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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바흐의 추측을 읽고 (골드바흐의 추측, 아포스톨로스 독스아디스)
5학년 때 유난히 수학이나 과학, 수학자나 과학자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다. , 페르마의 대정리 같은 책들도 그때 읽은 것들이다. 골드바흐의 추측 역시 그렇다. 그런데 그때는 어떻게 보면 상당히 비극적이기까지 한 것 같아서 그렇게 마음에 들어했던 책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랬던 ‘골드바흐의 추측’을 최근에 다시 읽게 되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철이 들었는지, 아니면 성격이 조금 변했는지 모르겠지만 옛날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들었다. 또 상당히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주인공이라 볼 수 있는 페트로스 파파크리스토스는 한마디로 ‘천재’이다. 그리스에서 태어나 뛰어난 수학적 재능을 발휘해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영국에 공부를 더 연마하기 위해 머무르다가 당대 최고의 정수론자 중 한명이던 하디의 트리니티 칼리지 특별 연구원 자리의 제의를 ‘조…(생략)
자서 미적분을 알아낸다든가 하는 것 같은 것 등,를 해본적이 없는 것 같다. 나도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수학을 시작해서 상도 타보고 주위 사람들이 잘한다는 말도 많이 들어보기는 했지만 천재성이라 하기엔 나무나도 부족하다. 책에 나오는 말로, ‘뛰어난 범재’성 일지는 모르겠다 페트로스 파파크리스토스는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가 발표된 후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앨런 튜링이 ‘증명 불가능한 명제는 증명이 불가능하다는 걸 증명할 수 없다’는 것까지 증명 해 의욕을 상실하고 좌절하고 만다. 물론 ‘나’의 늙은 삼촌이 해주는 이야기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삼촌이 골드바흐의 추측을 증명하는데 성공하기 직전 ‘최후의 승리를 향한 위대한 도약’을 남겨두고 겁을 내 결국은 증명하지 못한 것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런 것일까? 수학자들은 최후의 성공에 대해 겁을 먹을 수도 있을까??? ‘페르마의 대정리’를 증명해낸 앤드류 와일즈는 아침엔가? 아무튼 결국 ‘최후의 성공’을 한 뒤에 커피를 마시라는 아내에게 와서 조용히 말했다. ‘나 페르마의 대정리를 방금 막 증명했어’라고. 정말 그런 순간에는 어떤 기분이 들까?
페트로스 파파크리스토스는 아마도 ‘최후의 성공’을 한 후에 들 허탈함, 공허함 등에 겁을 낸 것 같다. 하긴 그럴 만도 하다. 나 같은 경우도 한 2~3시간 만에 문제를 풀고 나서 만족감과 함께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2~3 시간 갖고도 그러는데 평생을 바친 연구에 대해 그런게 없을 리가 없다. 하지만 난 페트로스 파파크리스토스의 그런 태도, 결국은 실패를 불러온, 가 너무 안타깝다. ‘내가 생각한 데로 삼촌이 증명에 실패했다면 말이다. 내가 그런 개인적인 일을 정확히 이해할 순 없지만 아무튼 그렇단 얘기이다. 왜 평생을 후회할 일을 했단 말인가.
‘나’에게 자극을 받은 페트로스 삼촌은 늙은 나이에 다시 ‘골드바흐의 추측’에 도전하게 되고 ‘나’는 물론 그런 삼촌에 대해 걱정하게 된다. 페트로스 삼촌은 옛날처럼 외부(나)와의 연락을 끊고 ‘콩 증명법’의 ‘마지막 도약’을 시도한다. 며칠 후 ‘나’에게 전화가 온다. 페트로스 삼촌은 골드바흐의 추측을 증명했다면서 수학자를 데려오라고 했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말한다.
