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도서 - 시간의 역사 시간의 역사2

시간의 역사를 읽고..
입학때부터 지구과학 천문 분야를 가르쳐주시는 이경훈 선생님께서 거듭 ‘시간의 역사’라는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하셨다. 늘상 뭔가 모를 신비감을 내 맘에 심고 계시던 이경훈 선생님이신지라 읽기를 꾀하고 있던 참에, 마침 5월달 독후감을 쓸 때도 되었기에 한 번 사서 읽어보았는데, 나에겐 꽤나 흥미롭고 신비한 내용이었다.
처음부터 이 책에 대한 나의 흥미를 끌었던 것은, 이 책의 저자였다. 아인슈타인 이래 최고의 이론물리학자라 불리는 스티븐 호킹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그의 이름만으로도 나를 흥미롭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과연 ‘현대 최고의 이론물리학자’가, 자신의 과학에 대한 지식을 명쾌하게 풀어쓸 수 있는 그런 국어적 능력이 있을지가 가장 나를 이끌었고, 또한 실제 실력에는 미치지 않겠지만 과연 직업적으로 과학 연구를 하고 있는 학자들의 수준이란게 어떤 것일까도 궁금했다. 여하튼 그…(생략)

정한 ‘사실’로 설명될 수 있는 그런 것이 있을수도 있지 않을까?
읽어 나갈수록 점점 더 흥미로웠다. 어렸을 때 아무것도 모르고 그야말로 완전 “Fantasy 소설”을 주절주절 하던 내용이, 이 책에서 E=mc^2라는 식을 제외하면 모두 다 글로 설명되어있는 내용들을 읽어보고 난 후, 각 생각에 대한 실현 가능성과 그 이유 등을 조금씩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내가 자작했던 “Fantasy”들이 한둘은 아니지만, 단순히 타임머신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부터 시작하여 하나 둘 나의 무지를 깨우쳐 나가며 왠지 모를 즐거움을 느꼈다.
물론, 나의 무지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들을 발견했다. 내가 쓴 Fantasy들이 불가능함이 하나하나씩 밝혀진 후, 이제는 그 대신 제안할 수 있는 ‘대체 안건’이라고도 볼 수 있을법한 녀석들이 속속 등장했다. 타임머신의 경우, 자세히는 아니지만 이미 일반 사람들 사이에 꽤나 알려진 유명한 “웜홀”, 블랙홀과 블랙홀 사이의 시공간의 구멍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외의 것들...
이 책은 우주의 광활함에 대하여도 설명을 하고 있지만 반대로 요즘 떠오르고 있는 물리분야인 아주 작은, 미세한 부분을 다루는 “양자 역학”에 대하여도 다루고 있었다. 이 역시 절대시간과 상대시간과 마찬가지로 “상식적인 사고범위”를 이미 벗어나버린다. 물질이 때에 따라서 파동으로, 때로는 입자로의 역할을 한다.. 라는 배경 자체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이게 이미 굳어버린 ‘고정 관념’에 의한 것 같다.
확실히 이 책은 대중과학도서로써 힘들게 베스트 셀러에 오른 책이며, 아마도 가장 많이 팔린 대중과학도서이기도 할 것이다. 과학도서에 식이 한 개 실릴때마다 판매량이 절반으로 감소한다더니, 역시 식이 단 한개, E=mc^2밖에 없어서인지 판매량 하나는 최고였다. 아마 구입한 사람 중 약 2%정도만이 끝까지 읽었다고 하니 비록 식은 하나밖에 없지만, 그 수준은 책 구입자중 2%밖에 다 못읽을 정도로 절대로 뒤떨어지지 않는 고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또한 놀라웠던 것은 그의 명쾌한 서술능력이었다. “과학자는 국어도 잘 해야 한다”라고 늘상 주장하시던 중학교때의 국어선생님의 말씀이 문득 생각났다. 자신이 아는 지식을 남들에게 잘 전달하기 위한 국어능력.. 진정 스티븐 호킹은 문과·이과에 다 특출한 “완벽한 천재”란 말인가.. 적절한 시각적 자료의 사용과 논리적인 표현들. 대중들에게 어려운 내용들을 전달하기에 이미 충분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역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건 “생각하는 관점”이었다. 항상 우리가 알고 있고, 믿고 있는 것들이 진실만은 아니라는 것, 얼마든지 우리의 “상식의 수준”을 벗어나는, 모든 배경사실 없이 새롭게 접근하지 않으면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 것들이 이미 밝혀진 것들 중에도 수두룩했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 알려지지 않은 것들 중에는 이런 것들이 도대체 얼마나 많다는 것인가..? 그게 아마도 지금 소위 “영재”라 불리며 특별대접을 받고 있는 우리가 나중에 해야 할 일이며, 우리의 궁극적 목표이기도 하다. 물론 이런 과정에 대해 흥미도 느끼긴 하였지만, 과연 내가 이 어려운 과정을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과, 불안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도전은 두려운게 아니기에, 아무도 해보지 않은 영역에 도전하는 것이 실로 매력적인 도전이기에 나는 한번 믿어보기로 결심했다. 나의 능력과 의지, 끈기를.. 너무나 쉽게 답이 나오고, 접근할 수 있는 것들이라면 어째서 여태까지 발견되지 않았으며 누가 이런 것에 흥미를 느끼겠는가?
정말로, 과학을 하고 싶고, 과학을 좋아하는, 그리고 어느정도의 상식이 있는 그러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낮지만은 않은 수준의 광범위한 내용을 이렇게 상세하고 명쾌하게 설명해 줄 수 있는 그런 능력,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가 아니면 도무지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과학도를 꿈꾸는 나에게 이러한 좋은 책을 소개해 주신 이경훈 선생님께 너무나도 감사드려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