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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아저씨께
안녕하세요? 전 고3 수험생인 지현이 라고 해요. 그때 이후로 아저씨의 생활이 궁금해서 이렇게 몇 자 적어봅니다. 전 처음엔 이 책을 보았을 때 제목처럼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여자와 사랑을 하는 그런 유치한 이야기인줄만 알았어요.(덮석 집긴 했지만..)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왜 그리 무겁던지요. 가슴 한구석이 뭉클하고 연민이라고 할까, 뭐 그런 복잡한 생각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어요. 먼저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요.아저씨의 모습을 보고 저의 모습도 한번 돌아보게 되는 귀중한 시간이었으니까요.
전 한번쯤 아니 몇번은 내 자신이 밉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유는 당연히 공부죠. 열심히 해도 좀처럼 오르지 않는 점수.. 나에게 큰 기대를 하고 계시는 우리 엄마. 전 솔직히 말해 초등 학교때부터 성적에 많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나보다 잘하는 아이를 보면 괜한 열등감도 느꼈구요. 뭐든 지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바이올린이며 피아노, 첼로등등 안배워 본게 없을 정도니까요. 지금 생각하면 아저씨가 치부를 숨기기위해 했던 행동들이라 비슷한 것 같네요.
(전 치부는 아니지만 열등감에서 벗어나려고 그랬죠.) 아저씨를 보고 알게됬어요. 이런 열등감, 자기 혐오도 자기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있어야 가능함을.. 아저씨의 성장 과정을 보며 전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저의 숨겨진 아름다움에 대해 알게 되었답니다.(고맙습니다!)
이제 부터는 아저씨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서론이 너무 길었죠?
아저씨는 사생아로 태어나셨죠. 그때 부터 늘 천민 의식과 같은 죄의식에 시달리며 자기를 괴롭혔어요. 성인이 된 후에도 끝없이 따라다니며 나락으로 빠뜨린 것도 바로 이 열등감이었죠. 아저씨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한 시기가 아무래도 아편 중독자 생부의 얼굴을 발견했을 때부터 인 것 같네요. (대단한 충격이었겠어요. 전 아무래도 집을 뛰쳐나왔을 지도 몰라요.) 아저씨는 그 후로 아버지의 그림자를 지우기위해 사진첩에서 자신의 얼굴을 도려내고.. 아마 아…(생략)
저씨는 삶의 중심에서 빗나가게 만든게 생부때문이라고 생각하신거죠?
저도 그때처럼 철없던 아이였다면 충분히 그랬을 겁니다. 그런데 철이 들고 중년의 나이가 되었을 때도 그랬을까요? 아마 전 어릴적 아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원인을 다른 데로 돌리거나 어떻게든 지금의 삶은 즐겁게 살려고 노력을 했을텐데... 아저씨는 계속해서 자기 혐오와 열등감으로 심하게 물들어 자기 도태에 빠져 주위 사람들을 아프게 하고 치부를 숨기기 위해 위선적인 일을 하고... 이를 보노라니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때 진정한 친구와 깊이 대화를 하며 마음을 열었으면 오랬동안 상처를 갖고있지는 않았을 텐데... 내가 아저씨를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아쉬움이 드네요.^^
아저씨는 한 후배를 만나면서부터 생각이 바뀌게 되더군요.
"자신을 부정하고 못난 의식에 빠져있는 한 다른 사람들에 대한 미움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살아온 삶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아저씨가 너무 보기 좋았어요. 괜히 눈시울이 빨개 지네요. 아저씨가 한 멋진 말이 떠오르네요. "자기 혐오란 어쩌면 훗날 화려하게 피어날 아름다움이라는 꽃의 싹눈이다." 맞아요. 동감입니다.!! 이 자기 혐오의 싹눈이 결국 더욱 튼튼한 줄기가 되고 다시 출렁이는 이파리가 되고 드디어 꽃봉오리로 맺히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수많은 고통의 나날들을 보내야 하듯, 자기 혐오의 싹이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기 위해서는 더욱 고통스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봅니다. 전 지금 이런 자세로 수험생 생활을 보내고 있답니다. 지금은 만족할만한 성적은 아니지만 결국은 노력한 만큼의 열매를 맺게 되리라는 것을..
그러고 보니 아저씨와 저는 정말 아름다운 얼굴이네요? ^^
몸 건강히 밝은 모습 간직하세요. 또 힘들 때 편지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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