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인전기 - 태양처럼 강렬한 황색에의 집념 태양처럼 강렬한 황색에의 집념

태양처럼 강렬한 황색에의 집념
흔히 고흐를 가리켜‘불꽃의 화가’, 또는 ‘태양의 화가’라고 부른다. 참으로 그는 하늘 한가운데서 이글거리며 불타는 한여름의 태양처럼 세차고 뜨겁게 살다가 간 사람이다.
마치 활활 타오르던 모닥불이 갑자기 스러지듯이, 37세라는 젊은 나이에 비참과 고뇌로 이어진 짧은 예술가의 생애를 마쳤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그의 그림들은 그가 가고 난 훗날 그에게 찬란한 영광을 안겨다 주었다.
강렬한 색채로 표현된, 한여름의 밀밭에서 쏟아지는 황색의 태양이라든가, 황색의 달, 별이 빛나는 농촌의 밤하늘, 해바라기, 네덜란드의 단조로운 시골 풍경에 타오르는 태양의 열과 빛을 쏟아 놓았는가 하면, 황색을 바탕으로 하여 그린 초상화 등에서 우리는 한번에 그의 면모를 잘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그는 ‘밝은 빛의 예술가’였다. 그의 그림에 나오는 자연이나 인물들은 한…(생략)

따라 빨갛게 보이기도 하고 노랗게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젊은 화가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순수한 색깔을 캔버스 위에 옮기려고 노력하였다.
한편 같은 무렵, 자연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색채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색깔은 시간에 따라 변한다는, 색깔과 시간의 관계가 과학적으로 밝혀지게 되었다. 이것은 참으로 우연의 일치였다.
이리하여 젊은 화가들은 ‘밝게, 밝게, 더 밝게’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밝은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이다.
고흐가 마네의 밝은 색채의 그림을 보게 된 것도 이 무렵의 일이었다. 누구의 지도도 받지 않고 혼자서 자기 특유의 그림을 그리고 있던 고흐는 동생 테오도르의 주선으로 파리에 왔다가, 마네를 비롯한 젊은 화가들이 그림을 보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고흐의 그림에는 빨강이나 파랑, 노랑의 색깔이 강렬하게 나타나 있었다. 그에게 있어서 파랑은 성스러운 색이며, 빨강은 핏빛과 포도주의 빛인 동시에 사람의 살갗의 빛이기도 하고, 노랑은 차가운 색과 따뜻한 색을 배합하는 색이었다. 그는 이처럼 색깔 그 자체로 하여금 정신을 표현하게 했던 것이다.
이러한 고흐의 색채 감각은 태양을 쫓는 마음에서 절정을 이룬다. 이글거리면서 불타는 태양의 그 강렬한 빛과 그것을 쫓는 지나친 집념, 지나친 정열, 오직 하나밖에 모르는 외곬인 성격이 때때로 절망을 안겨주기도 했지만, 동생인 테오도르는 그에게 화가로서의 성공을 다짐해주고 밀어 준 유일한 격려자요, 협력자인 동시에 이해자였다.
한편 고흐에게는 그림이야말로 살기 위한 수단이며, 세상에 사랑을 펼치는 수단이었고, 신의 진리를 증명하는 수단이었다.
그리고 그의 끝없는 집념과 정열, 이것만이 훗날 그에게 영광을 안겨 준 힘이었다. 색채의 움직임의 신비는 바로 그의 모든 인생이기도 했다.
그래서 더 밝은 빛을 찾아서 문 밖으로 뛰쳐나간 사실주의의 젊은 화가들처럼, 보다 강렬한 색채를 찾아서 남 프랑스의 아를을 찾게 된 고흐는 오렌지와 레몬의 황색의 끝없는 열정을 품게 되었으며, 그러한 아를을 가장 사랑했던 것이다.
황색이 온통 빛나고 있는 그의 그림들은 그림을 그리지 않고는 배겨 낼 수 없을 만큼 지나쳤던 집념과 열정, 그리고 오직 그림 그 하나만을 생각하는 외곬인 그의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