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를 읽고

노인과 바다를 읽고 내가 독서를 하면서 가장 인상깊은 책을 꼽으라고 하면 여러 종류가 나오겠지만, 후보를 서양 문학에 국한한다면 첫째는 단연코 노인과 바다일 것이다. 나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작품들을 거의 좋아하지만, 이 작품만큼 많이 읽으며, 감명을 받은 작품은 없었다.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어릴 적 명작 고전 모음집과 같은 흔한 계기였다. 그 때는 그저 노인과 소년, 그리고 바다라는 소재에 독특함을 느껴 읽어보게 되었는데, 이상하게도 헤밍웨이의 문체인지, 그의 작품에 담겨 있는 철학인지 모를 것들이 마력처럼 나를 그 책으로 끌어들였다. 그리하여 틈틈이 재독을 거듭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아직 해피엔딩에 익숙해져 있었을 때에는 의아하게 보이던 결말과 과정도 조금 더 다르게 보였다. 노인은 자신의 고령에도, 또한 그에 따른 어부로써의 영락과 점차 떨어지는 어획에도, 그것을 자신의 고령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