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도서 - 빠빠라기를 읽고나서 환경독후감 빠빠라기

유비쿼터스 아파트에서 최신형 벽걸이 TV를 통해 영화를 시청하고, 아침이 되면 누구나 부러워하는 중형 자동차를 타고 도심을 누비는 모습. 이는 꿈 속의 일인 듯 상상만 해도 행복에 젖을 만큼 누구나 부러워하는 생활이며, 현대 문명의 모든 혜택을 집결해놓은 유토피아인 듯 보이기까지 한다. 가까운 시일 안에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라도, 인생을 살며 한 번쯤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희망으로 우리는 오늘도 자신의 삶을 저당 잡힌다. 남보다 더 나은 행복한 삶을 위해서! 그러나 이번에 소개할 책 「빠빠라기」는 이런 우리의 삶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우리의 삶이 진정 값진 것인지를 되돌아 볼 기회를 제공하는 데 손색이 없다. 첨단 과학의 시대를 살아가는 문명화된 문화에 무한한 자부심과 긍지를 지닌 현대인에 맞서, 남태평양 섬의 추장인 투이아비는 너무나도 투박한 그의 언어로 문명 속에서 허우적대는 우리의 모습을 조롱…(생략)

다란 반향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나 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모험심과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요소를 지닌 만큼 일요일 아침이면, 으레 TV 속에 비춰진 오지의 모습을 잠이 덜 깬 눈으로 응시하는 시청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의 내용은 동일한 틀 안에서 전개된다. 문명화된 삶과는 동떨어진 원주민들의 모습이 그려지고, 이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탐험자의 모습을 따라 카메라는 돌아간다. 오지에서 체험을 하는 시간이 늘어감에 따라 미개한 그들의 식습관에 경악하는 것도 모자라 얼굴을 찡그리고 눈물까지 글썽이는 탐험자의 모습, 자연에 순응하며 그들의 신앙 속에서 삶을 영유하는 미개함을 안타까워하는 모습들. 그러나 결국 그곳을 떠날 때는 그들과의 정을 느끼며 동화되는 휴머니티를 이끌어 내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방송을 보며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검게 그을린 채 하늘아래 고스란히 드러난 그들의 육체를 민망한 웃음거리로 만들어 가련해하고, 싱싱하게 꿈틀거리는 벌레를 거리낌 없이 입으로 가져가는 그들의 비위생적인 음식 문화fl난색을 표하며 우리가 문명화되었음에 안도하는 한숨을 쉬지는 않았을까? 즉, 오지의 문명을 소개하고 `지구촌은 하나`라는A특별히 우월한 문화는 없다.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인식을 만방에 알리고자 한 방송사의 취지와는 상관없이, 우리는 그들을 일요일 아침에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볼거리, 동물원에 갇힌 저급한 미개인을 보는 듯 연민의 시선을 보냈던 자신을 발견하는 일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제 사모아 섬의 추장인 투이아비의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보자. 그들 앞에 당당히 내세우던 우리의 문명은 온통 쓸데없는 잡동사니로 전락하고 만다. 쓰지도 않을 물건들을 만드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그것을 보관하는 새로운 물건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한한 가치를 지닌 자연을, 자신의 삶을 소중히 즐길 줄 아는 여유를 빼앗기고 있다. 또한 자신의 소중한 시간과 삶을 투자하여 모아놓은 잡동사니를 다른 사람이 가져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느라 잠시도 맘을 놓고 살 수 없다. 우리의 배타적인 소유욕은 강한 이기심을 동반하여, 푸른 하늘과 나무, 숲과 강, 자연의 모든 생산물 등 하느님이 모두에게 내민 손은 함께 누릴 권리가 있음에도 빠빠라기들은 가지지 못한 자를 외면하다 못해 경멸하는 것이다. 