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인전기 - 알렉산드로스를 읽고…

알렉산드로스를 읽고…
어렸을 적 누구에게나 마음 속 깊이 간직한 나만의 영웅이 하나씩은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만화 속 주인공일 수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위인일 수 있습니다. 제게는 제 마음 속 깊이 자리 잡은 4명의 남자가 있습니다. 1명은 제 아버지입니다. 마음 속 깊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그리고 다른 3명은 서로 다른 시간대에 살았지만, 역사 속에서 찬란히 빛나는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간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서로 만나지는 못했지만, 했던 일은 비슷합니다. 그들은 위대한 정복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우리 나라... 고구려의 광개토대제, 몽고의 칭기즈 칸, 그리고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이 중 `알렉산드로스`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으면서도, 그에 대해서는 베일에 쌓여 있는 부분이 많아 사람들은 그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았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이룬 업적은 알지만, 정작 그…(생략)

으로서의 그의 모습을... 아시다시피 우리는 왕이라고 하면 신의 아들이라고 생각해 왔었습니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모두...
그래서 왕은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사람들을 다스릴 수 있는...그러나 왕도 사람입니다. 우리와 똑같은 붉은 색의 피가 흐르는...작가는 `알렉산드로스`란 인물을 신격화시키지 않고, 한 사람으로 그를 대했습니다. 대부분의 소설들이 영웅을 신격화해 소개하지만,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다른 책들과 다릅니다.
작가는 그를 자신보다 앞 선 시대를 살았던 한 사람으로... 자신이 지금 걷고 있는 길을 자신보다 먼저 걸었던 한 사람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그렇게 `알렉산드로스`란 인물의 행적을 뒤쫓은 작가... 그는 이 위대한 인물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됩니다.
그가 가졌을 이상과 생각들... 그리고 그를 방해하는 현실 속의 이런 저런 요소들까지...덧붙여 그와 그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묘사합니다. 그와 친구들과의 우정, 그리고 그의 사랑을 받은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만, 너무 사실적이고 세밀한 묘사는 글의 재미를 반감시킵니다.그의 긴 여정을 쫓아 소설도 전개되지만, 글에는 이렇다 할 재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글이 아니라, `알렉산드로스`란 한 인물의 매력에 흠뻑 빠집니다.
사실적인 묘사가 글의 재미는 반감시켰지만, `알렉산드로스`란 이 위대한 정복자와 그 시대의 정황과 분위기를 이해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당시, 그를 뒤쫓던 그의 친구들과 병사들처럼...그가 어디까지 가려는지 한번 쫓아가 보고 싶은 심정으로 글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무엇때문에 이런 엄청난 일을 벌였을까요? 부귀영화가 보장된 자리를 박차고 힘든 모험의 길을 떠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책 속에 이런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가 원정을 떠나기 전에 모든 재산을 다 나누어 주자 이를 염려한 신하가 묻는다.
"그러면 폐하는 무엇을 가지고 가시렵니까?”
알렉산드로스는 이렇게 답한다.
"나는 희망을 가지고 떠난다." ]
그가 이야기한 `희망`이 무엇이길래 그는 그토록 정복에 목말랐을까요? 여러분도 책을 읽으며 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세상 끝까지 가겠다는 그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지만,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일을 이뤄낸 인물 `알렉산드로스`...
세상은 꿈을 꾸는 자의 것이라고 누가 이야기했던가요? 알렉산드로스...그는 그리스 변방의 작은 나라 마케도니아와 왕자로 태어나 아버지 필리포스의 뜻에 따라 유명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에게 공부를 배우고 잘 자라나 그의 뒤를 잇습니다.
아버지의 의문의 죽음으로 왕위에 오른 그는 그 당시 뒤숭숭한 정세로 위험에 처한 자신의 조국 마케도니아를 구하고, 자신의 꿈을 향해 정복전쟁을 시작합니다.
그 당시 최강대국이라던 페르시아 제국을 깨부순 그...그러나 그의 발길을 멈출 생각을 하지 않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만갑니다. 누구도 그의 발걸음을 막을 수 없다는 듯이...
`알렉산드로스`라 불리우는 이 위대한 인물은 도시와 문화를 창조했습니다. 다양한 언어, 민족, 문화가 하나의 제국 안에서 어우러지는 세계의 건설. 스승 아리스토텔레스의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모든 문화가 하나되는 제국의 성군이 되는 그의 이상은 결국 꿈으로 끝이나고 맙니다.
하지만, 꿈으로 끝난 그의 발자취는 지금도 모든 사람의 가슴 속에 남아 있습니다. 비록 그것이 꿈으로 끝났지만, 그런 꿈을 꾼다는 생각조차 못할 요즘 사람들에게는...여러분은 사람을 안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까?
사실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참으로 알기 힘든 것입니다. 옛말에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란 말이 있듯이 말입니다. 그와 함께 자라고 공부했던 친구들조차 그의 마음을 알지 못합니다. 그의 마음을 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그의 마음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선과 악의 양면성을 모두 가지고 있던 그...이제 그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그의 발걸음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가 가려고 했던 길... 그 길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입니다. 그처럼 정복이란 이름으로 그 길을 걷지는 않겠지만, 그의 뒤를 따라 자신의 갈 길을 스스로 정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