“그 소녀들이 여기에 와 있어, 날 데려가려고….” 그 소녀들은 바로 페트로스 파파크리스토스가 젊었을 때 한창 연구를 할 때 꿈에서 나타나던 이 쌍둥이 소녀들로 의인화 되어서 페트로스의 눈을 똑바로 들여다보던 것들이었다. 그 꿈에서 그 소녀들은 눈동자에 슬픔 뿐 아니라 분노, 심지어 증오까지 서려있었다. 페트로스 파파크리스토스가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에 관해 듣고 절망한 그 전날 꾼 꿈에 나타났던 소녀들이다. 즉 그 소녀들은 페트로스 파파크리스토스의 젊었을 때의 절망을 의미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 소녀들이 골드바흐의 추측을 증명한 페트로스에게 나타났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
아무튼 진실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페트로스의 입앙에서 봤을 때, ‘골드바흐의 추측’은 증명됬다. ‘나’는 아무래도 페트로스의 증명은 그가 정신 이상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골드바흐의 추측’은 증명되지 않았을 거라고 하지만 난 페트로스 파파크리스토스의 ‘신비로운 풀이법’이 실제로 맞기를 바란다. 그것을 ‘골드바흐의 추측’이 증명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 중에는 또 다른 진리에 너무 많이 다가선 사람들이 나온다. 예를 들어 괴델이나 앨런 튜링, 하디 같은 경우이다. 괴델은 미쳤고, 앨런튜링은 자살을 했다. 그 사람들을 불나방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정말 맞는 말일까? 진리를 탐구하면서도 괴델같이 ‘미치’지 않을 수는 없을까? 다르게 말하면 괴델이나 자신의 가족들이 찾으로 올대 반가움 같은 감정은 전혀 가질 수 없던 페트로스 파파크리스토스 처럼 미치지 않고는 진정으로 진리라는 것에 대한 탐구를 할수 가 없는 것일까? 나는 진정한 진리라는 것에 관해 별로 아는 게 없다 ‘1+1=2’라든가 ‘지구는 둥글다’ 같은 일상적인 것이 아니라 수학자들이 생각하는 ‘진짜’ 진리 말이다. 다르게 말하면 ‘진짜 수학’ 말이다. 만약 내가 천재성이 있어서 진짜 진리를 탐구하게 될 때는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이나 파인만처럼 안미치면서 세계 최고의 연구를 해보고 싶다. 생각해 보니까 ‘미치다’라는 말이 어떻게 보면 어떤 한가지, 지금의 경우에는 진리탐구, 에 대한 열정이 나무나도 지극해서 한계에 ‘미칠’정도 일 때의 상태에서 나온 말이 아닌가도 싶다. 그러면 진짜 진리를 연구하며서 미치지 않는 다는 말은 ‘미치’면서 ‘안 미치’는 모순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일까?
현재 풀리지 않는 문제로 또 다른 하나가 ‘리만의 가설’ 이다. 리만의 가설은 제타함수의 함수값이 0이 되는 x가 2분의 1이다 인가? 확실하진 않지만 아무튼 그런 내용인데 나로써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제타함수가 뭔지를 모르고 알더라도 이해를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이해를 하더라도 다른 기본적인 수학적 수준이 다라줘야 하는데 불행히 나는 현재 학생일 뿐이다. 더욱 불행한 것은 내가 그것들을 모두 배우게 되고 그 문제를 이해하게 될 때에는 수학자가 되어잇을텐데 나는 골드바흐의 추측을 읽으니 수학자가 되는것에 대해 현재로써 부정적인 태도, 즉 내가 수학자가 되더라도 가우스나 오일러 같은 ‘길이 남을’ 수학자가 되는게 불가능할거라는 예감이 든다는 것이다. 여기서 모든 불행한 것들의 이유는 바로 나의 수학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이다. 나는 ‘수학’을 공부해 보고 싶고 ‘진짜’ 수학자가 되고 싶다. 그러나 내게는 천재성이 따라주지 않는 것 같다. ‘골드바흐의 추측’은 어찌보면 완전히 나만을 위해 쓰여진 책 같다. 책에도 나온다. ‘이루지 못할 목표를 세우는 것은 죄악이다.’라고. 하지만 죄악은 아닌 것 같다.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 없을지를 알고 있었겠는가? 목표는 이루려고 세우는 데 이루지 못할 거면 자기 자신은 왜 그 목표를 세웠겠느냐 이다. 이건 나의 변명이 될 수도 있다. 구체적으로 나의 머리 한구석에 있는 ‘수학자가 되고 싶은 꿈’이 내세울 수 있는 변명이다. 어쨌든 앞으로도 이것에 대해 고민할 것 같다. 전체적으로는 미래의 나의 진로에 대해서.
‘골드바흐의 추측’은 수학과 소설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평가되는 책이다. 그러나 나에게 이 책은 소설로서의 가치가 더 컸던 것 같다. 정말 많이. 아무튼 두고두고 봐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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