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삐딴 리를 읽고

꺼삐딴 리를 읽고 권선징악과는 거리가 먼, 어떻게 보면 씁쓸할 정도로 현실적인 줄거리이다. 일제강점기 후반~대한민국 초반을 배경으로 하는 `이인국`이라는 기회주의자 의사의 이야기이다. ‘꺼삐딴 리, 그러니까 주인공 이인국 박사는 엄청난 기회주의자이다. 원래 그는 박사 병원장이었으나 여러가지 일들을 겪고 완전히 달라진 삶을 살게 된다. 그는 20살 연하의 아내와 늦둥이를 두고 있으며, 이미 아들과 딸을 각각 러시아와 미국에 유학 보낸 성공한 의사이자 아버지다. 그는 과거에 이북 지방에서 의사를 하였는데, 특유의 결벽증적인 성격과 꿈에서까지 일본어를 고집하는 깐깐한 성격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의 주 고객층은 일본인이나 친일 조선인 지주들로써, 그는 조선인 불령선인 따위는 환자로 받지 않는다. 그러나 바야흐로 격변의 시기가 그에게도 찾아오니, 바로 광복이 된 것. 그는 이전에 자신이 치료를 거부했던 사회주의 계열 운동가…(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