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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평전을 읽고
내가 전태일이란 인물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고1 사회시간에 선생님께서 보여 주신 영화를 통해서다. 영화는 시간이 없어서 바보회 창단까지밖에 보지 못하였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그의 생애에 관해 읽어보기로 하여 큰맘 먹고 "전태일 평전"이란 책을 구매하여 읽게 되었다.
정말 다 읽고 왜 선생님께서 괄호까지 하시며 강추를 외치셨는지 충분히 깨달았다. 전태일의 일생이 던져준 감동은 너무나 크게 내 마음을 흔들었다.
어린시절부터 집안의 사업실패로 인한 아버지의 폭음을 묵묵히 이겨내며 누구보다도 가족들을 위해 보이지 않은 내일일지라도 좌절하거나 타락하지 않고 비록 오늘보다 더 괴로울 내일이라도 참고 견디며 생활했던 그였다.
그는 실패에 절망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며, 최선을 다해 살아나온 결과, 결국은 뜻을 이루었다. 정말 책에 실린 사진을 보면서도 느낄 수 있듯이 그는 인생을 항상 낙관했다. 그리고 정말 놀란 것은 초등학교도 중간에 중퇴한 사람이 남긴 수기와 친구에게 쓴 편지, 일기 등을 보면 어떤 철학자가 쓴 글인 양 그 짧은 글에도 엄청난 생각이 들어있었다.
점점 물질화 되어 가는 인간들에 대한 비판의식이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그가 보낸 청옥에서의 짧은 학교생활은 정말 그 하루하루가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는 말을 할 정도로 행복감에 빠져든 그를 보면 배움에 대한 열정을 모르면서 지낸 내가 자꾸만 부끄러워진다.
언제나 부유한 자들과 없는 자들은 같은 인간이면서 한없이 뛰놀며 재롱을 피울 나이의 어린 시다들은 그 어두컴컴하고 환기도 전혀 되지 않는, 조금만 앉아 있어도 머리에 먼지가 뿌옇게 쌓이는 그런 곳에서 하루에 14시간씩 일을 하며 보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는 그들이 더욱 더 고통스러울수록 사장들이 자신의 돈이 된다고 기뻐하는 그곳을 보며 얼마나 분통이 터졌을까, 그렇게 일을 하고도 고작 한 달에 3,000원밖에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며 그는 자신이 …(생략)
지나온 어린시절처럼 생각나며 얼마나 이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당연하였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근로기준법에 대해 듣고 그가 느꼈을 감정은 참으로 상상도 할 수도 없다. 그동안 빼앗기기만 하고 살아온 자신들이 얼마나 바보같이 여겨졌을 것이며, 또한 그 분노는 얼마나 컸겠는가.
정말 한 달에 단 2번을 쉬면서 아침 8시부터 10시까지 그것도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동시에 드는 일을 하면서 겨우 입에 풀칠 할 정도의 돈을 받고 사는 삶은 상상할 수도 없다. 이것이 어떻게 인간의 삶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그는 결국 최후에 수단을 쓰기로 한다. 이제까지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아니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자신의 목숨을 거는 일을 말이다.
첫 번째, 생각했던 건 자신이 재단사가 되어 시다를 챙겨주는 일, 두번째 노동청의 근로감독관에게 노동실태를 조사한 증거를 보이고 시정해달라고 요청하는 일, 셋째, 돈많은 독지가를 통해 5,000만원을 투자하여 평화시장 안에 모범업체를 만들어 사람대접을 해주고도 얼마든지 장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자 그는 최후의 방법을 생각한 것이다. 자신을 불태워 소외받는 평화시장의 3만 근로자 아니 우리나라 전체의 소외받는 근로자의 영원을 위해 그는 불타기로 한 것이다.
단지 종이 쪼가리에 불과한 근로기준법 책을 손에 쥔 채 거리로 뛰쳐 나온 전태일은 살이 녹아 내리는 고통을 참으며 크게 외쳤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노동자들을 혹사하지 말라!",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그의 정신력과 투지는 대단한 것이다. 온몸이 타는 끔찍한 고통 속에서도 자신의 주장을 외치며 거리를 뛰어다닌 것 자체가 이미 그는 성자가 된 것이다.
짧지만 강인하게 살아온 그의 인생은 다시 이렇게 책으로 만들어져 현대인들의 마음속에서 오늘을 살고 내일을 개척하는 지혜와 용기와 사랑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 책을 읽게 되어 기쁘고 정말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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