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읽고나서(3)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읽고나서
이 책은 사람들이 낮은 지위를 가지고 있거나 얻는데서 오는 불안의 원인과 해법을 각각 5가지씩 설명하고 있다. 원인으로는 첫 번째로 ‘사랑결핍을 얘기한다.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원하고 사랑의 상징으로서 돈, 명예, 영향력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자신에 대해 평가하는 것에 민감하고 남들의 반응에 따라 자기 이미지를 결정한다. 두 번째로는 ‘속물근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속물근성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을 단순히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와 인간의 가치를 똑같이 본다. 속물은 사람의 외적인 모습, 특히 권력에 관심을 가지며 시대가 지나면서 권력구조에 변화에 따라 그러한 관심은 같이 바뀌었다. 세 번째 원인은 ‘기대이다. 18세기 초 부터 서양의 물질적 진보가 시작되었고 20세기에 들어서서부터 더욱더 진보속도가 빨라지게 되었다. 그로인해 과거의…(생략)

영향을 주는 것은 공동체가 가난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른데 근대에 들어 무엇이 사람의 사회적 가치를 설명하느냐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응보의 관점이 채택되었다. 서기 30년부터 1989년까지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세 가지 이야기가 있었다. 첫째, 가난은 가난한 사람들 책임이 아니며 가난한 사람은 사회에서 가장 쓸모가 크다. 둘째, 낮은 지위에 도덕적 의미는 없다. 셋째, 부자는 죄가 많고 부패했으며 가난한 사람들을 강탈하여 부를 쌓았다. 그러나 18세기 중반부터 다른 이야기 세 가지가 등장하여 이 이야기들은 도전을 받게 된다. 첫째, 빈자가 아니라 부자가 쓸모 있다. 둘째, 지위에는 도덕적 의미가 있다. 셋째, 가난한 사람들은 죄가 많고 부패 했으며 어리석음 때문에 가난한 것이다. 이러한 세 이야기들은 낮은 지위를 가진 사람들에게 혹은 가지게 될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였다. 18세기 중반 세습원리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고, 19세기와 20세기 에는 능력주의 원리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다. 능력주의 사회에서는 출발선이 평등하게 주어지지만 사람의 능력에 따라 지위가 결정된다.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주고 능력에 따라 불평등이 생긴다. 그리고 이 사회에서 낮은 지위를 가지게 된 사람은 과거에 단지 불쌍한 사람으로 생각되었던 것에 반해 이제는 실패자라는 이미지가 주어지고 더 나은 지위에 올라가지 못하는 것은 그 사람의 능력에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원인은 ‘불확실성이다. 불확실한 요인들 다섯 가지 때문에 사람들은 불안을 가지게 된다. 그 요인들은 변덕스러운 재능, 운, 고용주, 고용주의 이익, 세계경제 이다.
책의 저자는 이러한 불안에 대한 해법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다. 첫 번째 해법은 ‘철학이다. 철학자들은 낮은 지위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는다. 철학자들은 이성을 통해 공동체로부터 불공정한 대접을 받았다면 그에 대해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보았다. 또한 철학자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보이냐 보다, 우리가 자신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논리에 기초하여 자신의 가치를 느끼는데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두 번째 해법은 ‘예술이다. 실용적인 정신의 소유자들은 예술에 대해 비실용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예술은 삶의 비평이다. 예술은 우리사회의 지배적 관념, 속물근성, 사회적 위계,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 등을 그림, 소설, 희곡 등에 녹여내는 것이다. 사람들은 예술로 현재사회의 모습을 그려내기도 하고 비판하기도 하고 풍자하기도 한다. 세 번째 해법으로는 ‘정치를 제시 한다.시대가 흐름에 따라 사회에서 최고 권력을 가지는 사람, 찬사를 받는 사람도 변한다. 이러한 이상적인 지위의 변화과정을 묘사하는 것이 정치이다. 사람들은 물질적 축적을 가장 우선순위로 삼는다. 존 러스킨은 부유해지는 것이 금전에 대해 한정 될 것 이 아니라 삶에서 부유해지라고 말한다. 가장 돈이 많은 나라가 부유한 것이 아니라 가장 행복한 사람이 많은 나라가 부유한 것이다. 사회에는 자연스럽게 믿어지는 관념들, 즉 이데올로기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데올로기는 주로 지배계급이 퍼뜨린다. 갓 태어난 정치적 정신을 지닌 사람은 이런 이데올로기에 대해 이해하고 반문할 수 있어야한다. 네 번째 해법은 ‘기독교이다. 죽음에 대한 생각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 의한 판단에 신경을 덜 쓰게 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귀중하게 여기는 생활방식을 찾게 만든다. 우리가 계속 추구하던 돈, 명예 가 죽음 앞에서는 왜 계속 추구해왔는지 이유를 찾게 만든다. 사람은 이상적인 기독교 공동체에서 모든 사람은 귀중하다는 인식을 되찾을 수 있고 그런 인식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을 때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 마지막 해법은 ‘보헤미아이다. 보헤미안은 부르주아지를 증오하고 그들을 비난했다. 보헤미안들은 돈이나 비싼 가구 등 상업적 성공보다 예술, 감정, 헌신 등을 중요시했다. 후에 너무 생업보다 예술, 감수성 등에 관심이 치우쳐서 생존에 문제가 생기게 되는 극단적인 그룹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보헤미안은 대안적인 삶의 방식 추구에 정통성을 부여하였다는 점에서 큰 역할을 하였다.
