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기 - 욕심쟁이눈사람 독서편지 욕심쟁이 눈사람

욕심쟁이 눈사람
눈사람아 안녕? 사실 너에게 이렇게 편지를 왜 써야 하는지 처음에는 많이 고민했는데 지금 이렇게 너에게 쓰고 있어. 너의 그 못된 마음을 아무래도 내가 깨우쳐야 할 것 같은 그런 의무감이 들었기 때문에 말이야. 넌 이런 내 마음만으로도 꼭 고마워해야 하는데 아직은 너무 이른 것 같으니까 내 얘기를 좀 들어줘. 제발 화내지 말고 꼭 끝까지 들어주었으면 좋겠어. 눈사람아 어째서 넌 그렇게 욕심이 많은 거니? 모든 게 다 너의 것인 것 같이 그렇게 행동하면 정말 못된 것이라는 걸 넌 아직도 모르는 거야? 내가 보기엔 넌 왠지 나랑 비슷한 또래이거나 나보다 더 나이가 많을 것 같은데 그렇게 욕심을 부리다니 정말 내가 보는데 너무 한심하더라. 물론 너에게 나쁜 말을 해주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잘못을 했는데 왠지 내가 꾸짖어야 할 것 같아. 나도 우리 엄마의 말을 안 들으면 항상 혼나거든. 그러면 나도 모르게 나를 반…(생략)

녹아버리더라. 솔직히 고소하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마음이 아팠어. 못된 짓을 하면 벌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나라면 너의 그 마음을 깨우치도록 노력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하지만 과연 넌 그 때 나의 말을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원래 잘못을 다 저지른 후에야 뉘우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 그래도 조금은 그런 현실이 안타깝더라. 하지만 넌 겨울이 되면 매년 찾아오는 사람이니까 난로 앞에서 사라졌다고 해서 너무 슬퍼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아직도 널 기다리는 수많은 아이들이 있거든. 물론 나도 그 중에 한 명에 포함될 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내가 얼마나 너를 좋아하는데. 다만 너의 그 못된 마음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니까 안전하게 생각해도 돼. 그리고 네가 마음만 뉘우친다면 내가 또 다른 너의 친구를 만들어줄 수도 있어. 너보다 훨씬 멋있고 예쁘게 만들어 주면 네가 얼마나 샘이 날지 왠지 이렇게 생각하니까 괜히 웃음이 나고 재밌어지는 것 같아. 그러면 넌 또 욕심을 부릴지도 모르겠다. 날 좀 더 크게 만들어 달라고 말이야. 하지만 그 때는 난 너의 말을 듣지 않을 거야. 오히려 널 더 작아지게 만들 수도 있으니 아마 조용히 있는 게 좋을지도 몰라. 사실 거짓말이고 널 크게 만들어 줄 수는 없지만 정말 마음만은 내가 크게 만들어 줄 수 있어. 바로 나와 얘기를 나누는 거지. 그리고 우리는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거야. 왠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고 가슴이 떨리지 않니? 난 벌써부터 행복함을 느끼는 것 같아서 이렇게 웃음이 난다고. 너도 꼭 나와 같은 마음이길 바라. 나의 마음은 진심이니까 정말로 꼭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우린 그러면 분명 멋진 친구사이가 될 수 있을지 몰라. 그러면 내가 너에게 나의 더 많은 친구들을 소개시켜줄게. 물로 또 다른 눈사람도 여러 명 만들어 줄게. 아마 나의 친구들까지 함께 만든다면 정말 너무 많은 눈사람 친구들은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너희들은 다 너무 똑같이 생겨서 하나씩 특징들을 잡아주어야 할 것 같아. 이것도 나름 고민이다. 최대한 멋지게 만들어 줄 것을 약속하니 꼭 기대해줘. 그리고 너의 그런 못된 마음씨도 내가 싹 다 고쳐줄 거야. 난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테니까 마음 단단히 먹고 있어야 해. 너에게 이런 저런 많은 얘기를 하다 보니까 너무 즐겁다. 왠지 벌써부터 겨울이 날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아닌가? 내가 겨울을 너무 기다리는 건가? 무튼, 이렇게 즐거운 일이 가득할 것 같으니까 너도 이번 겨울에는 조금 더 착한 마음씨로 내 앞에 나타나 주길. 그러면 즐겁게 놀 수 있으니까. 눈사람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