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를 읽고나서(3)

완득이를 읽고나서

1. 서론

80년대 말부터 본격화 된 어린이책 문화운동의 결과로 어린이책을 읽고 성장한 어린이들이 청소년이 되었지만 그들이 읽을 책은 고전과 명작, 외국번역물에 한정되어 있었다. 이것이 2000년 초 청소년문학의 현실이었다. 이러한 현실인식은 아동작가들이 청소년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최근엔 기성작가와 신진작가들이 청소년문학작품에 뛰어들고 있어 반갑기만 하다. 청소년 문학은 청소년들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다루면서 가장 첨예한 문제, 이슈가 되는 문제들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2004년에 출간 된 이금이의유진과 유진은 유치원 때 성추행을 당했던 어두운 상처를 기억해 냄으로서 방황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고, 이경혜의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는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오토바이 사고에 의해 죽은 평범한 중학생의 일기를 통해 본 일상적인 갈등과 우정을 담고 있다. 2006년도에 주목…(생략)

2. 완득이에서의 가정문제

3. 결론

칠고 욕을 잘하는 담임선생님은 완득이를 달달 볶지 못해 안달입니다. 완득이는 학교에서 정한 빈민 수급대상입니다. 공부도 못하고 반항적인 기질이 많으면서, 싸움하나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는 완득이입니다. 난쟁이 아버지와 가짜 삼촌과 옥탑 방에서 살지만 절대 기죽지 않던 완득이의 인생은 괴짜 선생 똥주의 등장으로 한순간에 꼬이기 시작합니다. 난쟁이 아버지는 누가 뭐래도 한국 제일의 춤꾼이고, 삼촌 남민구는 말을 더듬는 언어장애인이지만 아버지에게 배운 댄스 실력이 수준급입니다. 춤을 좋아해서 언제나 춤을 추고 싶어 하지만, 가난한 살림 때문에 아버지와 삼촌은 지하철 외판을 합니다. 아버지의 꿈은 완득이가 싸움을 그만하고 글을 쓰는 소설가가 되는 것입니다. 수급대상자에 멋대로 이름을 올려놓고 수급 품을 빼앗아 가더니, 이젠 얼굴도 모른 채 잊고 살았던 어머니를 찾아 완득이와 마주치게 합니다. 남몰래 불법체류 노동자를 돕는 일을 하던 똥주가 베트남 출신인 완득이의 어머니를 찾아낸 것입니다. 처음에는 멋쩍기만 하던 어머니와의 만남에서 애틋함을 배운 완득이는 모범생 정윤하와 가까워지면서 첫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킥복싱을 배우면서 인생의 목표를 찾게 된 완득이는 진 횟수만큼 이기고 킥복싱 관장님을 찾아가겠다는 목표도 세우게 된다. 완득이의 아버지도 담임 똥주의 도움으로 삼촌과 함께 댄스 교습소를 열어 생활의 활력을 되찾다. 지난 몇 년간 청소년문학에서 다룬 주재를 보면 성과 정체성의 혼돈, 학교, 꿈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작가들은 사회에서 이슈화 되었던 문제나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소재의 한계성이 지적되기도 했다. 완득이는 최근에 빠르게 변화하는 청소년들의 고민을 여러 면에서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 작품 중 하나이다. 작가는 최근 사회문제로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문제를 베트남 여성인 완득이 어머니를 통해서 풀어내고 있고,
아버지와 삼촌이 갖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냉대, 담임 똥주가 도와주고 있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문제, 생활보호대상자로서 수급을 받는 고등학생의 심리, 완득이 눈에 비친 학교와 선생님, 친구들, 이웃의 모습을 비교적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작가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작가만의 기법을 이용하여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성과를 낳았다. 하지만 결혼 이주여성에 대한 작가의 고민이 얄팍하게 느껴져 아쉽다. 아버지를 떠나 살고 있는 베트남 어머니의 모습이 일반 이혼 여성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결혼이주여성으로서 살아가는 모습이 현실성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아내는 과정에서 한 부분으로 많은 고민 없이 가볍게 그려내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 뒤에 숨어 있던 완득이가 담임 ‘똥주’를 만나면서 운동을 시작하고, 여자 친구 윤하에게 마음을 드러내면서 서서히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민다. 