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색자작 - 아홉살 인생 뒷이야기 이어쓰기 아홉살 인생 뒷이야기

<아홉 살 인생> 뒷이야기 이어쓰기
내 나이는 숫자 2개
나는 열 살이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홉 살 때와는 뭔가 사뭇 달랐다.
아홉 살 때보다 좀 더 세상을 알게 되었고 인생을 깨닫게 되었지만 다시 아홉 살 때에 느낀 인생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그렇게 내 아홉 살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곳으로 영영 떠나가 버린 것이다. 하지만 나는 슬퍼하지 않았다. 인생은 흐르는 강물보다 더 빠르게 흘러가기에 그 마지막에 이르렀을 때가 두려운 것이란 걸 아는 나는 이제 겨우 내 나이의 숫자가 2개가 되었음에 기뻐했다. 하지만, 적어도 내 주위의 어른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았다. 아홉 살 때에 내가 별명을 붙여 주었던 월급기계도 그렇다. 그는 한 달에 한 번 월급 받는 것으로 사는 듯했다. 오직 그 뿐이 그가 선생이란 직업을 하는 이유고, 살아가는 이유인 듯했다. 그런데 아무 표정도 없이, 아이들을 잔혹하게 때리는 것을…(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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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아니었지만...
그도 그런 표정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이 조금은 웃겼다.
하지만 보는 앞에서 웃을 수 없어 책상 아래로 고개를 숙이고 키득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월급기계도 흔히 말하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을 느끼는 것 같았다. 어쨌든 그 날 새로운 반을 찾아간 이후로 다시는 월급기계를 볼 일이 없다는 것에 너무 기뻤다.
그는 이제 우리 학교를 떠나기 때문이다. 이런 날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는지... 다들 그래서 인지 월급기계가 떠나는 날 그에게 꽃 한 송이 건네 준 사람은 전교생 중 단 한 사람도 없었다.
한편, 부모님은 여러 가지 일로 더욱 바빠지셨다. 그럼에도 전보다 늘 웃고 계셔서 기분이 좋았지만 왠지 나 혼자라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 조금은 섭섭했다.
그리고 동네 사람들도 제각기 달랐지만 대부분 내가 아홉 살 때와는 눈빛이 다른 것 같았다.
그렇게 비로소 내가 열 살이 되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열 살이 된 것은 기뻤지만 우림이가 전학 간다는 말에 나는 왠지 우울해졌다. 내가 왜 우울한지 잘 모르겠지만 우림이가 전학 간다는 것에 섭섭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기로 애써 외면했다.
반 배정을 하고 집에 오자마자 며칠 전에 잡아 둔 하늘소에게 밥을 주었다. 길다란 더듬이가 너무 멋있어 보였다.
왠지 하늘소도 나와 같이 열 살이 된 것은 아닐까 ?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쉽지만 숲에 가서 하늘소를 풀어 주었다. 열 살이 되자마자 나에게 잡혀 온 하늘소가 불쌍해서였다. 그렇게 열 살이 되었지만 나는 아홉 살, 아직은 그 나이의 마음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내 열 살은 이미 시작되었다. 그리고 난 내 나이를 이렇게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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