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인전기 - 백범일지를 읽고 백범일지

책이름 : 백범일지
지은이 : 김구
출판사 : 돌베개
백범일지는 김구의 생애를 담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국사 시간에나 배워봤을 법한 내용들이 많았다. 역시 김구 선생은 역사적인 사실과 무관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백범 김구가 직접 쓴 것이다 보니 일반 전기에서는 볼 수 없는 재미있는 일화와 그의 솔직한 마음이 잘 표현되어 있어 전혀 지루하지 않게 잘 읽었다. 아무래도 역사적인 사실보다는 한 인간으로서의 김구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잘 알려진 사실 속에 숨어 있는 그의 속내를 잘 볼 수 있어 느낀 점이 많았다.
난산이 시작한지 일주일이 되어도 세상에 나오지 않는 김구 때문에 그의 아버지가 지붕에 올라가 소의 소리를 낸 끝에 그가 태어났다는 일화를 보았을 때 나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님 속을 썩인 김구, 하지만 그렇게 힘든 출생이 장차 자라서…(생략)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의 모습 때문에 나는 다시 한번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못난 외모 때문에 자기 자신을 비하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어쩌면 나도 너무 외적인 모습에만 신경 쓰는 것 같다. 그런데 백범일지 속에 고스란히 담긴 김구의 생각과 사상에 나는 그러한 내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마음 좋은 것에 비할 외적인 요소는 없다는 것을 김구 선생을 통해 알게되었다.
김구는 어린 나이에 동학에 가입하여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펼친다. 다들 어린 소년이 대범하다는 말을 아끼지 않고 칭찬했다고 한다. 오늘날 같으면 아직도 어리광을 부릴 나이인 10대 후반기와 20대 초반기. 그런 나이에 그는 많은 일을 겪고 또 해내었다. 아무리 시대가 틀리다고는 하지만 어린 나이에 대단한 일들을 많이 해낸 김구 선생의 모습을 보고 하루하루를 별 의미 없이 보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어떤 분야에서든지 젊음의 패기와 자신의 신념이 있다면 큰 일을 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김구의 모습을 통해 잘 알게 되었다. 지나고 나면 돌아갈 수 없는 내 인생의 청춘기를 김구 선생처럼 의미 있는 일로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김구 선생이 일제의 지배하에서 맹활약을 해서 독립에 기여한 대단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김구 선생이 우리 나라를 독립시키려고 수없이 노력했고 우리 나라의 독립에 많은 이바지를 했다는 것을 말이다. 그 과정에서 그가 겪었을 시련과 고통,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면서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모습, 백범일지에서 보여지는 김구의 모든 행동은, 활동적이고 희생적인 독립운동 그 자체를 보여 주었다 칭송할 만하다. 그가 어느 누구보다도 애국심이 깊고 자기 몸을 희생할 줄 아는 정신이 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그것이 우리가 김구 선생에게 본받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그와 얽힌 윤봉길이나 안중근 같은 여러 유명한 독립지사들의 일화도 그의 책을 통해 볼 수 있었는데 하나같이 국가를 위한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는 너무도 태연 자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한 신념이 있었기에 우리 나라는 진정한 독립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 나라의 역사 속에 새겨진 이름은 수없이 많지만, 우리는 그들의 업적이나 정신을 너무나 모르고 태평하게 지내온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 격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김구의 세 가지 소원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 소원은 자주 독립이오.”,“우리 나라의 독립이오.”,“나의 소원은 우리 나라 대한의 자주 독립이오.” 자주 독립을 당당하게 외치는 김구의 모습에서 나 자신만을 위하고 생각하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아무리 넓게 생각하려고 해도 나는 우리 가족이나 친구들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내가 밟고 있는 이 조국에 대한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다. 김구 선생은 정월 대보름에도 달을 보고 우리 나라의 자주 독립을 염원했을 것만 같다. 오늘날 같은 상황이라면 그는 아마 남북의 통일을 주장했을 것이다. 우리 나라를 사랑하고 그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을 늘 가지고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현대 지향적인 삶도 좋지만 한 번쯤, 우리 선조가 지나온 흔적 속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을 탐구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느끼게 해주는 좋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딱딱한 위인 전기에서는 읽지 못했던 김구 선생의 재미있는 여러 일화들, 그 이야기 속에서 나는 김구 선생의 모든 것들을 볼 수 있었다. 읽기 전에 느꼈던 망설임은 읽은 후에 더 큰 뿌듯함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실감나게 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내가 지금껏 읽어왔던 자서전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좋은 점만을 부각시키려 노력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백범일지의 주인공 백범 김구 선생은 자신의 생애를 가식 없이 보여주었다. 잘 생기진 않았지만 마음씨 좋아 뵈는 얼굴과 굵은 테 안경을 쓰셨던 분, 퍽이나 인상적인 분이셨던 김구 선생. 어떻게 보면 어리숙하게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뛰어난 능력과 성품을 가지신 분이다. 나도 김구 선생처럼 외모로는 특별히 눈길을 못 끄는 편이다. 내 미래는 어떨까? 김구처럼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내 생애의 결과가 김구 선생처럼 온 겨레에 빛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