우리가 그들을 보며 “어쩜~ 저렇게 헐벗고 미개한 삶을 살고 있을까? 기본적인 생활 도구도 갖추지 못한 채 짐승처럼 살고 있네?”하며 던지는 연민의 눈빛은 “어떻게 생명력 있는 대 자연의 혜택을 외면한 채, 갑갑한 돌 궤짝과 검게 물든 하늘, 숨막히는 공기와 기계들 속에서 끊임없이 걱정을 하며 시간에 쫓겨 살며 그것을 자랑스러워하는가?” 라는 투이아비의 비난으로 돌아온다. 이러한 빠빠라기를 바라보는 투이아비의 시선은 가진 것이 없어 가난한 사모아 섬 원주민을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작 과 무던히도 닮아 있지 않은가? 여기에서 잠시 `문구 에 대해 짚고 넘어가 보자. 물론 「빠빠라기」는 현대 문명에 대한 비판을 통해 우리에게 자성을 요구하는 책이기는 하다. 빠빠라기를 바라보는 투이아비의 시각도, 미개한(?) 원주민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도 결국은 두 문화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문화는 그 개념이 애매하기로 악명이 높다. 그러나 문화에 대한 가장 오래된 정의는 `인간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습득한 지식, 믿음, 예술, 도덕, 법률, 풍습 가꾸고 다른 능력들과 습관을 포괄하는 복합체`로 영국의 인류학자 타일러 경(1832~1917) 이 밝힌 내용이다. 따라서 문화 자체가 한 집단, 사회01떠 형성되어 If을 발전되었다면, 누구도 고 문화를 조롱하거나 비난을 퍼부을 수 없다. 한 지역의 문화는 독자적으로 사회적, 역사적 7「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이를 문화에 대한 상대주의적 시각이라 한다. 문화 상대주의가 짓밟힌 예를 통해 더 쉽게 접근해 보자. 몇 년 전 프랑스의 여배우가 우리의 `개고기를 먹는 식습관을 미개한 행위라고 맹렬히 비난한 적이 있다. 개는 가족구성원의 일부이고, 그런 개를 먹는 행위는 결국 식인 행위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었다. 자신의 가족을 소개할 때 "저희 식구는 네 명이에요. 엄마, 아빠, 나 그리고 메리(물론 개의 이름이다)이렇게요."라며 애완견까지 반드시 포함하고야 마는 프랑스식 사고를 고려한다면, 그들의 비난은 충분한 근거를 마련하는 듯하다. 그러나 그들이 우리나라보다 소득 수준이 높기에, 더 선진국이기에 우리의 문화를 그들의 잣대로 재단하는 행위가 정당할까? 그 때 우리 국민은 서슴지 않고 그 논란을 일으켰던 여배우는 물론이고, 거위를 학대해 가며 얻어낸 거위 간을 먹는 그들의 음식 문화까지 싸잡아 비난을 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였다. 우리의 문화를 미개하다 하는 그들의 행위를 인정할 수 없었던 탓이다. 이제, 자연에 순응하며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원주민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으로 돌아가보자. 생각해 보면 거추장스러운 옷을 걸치지 않은 채 자유롭게 생활하는 그들의 문화가 부끄러울 리 없다. 오히려 우리의 몸을 겹겹이 싸매고 다녀야 하기에 숨이 막혀 `나는 자연인이다!"라고 소리치며 옷을 벗어버리고 싶었던 적은 없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자연에서 얻어진 생산물인 애벌레를 통해 단백질을 보충하는 그들의 음식 문화가 성장 촉진제를 놓아가며 기른 닭과 돼지, 소를 도살해 단백질을 보충하는 우리의 음식 문화보다 미개한 것일 리도 없다. 손목에 하나씩 시계를 차고 꽉 짜인 생활에 지쳐 `궤짝`으로 돌아오는 우리의 지친 육체가 과연 자연과 더불어 스스로 만족하고 여유를 지닌 그들의 문화에 비해 우월하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그들의 문화 또한 우리에 비해 우월하다고 말할 수 없다. 즉, 운화는 하나의 잣대로 재단하여 우월을 따질 성질의 것이 아니다. 또한 하나의 현상이 아니라 그 문화가 형성된 과정 속에 녹여서 음미할 때 그 진정한 가치를 인식할 수 있다. 보다 열린 시각으로 각각의 삶을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문화의 차이가 삶의 질적 차이를 의미하지는 않기에. 