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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 사랑이 숨어있을 세상의 한 길목에서- 승우에게
승우야, 안녕? 나는 xx이라고 해. 넌 아직 어려서 내가 하는말이 생소할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난 부끄럽게도,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을 밟고 올라서야 하는 이 나라의 입시제도속에 있으면서 나도 모르게 점점 이기적이 되어갔어. 그래서 이 시기가 더 힘들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살던 중에 네 이야기를 읽게 된거야. 그리고 그 속에서 넌 내 생각을 바꿔 주었지.
넌 절름발이였어. 겨우 열 세살에 세상에 닥칠 수 있는 고난은 너에게 다 있는 것 같았지. 졸지에 고아가 되고 하나뿐인 동생 연희가 병에 걸려버렸어. 게다가 극도의 가난-이제 얼마 안있으면 살집마저 없어질 지경이었지. 이젠 아무것도 없는 너에게 살아날 희망따윈 보이지 않는 것 같았어. 세상에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생각했지. 단지 `절름발이`란 이름때문에 얼마나 세상에 미움을 받았는지 넌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릴꺼야. 이리저리 끌려다니면서 수치를 당하면서 자존심이란 자존심은 다 사라져 버린 너... 널 그렇게 보는 세상이 싫었어.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널 이용해서 이익을 챙길 수 있을까 하는 궁리만 했지. 너에게 조금만 잘 대해줄 수는 없었던 것일까. 내가 너라면 이를 갈면서 세상에 복수를 약속했을 꺼야. 너희 삼촌이 충고한대로 아무도 믿지않고 돈만 바라보고 살았겠지. 하지만 신기한 것은, 넌 그렇게 살지 않았다는 거야. 물론 너도 세상이 끔찍할만큼 싫었겠지. 세상이 너에게 보인것은 편견과 악랄에 가득찬 눈뿐이었어. 하지만 넌 연희를 위해 끊임없이 희생하고 삼촌이 보여준 아주 조그만 관심을 끝까지 사랑으로 믿는데에만 관심을 쏟았어. 비록 연희가 네 친동생이 아니고, 널 이용하기만 하려했던 삼촌이었지만 말이야.
미안한 이야기지만, 솔직히 너의 이야기를 다 읽기 전에는 네가 바보라고 생각했어. 그렇게 살다가는 세상에게 먹히기 쉽상이라고. 사실 네가 양아치들한테 잡혀서 앵벌이가 될 뻔했을 때나 너희 삼…(생략)
촌에 의해 짜장면집에 팔려져서 얼굴에 성한 곳이 없도록 맞았을 때는 네가 너무 안타까워서 내가 눈물이 다 나올 지경이었어. 너에게 직접 찾아가서 말해주고 싶었지. 보라고. 그렇게 마음좋게 사는 너에게 세상은 어떤 짓을 하느냐고. 하지만 그 후에 넌 원망 한마디 없이 널 팔아먹었던 삼촌을 믿고 따랐어. 솔직히 나에겐 너의 그런 행동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어. 내가 했던 것과는 너무나도 다른 행동들이었으니까.
너의 이야기를 다 읽고 난 다음에야 알았어. 넌 내가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의 사랑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난 이때까지 너같이 그 대단한 것을 가슴에 많이 가지고 있지 않아서 몰랐던거야. 연희를 위해 절뚝거리면서 엄마를 찾아 전국을 돌아다닌 그 다리를, 삼촌도 하나님을 믿게 해달라며 기도하던 그 손을... 너의 믿음과 사랑은 기적적으로 그 이기적이던 `날치`-삼촌을 변화시켰고, 또한 내 생각까지 변화시켜주었어. 사실 난 멀쩡한 내 몸을 가지고도 남을 위해 딱히 써본 일이 없는것 같아서 너무 부끄러워. 어머니를 위해 조그만 집안일을 거들어드리거나 너처럼 다른 사람을 위해 아주 가끔씩 기도한게 고작이야. 그것도 완전한 내 의지였는지도 모르겠다만. 이젠 나도 너처럼 많은 사랑을 품고 행하면서 살고싶어.
넌 사람이 혼자 살 수 있는냐고 물었지? 넌 벌써 대답을 찾았을거야. 세상은 혼자서 절대 살 수 없다는 걸. 넌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 알지? 나도 널 생각하면서 네가 보여준 사랑을 세상에 보답하면서 살아갈께. 내가 나중에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할꺼야. 연희가 먼저 일찍 하늘나라에 가서 슬프지? 연희도 받은 사랑을 기억하면서 널 지켜보고 있을거야. 성하지 않은 몸 조심하고, 네 꿈대로 이 황폐한 세상을 사랑으로, 웃음으로 가득 채울 마술사가 되길 바래. 아니, 꼭 그래줘. 그래서 강한것만 좋아하는 세상에 당당하게 보여줘. 약한 우리들에겐 사랑이라는 무기가 있다고. 이 무기는 약해보이지만 너무나 강해서 단숨에 너희를 삼켜버릴꺼라고. 힘내! 승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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