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을 읽고나서

부활을 읽고나서
`부활`의 스토리는 고전 소설이라는 현 시대의 시선에서 바라보면 큰 자극이 없는 말 그대로 고전적인 스타일의 내용이 모두이다. 딱히 반전이라고 할 것도 없으며(애초에 고전소설에서 반전 요소를 찾는다는게 이상한 소리지.) 큰 흐름 속에서 자잘한 내용들이 너무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어, 책이 다소 지루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톨스토이의 의도가 깔린 부분도 많은 부분 찾을 수 있는데, 가장 자주 묘사되는 것은 귀족 신분의 허례허식이다. 기름끼가 가득찬 외모, 말하는 순간에도 자신의 말하는 모습에 감명 받는 자만적인 인간, 방종한 쾌락주의적 삶 등의 묘사는 당시의 귀족 사회를 생각해보면 꽤나 신랄하다. 간략한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주인공인 네플류도프가 (순수함과 열정을 가지고 서민들과 세상의 모든 만물의 이치에 대해 존중할 줄 아는 시절의) 이모네 집에서 일하는 카츄샤(마슬로바)와의 사랑에 빠지게 된다…(생략)

로 따라 나서지만, 마슬로바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네플류도프를 위해 결혼을 끝까지 하지 않길 바라고, 결국 거절당하고 숙소로 돌아온 네플류도프는 ‘사람을 재판하는 권리가 인간에게 있는가’ 에 대한 고민의 답을 성경을 읽다가 깨닫고, 그 깨달음을 시작으로 새로운 시작을 하려는 네플류도프의 다짐으로 소설은 끝난다. 책으로 따지면 굉장히 긴 내용의 책이고 내용을 더 줄줄 쓸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주요 줄거리만을 간략하게 적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마지막 결말을 본 순간, 다소 당혹스러웠다. 그렇게 고민하고 현실과의 괴리감에서 옳은 방향을 찾으러 애를 쓰던 네플류도프는 결국 성경을 보고 깨닫는다..(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이해가(공감이) 안되었다. 전혀 성경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또한, 어떻게 될지 몰랐지만. 사실 로맨스를 주제로 한 소설이라고 생각했던 탓인지 마슬로바와의 마무리는 너무 싱겁고 갑작스럽게 끝이나 다소 실망감이 들었다. 이 장황하고 방대한 소설(대략 소설 두꺼운 책 2권 분량)의 대부분은 시베리아를 가기 전의 네플류도프가 보는 귀족들의 모습들이다.(시베리아 유형 후 굉장히 급작스레 마무리되는 느낌을 받았아서 개인적으로 참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모든 소설은 작가가 의도하는 바가 있기 마련이다. 물론 근래에 나오는 일부 소설은 단순 흥미 위주의 소설이 주를 이루지만 여전히 소설은 주인공의 시점, 그리고 그 시대관과 환경, 줄거리에 따른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점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부활`을 통해 톨스토이는 귀족 신분의 물질적인 삶을 비판하고 깨어있는 정신을 소유하고자 주장한다.
또한 네플류도프의 시간에 따른 내적 변화를 상세하게 묘사되어있다. 젊은 날의 열정과 순수함, 그러나 깨어있는 정신이 점차 육체적인 쾌락과 현실 속의 물질적 욕구만을 탐닉하게 되는 네플류도프의 변질, 마침내 다시 참회와 속죄를 통해 마슬로바를 구원하고 자기 자신도 더 높은 정신적인 도약을 하는 과정의 내적 변화 과정이 주를 이루고 있다. 소설 내내 네플류도프는 물질적 인간들(이 책 속에서는 주로 귀족층)에게 반감을 느끼게 되고, 그들을 향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또는 내적이든 비판의 목소리를 가한다. 그리고 마슬로바와의 사랑은 계급의 격차(창녀와 귀족)에 게의치 않고, 희생과 정신적인 사랑을 통해 표현되고 있는데, 내가 사는 현 시대에서 참 보기 힘든 사랑이다. 그렇기에 더욱 이 사랑은 빛을 발하게 되는 것 같다.(네플류도프와 마슬로바는 현실로서 이어지지는 못한다. 그들은 정신적 사랑에서 육체적 사랑과 삶 속으로, 타락했지만 다시 정신적인 사랑을 이루는 ‘부활’을 함으로서 끝맺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