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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정복한 항해가 마젤란
어젯밤에는 참 이상한 꿈을 꾸었다. 한없이 넓은 바다 위에서 조그만 쪽배를 타고 있는 나를 본 것이다. 바다 끝에는 다섯 개의 섬이 점점이 펼쳐져 있었다.
나는 커다란 깃털 달린 모자를 쓰고 버스 바퀴만한 키를 잡고 “앞으로 앞으로.”하며 고함을 치고 있었다. 주위에는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내가 가려고 하는 곳은 다섯 개의 섬 중에 한 곳인 것 같았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나는 어느 섬에도 갈 수가 없었다. 바람을 받은 돛이 불룩하게 펄럭이고 있었지만, 배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앞으로 앞으로,”를 계속 외쳐대던 나는 너무 지쳐 버려, 그만 쪽배에 주저앉아 엉엉 울다가 잠이 깨고 말았다.
잠에서 깬 후에도 난 계속 울었다. 우는 소리가 너무 컸는지 깜짝 놀란 어머니께서 내방에 뛰어 들어오셨다. 나는 어머니께 매달려 더 큰 소리로 엉엉 울면서 꿈 이야기를 해 드렸다.
내 이야기를 다 들으신 어머니께서는 그만 푸푸 웃으시더니 내 머리에 꿀밤을 꽁 하고 주셨다.
“그러기에 일찍 자라고 했더니 기어코 마젤란 이야기를 다 읽고 말았구나. 그 꿈은 엄마 말 안 들은 벌이다, 이 녀석아.”
‘아, 그래. 어젯밤 나는 마젤란의 신나는 모험에 푹 빠져들어 새벽이 되어서야 잠이 들었지.’
지난 밤 나는 마젤란처럼 모험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이 들었다.
마젤란은 최초로 세계 일주를 한 사람이다. 마젤란이 지구를 한 바퀴 돈 다음에 사람들은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고 한다.
모든 사람들이 지구의 끝은 끝없이 낭떠러지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때에, 아무도 가 보지 않은 곳을 향해 떠나는 마젤란의 모험에는 온갖 위험들이 무릅쓰고 거대한 바다 태평양을 횡당한 뒤 필리핀 제도에서 원주민과 싸우다 세상을 떠났다.
“우리들의 거울이며, 빛이며, 위로이며, 그리고 진정한 지도자였던 마젤란은 죽었다.”
마젤란이 죽었을 때 선원들이 한 이 말은 마젤란이 선원들로부터 얼마나 존경을 받았는지 알 수 있게 한다.…(생략)
책을 읽는 동안, 넓은 바다를 헤치며 미지의 대륙을 찾아 떠나는 당당한 마젤란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내 가슴을 한없이 벅차오르게 했다.
하지만 생각할수록 억울한 일이 있다. 나는 당장이라도 세계 일주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공상만 하는 착한 아이인데 그 꿈마저 왜 그 모양일까. 내가 꿈속에나마 좋아하는 것을 누군가 샘을 내고 있는 것 같다.
그래, 오늘 밤에 다시 도전해 보자. 마젤란의 용기와 모험심을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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