작가는 앞에서 말한 사회적 문제들을 배경에 두고 완득이와 아버지, 그리고 윤하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빈곤한 가정에서 자라 내면에 갇혀 있는 완득이, 부유하고 공부도 잘하지만 왕따를 당하는 윤하, 두 친구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어서 어울릴 수 없는 관계처럼 보이지만 서로를 보듬어주고, 인정해 주는 모습을 보임으로서 독자들에게서 공감을 얻어내고 그와 더불어 감동을 불러내고 있다. 이 작품을 단순히 여러 사회 문제를 드러낸 새로운 작품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성장 소설인 점에 주목해야한다. 이 책은 한가지의 소재를 다루는 성장소설들과 달리 완득이라는 주인공 주변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사회문제라는 소재를 복합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회문제들을 소재로 열거해놓는 것은 문제가 없는지, 독자들에게는 효과적으로 잘 전달되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완득이는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회문제를 불만으로 표출하기보다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다. 어찌 보면 사회문제를 가지고 있는 학생이라기보다 입시에 찌들려 생활하는 또래의 학생들과 달리 매사에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자유로움을 즐기는 청소년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작가는 이 책에서 그리는 사회문제들을 깊이 생각하지 않고 가볍게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숨어 일하는 똥주는 완득이에게 엄마까지 찾아준다. 가난한 나라의 사람이, 잘사는 나라의 가난한 사람과 결혼해 여전히 가난하게 살며, 똑같이 가난한 사람이면서 아버지 나라가 그분 나라보다 조금 더 잘산다는 이유로 큰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한국인으로 귀화했는데도 다른 한국인에게는 여전히 외국인 노동자 취급을 받는 그분, 그분이 바로 완득이의 어머니다. 높기만 한 지하철 손잡이를 마음 편하게 잡지도 못하는 가난한 난쟁이 아버지와 가난한 나라에서 결혼이라는 이름으로 팔려온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버려진 듯 홀로 살아가는 완득이는 ’똥주’가 아니었다면, 어쩌면 그렇게 평생 ’탈출구 없는 인생’을 살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떳떳한 요구조차 떳떳하게 하지 못하게 요구하도록 하는 이 사회에서 완득이에게 ’똥주’는 유일한 비상구이다.
완득이의 아버지는 난쟁이라고 불릴 만큼 키가 작다. 사람들은 그를 장애인이라고 한다. 직업도 불안정하다. 아버지가 가난하니 완득이도 가난하다. 핏줄은 아니지만 같이 살고 있는 삼촌은 허우대는 멀쩡한데 정신이 좀 모자란다. 어머니는 기억에도 없다. 완득이가 살고 있는 옥탑 방, 그 옆집 옥탑 방에 거짓말처럼 똥주가 살고 있다. 완득이는 집들이 따닥따닥 붙어 있는 동네에서 산다. 그곳은 세상으로부터 숨어 있기에 딱 좋은 동네였다. 왜 숨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고, 사실은 너무 오래 숨어 있어서 두렵기 시작했는데, 그저 숨는 것밖에 몰라 계속 숨어 있었는데, 그런 완득이는 똥주가 찾아냈다. 어떤 때는 아직 숨지도 못했는데 `거기, 도완득!` 하고 외쳤다. 툭 하면 `야, 도완득!`을 부르는 똥주는 수급대상자인 완득에게 수급 품을 챙겨주며 이런 가르침을 준다. `왜 너도 쪽팔려 새끼야, 가난한 게 쪽팔린 게 아니라, 굶어서 죽는 게 쪽팔린 거야.`

3. 결론
청소년 문학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는 성과 자아정체성 혼돈이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문제들은 계속 나올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청소년문학에 나타나는 소재의 다양성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 중의 하나가 완득이이다. 인터넷 소설의 톡톡 튀는 캐릭터와 문체를 업그래이드 시킨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사회문제를 새로운 시선으로 다가갔다는데 격려를 보내고 싶다. 입시지옥에서 서로를 누르기위해 경쟁하는 청소년들에게는‘완득이’가 해방구의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뭔가 1%부족함을 느낄 때 그것을 발판으로 한 수준 높은 문학작품들이 쏟아져 나 올 것이다. 청소년문학의 전성시대를 맞이한 2008년은 다양한 소재와 문체,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룬 청소년 문학작품이 많이 출판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