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도서 - 웃기는 수학이지 뭐야! 일반독후감 일반독후감 웃기는 수학이지 뭐야!

얼마 전에 우연히 ‘박사가 사랑한 수식’이라는 영화를 봤다. 불의의 사고로 기억이 80분 밖에 지속되지 않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수학자의 이야기이다. 박사에게 수학이란 사랑의 대상이었는데 박사는 소수를 가장 사랑했다. 이 영화를 보며 ‘수를 이렇게 아름답게 풀어 볼 수도 있구나... ’라고 느꼈는데 이 책도 왠지 영화처럼 나에게 수를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줄 것 같은 느낌에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목차별로 수학이란 무엇인지를 정의하는 식으로 수학에 관련된 일화나 수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실었다. 그중에 정말 공감갔던 일화가 있다.
몇 사람이 계곡을 여행하던 중 길을 잃었다. 그들은 소리를 지르면 그 메아리를 듣고 누군가가 자신들을 도우러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도와주세요. 우리는 길을 잃었습니다.”
약 30분 뒤 멀리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당신들…(생략)

그것은 평민이 다니는 길과 와이 다니도록 둔 길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하학에는 왕도가 없습니다.”라는 말을 했다. 정말 맞는 말인 것 같다. 모든 공부에는 왕도가 없는 법. 더 쉽고 더 빠르게 목표에 다다르려고 잔수를 써도 결국은 성실하게 꾸준히 해온 사람을 따라잡지는 못하는 것 같다. 나는 너무 편한 것만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얼른 고쳐야겠다.
생물학자, 통계학자, 수학자, 컴퓨터 공학자가 아프리카 여행을 떠나 한 무리의 얼룩말들을 보았다. 얼룩말무리 중에 흰색 얼룩말을 보고 생물학자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통계학자는 ‘단지 얼룩말 한 마리가 있을 뿐’이라 말했다. 그리고 컴퓨터 공학자는 저것을 예외로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를 보던 수학자는
“음, 실제로 흰색의 얼룩말이군요. 우리는 단지 한쪽이 흰 얼룩말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전체가 흰색인지는 반대쪽을 확인해야 알겠군요.”
수학은 눈에 보이는 것만 믿었다가는 큰코다친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수학문제를 풀다보면 척 보기에는 맞아보여도 막상 0,1,-1같은 수들을 대입해보면 예외가 나오는 문제들이 있다. 그렇다면 그것은 참이 아니라 거짓이 된다. 천개의 수를 대입했는데 그 중 구백 구십 구개가 맞지만 단 하나다 틀리다면 그건 참이 될 수 없는 거짓이다. 이처럼 수학은 완벽한 진실만을 추구하는 깐깐한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고대 7현인 중 한사람으로 일컬어지는 탈레스의 관한 일화이다. 탈레스는 천문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어느 맑은 날 저녁 하늘의 별들을 관찰하는 데만 신경을 쓰며 길을 걷다가 발을 헛디뎌 그만 시궁창에 빠지고 말았다. 간신히 올라온 탈레스에게 지나가던 하녀가 말했다.
“바로 코앞도 못 보는 사람이 높은 하늘에 있는 별에 관해서는 잘 알고 있군요.”
비록 하녀에게 비웃음을 샀지만 탈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하늘을 연구하다가 땅에게 얻어맞는구먼. 꿈은 크게 가지되 현실을 바로 볼 줄 아는 냉철한 머리를 함께 가지라는 교훈을 얻었으니 손해 본 것도 없군.”
과연 최고의 수학자이자 철학자다운 말이다.
수학자에 관련된 일화들은 그 수학자가 밝혀낸 공식들이나 일화들이 소개 돼있어서 솔직히 이해도 안돼고 읽는것 조차 힘들어서 띄엄띄엄 읽기도 했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기원전이나 천 몇 년 전. 그토록 오래 전에 어떻게, 무슨 수로 수학자들은 그 많고 어려운 수학공식들을 생각해 낼 수 있었을까. 너무 대단하고 신기하고 징그럽기도 하다. 그리고 내가 공부하고 있는 수학들이 아주 오래 전부터 수학자들의 많은 고민과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 귀한 보물들이라는 것을 알고 나니 수학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층 부드러워졌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