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기 - 한정수 아버지께 아버지독후감

한정수 아저씨께...
아저씨, 안녕하세요? 저는 xx학생입니다. 지금은 4월이라 색색의 꽃들이 여기저기서 피어나고 있는데 아저씨가 살고 계신 그곳도 이곳의 예쁜 꽃들을 볼 수 있을 진 잘 모르겠네요. 아저씬 제가 누군지 전혀 모르시죠? 그렇지만 전 아저씨에 대해 잘 알고 있어요.
아저씨를 처음 알게 된 건 중2 때예요. 그때 아저씨의 딸 지원이 언니가 고3 이였죠? 그때만 해도 고3은 멀게만 느껴졌는데 벌써 이렇게나 시간이 많이 지났어요. 아저씨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정말로 많이 울었습니다. 중2의 어리다면 어린 나이였지만 아저씨가 보여준 가족 사랑은 철부지였던 저를 그렇게나 감동 시켰어요. 벌써 몇 년이 지난 뒤지만 아직도 전 아저씨를 잊지 못해요. 아니 철이 들면 들수록 아저씨가 더 생각 나는 것 같아요. 특히 아빠와 말다툼하거나 아빠가 미워 보일 때면 어김없이 아저씨가 떠오르곤 해요.
아저씨는 남박사 아저…(생략)

빠와 할아버진 잦은 갈등이 있으셨어요. 장남 이였던 아빤 공부를 더 하려고 외국에 나가고 싶어 하셨고 할아버진 그런 아빠를 이해하지 못하셨어요. 저도 처음에는 그냥 할아버지 뜻대로 여기서 잘 살면 되지 않느냐고 아빠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외국에 가면 남은 우리는 어떻게 지내라고 아빠는 자기만 생각하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아빠를 미워했고, 지금 생각해 보면 아빠에게 상처가 되는 말도 참 많이 한 것 같아요. 하루는 할아버지와 심하게 싸우고 아빠가 외국으로 가버리셨어요. 나는 아빠가 너무 원망스러 웠어요. 하지만 곧 나는 엄마에게서 아빠가 어린 시절 장남으로 동생들 보살피느라 하고 싶었던 공부를 마음껏 하지 못해서 평생 한으로 남아 있었다고...이제서야 겨우 용기를 내어 더 늦기 전에 유학을 떠나려고 결심한 거라는 말을 들었어요. 아빠의 속사정을 다 알고는 아빠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아빨 조금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던 제 자신이 너무나 한심하고 후회되기만 했어요. 아빠는 누구보다 제가 이해해 주길 바랬을 텐데 말이에요... 지원이 언니도 저처럼 그런 심정 이였을 꺼 같아요. 물론 난 나중에 다시 아빠를 이해하고 더 사랑해 드릴 수 있었지만 언니는 그럴 기회마저 없었으니까 정말로 후회됐을 꺼예요.

아빠가 외국에 있는 동안 가끔씩 걸려 오는 전화에 아빠는 항상 무뚝뚝 하셨어요. 멀리 있으면서 딸이 하나도 안 보고 싶은지 보고 싶다거나 사랑한다는 말은 절대고 하지 않으셨어요. 아무리 경상도 남자 라지만 가끔은 그런 무뚝뚝함에 서운하기도 했어요. 아빠의 그런 무뚝뚝한 말에 정이 묻어 있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말 이예요. 말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우리 아빠도 아저씨처럼 마음은 항상 가족을 위하고 있다고 전 믿어요. 아저씨가 딸을 위해 철저하게 35라는 숫자에 묶여서 생활했던 것 처럼요. 35번째 안에서만 산다고 해서 딸이 거기에 합격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저씨의 그런 행동에서 딸에 대한 넓고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었어요.

아저씨의 마지막 모습이 기억나요. 선물을 오른손에 꼭 쥐고 있었던 아저씨의 모습 말이 예요. 이 세상과 이별을 앞에 두고도 마지막까지 가족을 향한 아저씨의 그 사랑은 정말 너무나도 아름다운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장기를 기증 하셨죠. 다른 사람을 위하는 아저씨의 마음은 제게 많은 것을 느끼게 했어요. 저도 아저씨처럼 힘든 상황 속에서도 어려운 사람을 돌아 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게요.

아저씨를 보면 꼭 우리 아빠를 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왠지 모르게 아저씨가 친근하게 느껴져요. 아저씨의 행동에서 전 아빠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어요. 제가 아빠를 이해하고 더욱 사랑하게 만들어 주신 아저씨... 항상 감사드려요.

편지 이만 줄일게요. 그곳에서는 아프지 마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그럼, 다음에 또 편지 할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