한 국가에 치우치지 않은 세계적인 의료인임을 알수 있었으며 이런 모든 것들을 가능하게 했던 무한한 힘은 지칠줄 모르는 인간애 정신과 전문의료인으로서 숙련된 의료활동이 아닌가 한다. 폐결핵을 앓고 죽음을 앞둔 상태에서 스스로 실험대상이 되어 수술 받고 완쾌한 베쑨에게서 강인한 인간의 의지와 도전정신을, 결핵 수술시 과거의 타성에 젖지않고 수많은 의료기구를 발명하는 베쑨에게서 무한한 노력과 항상 변화하고자 하는 정열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돈 버는 의사가 아닌 가난한 사람을 찾아 치료해주는 베쑨에게서 고귀한 희생정신과 인간의 존엄함을, 자기 목숨을 돌보지 않고 최전선으로 달려가 노련하게 수술하는 베쑨에게서 해박한 의학지식과 기술, 그리고 의료인으로서의 자질을 배우게 되었다. 또한 닥터 노먼베쑨의 전기는 내게 반성과 분발의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생활하면서 나태해지고 포기하고 싶어질 때 이 책은 당근과 채찍의 두가지 역할을 모두 해줄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베쑨의 전기를 읽어 내려가며 착각에 빠진 것은 하루 24시간을 그는 240시간처럼 행동하고 생활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생활하면서 소중한 시간들을 얼마나 무의미하게 소비하면서 보내왔는가...
과거의 타성에 젖어 변화하지 않으려 했고, 알지못하는 지식이 많으면서도 알려고 하지 않았다. 자신이 하고자하는 끊임없는 의지대로 행동하고 밀고 나가는 세계적인 의사 베쑨에서 의료인으로서의 소질이 부족하였다면 이 모든 것들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나는 베쑨과 같은 길을 걸어가는 의료인이다. 1년후 의료인으로서 나의 모습은 어떨까를 그려보며, 또 닥터베쑨이 좀더 오랜 수명을 부여 받았더라면 그로인해 세계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를 생각하며 다시한번 숭고하고 존엄한 그의 삶에 고개숙여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