불안에 대해서 따로 진지하게 생각을 해본적은 없었는데 이 책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책에서 제시한 원인에 대해 공감하는 것도 있었고 사회적 상황의 변화, 사람의 심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서 그러한 지식을 기반으로 낮은 지위를 가진 사람들의 불안에 대해 더 깊숙하게 생각할 수 있었다. 우선 책에서 제시한 원인에서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사랑결핍과 ‘불확실성이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의 판단에 신경을 많이 쓰고 그 판단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결정하기도 한다 고 했는데, 이 책을 읽기 전부터도 이 점에 대해서는 계속 생각을 해왔었다. 사랑결핍을 불안과 연결시켜 본적은 없었는데, 가장 간단하면서도 가장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인 것 같다. 사실 상대방이 내 지위에 어떤 판단을 내리더라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사람이 그렇게 자신의 지위에 불안해하고 불만족 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불확실성에 대해서, 아직 1학년이기 때문에 직장을 얻고 그 직장에서 피고용자로써의 불안감은 확실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학년이 오르면서 취업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될 것이고 확실치 않은 미래에 대해서 오는 불안감이 있을 것 이다. 그리고 주변에서 직업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을 보면 불확실성의 다섯 가지 요인이 확 와 닿는다. 그중 고용자의 이익과 세계경제는 개선하려고 해도 개선할 수 없는 계속 안고가야 할 문제 인 것 같다. 불확실성에 대한 해법은 이 책에서도 제대로 나와 있는 것 같지 않고, 해법을 찾기가 어려울 것 같다. 그 다음으로 해법에서 제일 좋다고 생각한 것은 ‘철학 에서 철학자의 말 중에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보느냐보다 자신이 자신의 무엇을 알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한 부분이다. 불안감을 조성하는 요인 중 그 점이 가장 크다고 생각해서인지 해법 중 다른 사람들의 판단을 신경쓰는 부분에 대해 언급한 철학자의 말이 제일 좋은 해법이라고 생각된다. 자신이 자신은 나쁜 대접을 받을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남의 판단에 신경을 쓰지 않고 오히려 그러한 대접을 경멸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럴 수 있다면 사람들의 자신감도 올라갈 수 있다. ‘예술부분도 좋은 해법인 것 같다. 실제로 예술에서 현대 사회를 묘사하고 풍자하고 비판하는 장면이 많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제일 가깝게 접할 수 있는 해법이 예술부분인 것 같다. 예술은 현대사회를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에 녹여내어 보는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이야기에 집중 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신문에 자주 실리는 풍자만화 같은 경우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사회나 어떤 사람을 비판 할 수 있다. 또한 책에서는 거론되지 않았지만 음악에서도 현대 사회에 대해 묘사하거나 비판하는 내용을 담기도 한다. 특히 힙합 같은 경우는 현대 사회에 대해서나 어떤 특정계층, 특정 사람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한다. 이렇게 삶의 비평을 통하여 사람들은 자신의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해소 할 수 있다. 과거에 비해 너무나 풍요로워진 삶이지만, 사람들은 과거보다 더한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해법을 찾아서 불안해하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해법이 나온다는 것은 그런 문제가 있어서인데, 더 이상 해법이 나오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