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기 - 오산이 언니에게 바이올렛

어딘가에 홀로 있을 오산이 언니에게...
벌써 무덥던 여름도 끝나가고 있는데 언니 잘 지내고 있는거예요? 몇달 전 책의 마지막장을 읽고 나서 과연 언니가 어떻게 된걸까? 살아있긴 한걸까?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그리고는 공부하느라 바빠서 언니생각할 겨를이 없었네요.
그런데 얼마전 우연치않게 바이올렛이란 꽃을 보게되었어요.
보라빛의 꽃이었는데 처음 본 거라서 그게 맞는지는 확실하진 않지만 말이예요.
그 꽃을 보니 언니생각이 나더라구요. 보라빛의 꽃색깔이 사회에 치여 멍든 언니마음을 보는 것 같았거든요.태어날 때부터 축복받지 못했고 아버지 어머니에게도 버림받아 밤마다 눈물로 지새웠을 것 같은 언니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기도 하구요. 언니가 살았던 미나리 군락지에서의 일이 언니에겐 모두 악몽으로 남아있을꺼란 생각이 들어요. 어머니가 할머니에게 가위를 던져 아버지와 이혼했던 일과 언니…(생략)

후 언니는 또 다시 사회의 그 무지막지한 힘에 밀려 자신을 잃게 되었던거죠. 그런 언니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할지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전 언니가 그런 일에 쉽게 자신을 잃지않고 세상을 꿋꿋히 살아갔음 좋겠어요.물론 언니가 살아보려하는데도 세상이 그렇게 따라주지 않는 것 같아서 언니를 보고 있는 제가 더 답답하더라구요. 하늘도 무심하시지~~그래도 언니 쉽게 굴복하지 말고 언니 인생을 스스로 꾸려가야죠.
소심하게 그 남자 생각하면서 언니의 분신처럼 여기는 바이올렛 심은 거 생각나죠? 그리고 그 꽃이 포크레인에 의해 파헤쳐진 것두요. 하지만 그건 꽃일뿐이지 언니자신이 아니잖아요. 꽃하나 파헤쳐졌다고 해서 언니 인생이 끝난게 아니잖아요. 이제는 언니가 그 꽃을 자신과 같이 여기고 거기에 얽매여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힘들어도 지치지 않는 모습을 나에게 보여줘야죠. 안그래요? 전 언제나 힘들어도 모든 것을 다 좋게좋게 생각하려 한답니다. 그게 저한테도 도움이 되는 것 같구요. 물론 심각한 일이 있는데도 계속 생글생글 웃으면 그것도 안되겠지만 말이예요. 언니도 모든 일에 그래서는 안되겠지만 낙관적으로 세상을 보고 살아나가세요. 제가 언니로 인해 세상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본 것 같아요. 그리고 많은 것을 얻었구요. 그 대신 저도 언니한테 좋은 거 가르쳐드렸잖아요. "웃는 자에게 복이온다"는 말!!

저도 이제 고3생활도 끝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처음엔 정말 내가 이 생활에 적응해서 잘해나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자신도 없었는데 책에서 언니를 알고 언니에게 충고해주면서 그 충고가 나에게도 보약이 된거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것봐요 언니가 나에게 도움을 준거잖아요. 어서 빨리 세상에 나와서 나말고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언니가 되었음 좋겠어요. 아셨죠? 뒤에서 나 계속 응원해줘야해요? 그래야 내가 고3생활 멋지게 끝낼 수 있지않겠어요. 오산이언니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