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번의 화요일이 지나가는 동안 Tuesdays with Morrie

화창한 일요일. 엄마와 함께 서점에 갔다. 엄마는『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라는 책을 사셨다. 엄마가 보시는 학보에서 선정한 추천도서였는데 엄마가 읽어보시더니 나에게도 읽어보라고 하셨다. 어째 좀 어려워 보이는데…. 처음에는 거부감도 생겼지만 다 읽고 나니 약간은 부끄러운 마음도 들고, 막연하나마나 ‘삶’과 ‘죽음’에 대한 의식도 생겨나는 것 같았다.
모리 슈워츠라는 사회학과 교수가 있다. 루게릭 병이라는 희귀한 병을 앓는 죽음을 앞둔 환자다. 그가 병든 후 죽음이 얼마 남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알고 나서 쓰게 된 아포리즘을 계기로 TV 토크쇼에 출현하고 전국적으로 유명해진다. 그리고 16년 전의 제자 미치 앨봄과 재회하게 된다. 이 책은 그의 제자 미치가 모리 교수가 세상을 떠나기 전 서너 달 동안 매주 화요일에 만나 노은사께서 들려주시는 인생에 관한 강의를 들으면서 시작된다.
미치는 대학을 졸업 한 후 은…(생략)

라인’ 담당 프로듀서에게로 전해지게 되어 인터뷰까지 하게 된 것이다.
미치는 방송을 보고 모리 교수를 찾아뵈었다. 16년 전 보다 수척하고 왜소해 보이는 은사님…. 그는 여전히 미치의 다정한 코치였다(그들은 대학시절에 서로를 코치와 선수라고 불렀다). 모리와 미치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난 이야기, 나이 듦과 병, 그리고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그 뒤로 미치는 화요일마다 모리를 찾아가기로 했다. 모리와 미치의 마지막 수업이 시작되는 것이었다.
그 다음부터 미치는 녹음기를 들고 화요일마다 모리 교수의 집을 방문한다. 모리 교수는 눈에 띄게 쇠잔해지지만 꿋꿋하게 그에게 인생의 의미를 주제로 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사랑을 나눠주는 법과 사랑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 “자기 연민을 통해 약간의 눈물을 흘리고 그날의 나머지는 즐겁게 살아라” “죽게 되리란 사실은 누구나 알지만, 자기가 죽는다고는 아무도 믿지 않는다” “어떻게 죽어야 할 지를 배운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배울 수 있다”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멸망하리” “경험하라, 그리고 감정에 자신을 던지고는 다시 벗어나라” “겪어온 젊음을 부러워하지 말고 나이 듦을 껴안아라” “진정한 만족, 내가 줄 수 있는 것을 타인에게 주는 것” “뽐내지 마라”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일들을 하면 실망하지 않는다”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은 죽어 있는 것” “사랑은 살아있는 방법이라” “죽기 전에 자신을 용서하라. 그리고 타인도 용서하라” “죽음은 생명이 끝나는 것이지 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등의 이야기를. 14번째 화요일이 지난 후 토요일, 모리 교수는 세상을 떠난다. 조용히. 침대에 누운 채로 숨을 거둔다. 현재 그는 웨스턴 뉴턴 근교의 언덕 위 나무 밑,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편안히 잠들어 있다.
이 이야기는 실화이며, 영화화되어 방영되었기도 한다. 책을 덮었지만 확실한 감상이나 느낌이 오지는 않는다. 무엇이, 조금씩, 막연히 다가오는…, 그런 느낌? 바로 확 와 닿는 것이 아니라 생각날 때 되씹어 보는 것이 더욱 진한….
모든 사람이 접하게 되는 죽음, 그것을 앞둔 떠나는 자와 남아 있는 자의 아름답고 여유 있는 마음이 담겨 있기에 이 책은 따뜻하고 아름답다. 모리 교수가 제자에게 남긴 가르침은 세속적 출세와 성공이 아닌 인간답게 사는 것이었다. 사랑하고 사랑 받으며 행복하게 살면서 인생을 즐겨 나가는 것.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가 행하지 못하고 있던 진실 된 삶의 모습이다.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서 남을 사랑하고 인생의 의미를 되돌아 보라 하면, 자신의 여유와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하기에 그보다 더 중요한 일들을 이뤄야 한다며 외면하게 되는 우리들이 아닌가. 이런 현실을 사는 우리들에게 모리 교수는 삶의 대한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의미 없는 생활을 하느라 바삐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아. 자신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느라 분주할 때도 반은 자고 있는 것 같다고. 그것은 그들이 엉뚱한 것을 좇고 있기 때문이지. 자기의 인생을 의미 있게 살려면 자기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위해 바쳐야 하네.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 헌신하고 자기에게 의미와 목적을 주는 일을 창조하는 데 헌신해야 하네.??
그는 인생 안에서 모든 것을 사랑하라고 말한다. 현실에 쫓기는 사람들을 안쓰럽게 바라보며 삶의 의미를 찾기 바라는 모리 교수는 현실을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가슴 깊이 가르침을 전달하는 우리들의 스승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