내게 몇 살이냐고 물어 보았을 때 내가 그런 것은 모른다고 대꾸하며 웃으면 그들이 한심해 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았다. "나이가 몇 살인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지요."난 아무 말 안 했고, 마음속으로 그런 것은 차라리 모르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나이가 몇 살이라고 말하는 것은 달이 몇 번졌는지 정확히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것을 일일이 세고 똑똑히 기억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짓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이 평생 동안 달이 뜨는 것을 몇 번 본다는 것을 알게 되고, 상당히 여러 번 달이 뜨고 지는 것을 경험한 사람은 그 숫자를 잘 알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것이다. " 난 이제 곧 죽게 될 거야!"그런 말을 하면 더 이상 기쁨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진짜로 죽게 된다. "위대한 영혼이 빚어낸 것들은 아무 쓸모가 없고, 우리가 직접 만든 것이 쓸모가 많아 한결 유용하다. "흰둥이들이 하는 이 말보다 더 큰 거짓말은 없다. 그들이 만들었다는 번쩍번쩍 빛나고 자기만 돋보이려고 애쓰는 수많은 물건들은 빠빠라기의 몸을 더 아름답게 만들지 못했고, 눈을 더 밝게 해 주지 못했고, 마음을 더 튼튼하게 해 주지 못했다. 마샬 맥루한은 20세기의 세계를 ‘지구촌’으로 명명했다. 그 이름은 여전히 유효하다 정보 통신의 발달은 지구촌의 상대적 거리를 더욱 가깝게 만들었다. 따라서 그들의 낯설음을 가만 두지 못한 채 우리의 시각으로 재단하고 있지는 않은가? 물론 분명화된 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그들과 다르다. 맑은 태양 아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뛰놀 수 없으며, 어느 새 자동차와 수많은 기계들 없이는 일상 생활을 영위하기조차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그들을 도심 한 복판으로 끌고 와 우리와 같은 삶을 살도록 강요할 수 없듯이, 우리 또한 그들과 같은 삶을 살 수는 없다 이것이 바로 다름` 이다. 어느 문명이 우월할지를 겨루기보다는 그들과 우리의 다름을 통해 현실을 인식하는 새로운 창을 마련하는 것은 어떨까? 분명 우리는 문명화 정도에 있어서는 그들을 앞섰다. 산업 혁명 이후로 숨막힐 정도로 속히 발달해 온 기계화와 문명, 몇 십 년 전만 해도 미처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고속 전철, 유비쿼터스 시스템, 나노 기술과 생명 공학의 발전, 그러나 문명의 발달이`문화적 우월감`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오히려 상대주의적인 시각으로 그들의 문화를 인정하고, 우리 문화와 견주어 새로운 의미를 찾는 여유가 필요하다. 소박하게 그리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보자. 각 국가별로 행복 지수를 측정할 때 가장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는 나라는 자본주의 강국도, 문명의 선진국도 아닌 후진국임을 생각해 보자. 그것의 발달로 인해 우리의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단정짓기 이전에, 그것을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 삶의 질을 포기해야 했던 것은 아닌지 심각히 고민해 볼 문제이다. 인간적인 것은 가능한 한 외면하고 자연적인 것은 최대한 인위적인 것으로 조작하기에 골몰해 온 우리 현대인에게 투이아비 추장의 오염되지 않은 바른말은 다소 엉뚱하며 유아적일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시각을 통해 문화에 대한 시각을 넓히고, 운명화된 삶을 비판적으로 볼 수 있다면 그의 연설이 한층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