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사감과 러브레터를 읽고 사감

책이름 : B사람과 러브레터
‘노처녀의 히스테리’를 겪어본 적이 있는가. 난 노처녀는 아니지만 노총각 히스테리는 언제부터인지는 모르나 지금까지 쭈욱 겪고 있다. 그 원인 제공자는 우리 막내 삼촌이다. 자신의 말로는 이제 갓 서른이라지만 서른 다섯이라는 삼십대 중반에 드신지 벌써 8개월 째다. 시골에 내려오기만 하면 우리 할머니부터, 아빠, 작은 아빠, 큰 고모, 작은집할머니, 할아버지 외에도 수많은 친지들께 그렇게 볶이면서 아직도 안가는 이유를 모르겠다. 거기까지면 내가 말도 안겠다. 괜히 그 스트레스를 조카들에게 푼다는 것이다. ‘주위에 예쁜 여자 없어?’부터 시작해서 ‘삼촌 데이트하게 네 통장 좀 빌려 줘라. (이래봬도 모아 논 돈이 좀 된다.) ’ 까지,,, 후- 그야말로 난 죽어난다. 학교문제다 친구문제다 해서 나름대로 복잡한데 삼촌은 굳이 나에게만 닦달이다. 여기 나말고도 노총각은 아니지만 노처녀 히스테리에 시…(생략)

충동이 드는 법, 그녀들은 그 이상한 소리를 쫓아 발길을 옮긴다. 그런데 이게 웬걸? B사감의 방에서 들리는 소리가 아닌가. 그렇게 러브레터 한 장으로 여학생들의 피를 말리던 B사감의 방에서는 연인의 대화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더욱 대담해진 우리의 학생들은 방문을 열고 빼꼼히 방안을 들여다본다. 그런데 방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글쎄 B사감 혼자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가며 목소리를 바꿔가며 쇼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얼마나 외로움에 쩔어 있었으며 여학생들에게 온 러브레터를 널브러 트려놓고... 정말 안타까움의 극치가 아닐 수가 없었다.
세상사람들은 두 부류로 분류된다. 외로움을 즐기는 부류와 그렇지 않은 부류. 우리의 B사감은 두 번째 부류인 것 같다. 외로움과 고독에 치를 떠는 그런 부류. 이런 사람들은 주위사람들의 관심과 애정 어린 시선을 필요로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이 부류들에게는 주변사람들의 충분한 사랑이 더 없이 좋은 약이 된다.
나도 외로움에 치를 떠는 부류이다. 그러나 딱히 남자친구를 만들고 사랑을 한다고 해서 외로움이란 감옥에서 벗어날 순 없다. 난 지금 누구보다도 우리 보모 님의 따뜻한 보살핌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