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인전기 - 닥터노먼베쑨 닥터노먼베쑨

닥터노먼베쑨
테드 알렌 저
지금 가슴속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끓어오르면서 나를 한없이 흥분시킨다.
이 책은 지리선생님께서 의료인이 되고자 한다면 필수적으로 읽어야 한다며 적극 추천해주신 책이다. 처음 책을 접하고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읽기 전부터 나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닥터 노먼 베쑨....몇번이고 제목을 되뇌면서 ‘ㅆ 발음이라 중국 사람인가?’ ‘휴머니스트 의사? 최고의 의사라는 말인데 오버한거 아냐?’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에서 오는 조금은 유치스러운 의문들로 처음 한 장을 넘겼다. 그때까지도 인류의 가장 훌륭한 의사를 꼽는다면 단연코 슈바이처였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넘어갈수록 조금씩 그에 대해 알아갈수록 ‘분량의 부담감’은 무색해지고 베쑨 그의 위대함과 존경심에 그가 진정한 큰 의사라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닥터 노먼 베쑨 먼저 그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생략)

적으로 인정받는 위치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타국까지 날아가 의료봉사를 할 용기는 도대체 어디서 생긴 걸까? 나라면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사실 고1때까지만 하더라도 인생에 있어 돈이 최고의 목표라 생각했다. 돈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고 아무런 걱정 없이 살 수 있을거라는 믿음에서 였다. 하지만 우연히 텔레비전을 보는데 자신도 변변하지 못한 살림에 덜입고 덜먹고 해서 번 돈을 자기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써달라며 선뜻 내놓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때 나는 느꼈다. 돈만을 위해 살아간다는 건 정말 영양가 없는 삶이라는 것을...그 분 앞에 나는 부끄러웠다. 돈 없이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그때서야 진정으로 깨달았다.
지금은 나 역시도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돈이 전부는 아니라는 그의 생각에 동의한다. 그리고 간호사가 꿈인 나에게 그가 일깨워준 희생과 봉사정신은 누구보다도 더 크게 다가왔다. 희생과 봉사... 말이 쉽지 행동하기는 정말로 어렵다.
나는 베쑨이 한 말 중에서 ‘사람들은 사랑이란 말에 진저리를 치고 있다. 그 말이 너무나도 은밀하고 너무나도 열정적이기 때문이지’에 깊은 감동을 느꼈다. 정말 남을 사랑하면서 살아가고 남을 위해 살아간다는 건 힘든 일이다. 나 자신조차도 사랑하며 살아가기 힘든데 말이다.
내가 간호사가 되고자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정말 실천하기 힘든 나를 희생해가며 남을 사랑하고 봉사하는 일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중1 도덕시간으로 예상된다.) 수업시간에 난사람 든사람으로 살아가기보다는 된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나의 좌우명은 된사람이 되자! 가 되었고 남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리라 다짐했다.
간호사도 이런 나의 인생관과 잘 맞아떨어져서 선택하게 되었다. 벗어난 얘기지만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에서는 간호사라는 직업에 그리 호의적이지 못하다. 내가 간호사가 되고자 했을 때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래 잘 선택했다. 넌 분명 멋진 간호사가 될 수 있을꺼야’ 라는 말 대신 ‘왜 그리 힘든 일을 골라서 하려하니?’‘다른 학과는 생각해 본적 없니? ’라는 말들로 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 처음에는 내가 왜 간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했으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일일이 설명했지만 그것도 한 두 번이지 같은 말들을 매번 되풀이하는 일도 힘들었다. 그러면서 잠깐 다른 생각을 하기도 했으나 다른 사람의 눈은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내가 만족하는 인생이라야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베쑨 그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이 강하고 매사 적극적인 인물이다. 한가지 일화를 소개하자면 파시즘에 저항하여 싸우다가 부상당한 스페인 참전병들을 치료하기 위해 스페인으로 갔을 때의 일이다. 한창 하늘에서 폭탄이 떨어지고 여기저기서 총알이 날아오고 있을 때 다 죽어 가는 어린 소년병이 들것에 실려 그에게 왔다. 자칫 잘못 적에게 노출되면 자신의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베쑨은 그 어린 소년병을 살리려고 헌혈 봉지를 들고 폭탄이 날아오는 방향으로부터 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몸은 방패가 되었다. 다행히 그는 무사했지만 환자를 치료하는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면서 자신의 몸을 희생할 줄 아는 그의 자세에 또 한번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의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여러 가지 수술기구를 고안해내고 현대의 의학기술의 토대가 되었다.
특정 직업을 기피하는 3D업종이라는 말이 생겨나고 직업에도 귀천이 있는 요즘 그의 이런 모습은 우리 모두가 본 받아야 할 것이다.

책을 읽다가 보면, ‘질병을 돌보되 사람을 돌보지 못하는 의사는 작은 의사라 하고, 사람을 돌보되 사회를 돌보지 못하는 의사를 보통의사라 하며 질병과 사람 사회를 통일적으로 파악하여 그 모두를 고치는 의사를 큰 의사라 한다고 했다’ 라는 글귀가 나온다.
비록 의사는 아니지만 나도 베쑨처럼 큰 간호사가 되고싶다. 나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라면 반드시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자신을 희생해가며 열정적이게 타는 촛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