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클럽을 읽고 the클럽을 읽고

(the클럽을 읽고)
소설 『the 클럽』. 만화가의 소설 쓰기는 처음 시도되는 것도 아니건만 `호기심`이 이 책 앞으로 당겼다고 표현하는 게 좋았을 것이다. 똑같은 스타일만 고수하면 `식상하다`고 너무 변화를 자주 시도하면 `지조 없다`고 깎아내리기 일쑤인 연예계처럼 만화라는 장르도 똑같은 핀잔을 듣기 일쑤라 독특한 만화로 유명하지만 그 이상은 알 수 없다고 생각한 작가의 소설이 궁금했다. 온 세상에 동명이인이 넘쳐나도 이런 몸과 자세와 생각으로 생활을 살아나가는 `나`는 단 한 사람일 뿐이고 평범하기 그지없는 내가 다른 사람에게도 `특별한` 존재였으면 하는 망상이 가장 극대화되는 시기가 사춘기 시절 아니던가. 그런 꿈 많고 평범한 아이들 중에 특별한 소수정예만이 선택된다는 클럽. 거기다 소스로 들려온 영화화 소식도 얇은 내 귀를 팔랑거리게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고 말이다.
평범하기 짝이 없지만 솔직한 표현과 …(생략)

력적인 설정 아래 클럽에 들어가기 위해 안달을 하며 나미와 함께 클럽 가입 신청자들을 지켜봤는데, 다만 `외롭거나` 미치도록 `심심한` 사람들, 가슴이 터질 정도의 `아픔`을 가진 사람들로 신청자들의 면면을 안타까울 정도로 잘 보여주면서 기대감을 부채질한다. 멤버들의 개인기는 어떤 것일까? 뛰어난 초능력자? 아니면 천의 목소리? 그러나 이런 기대감은 가혹한 가입조건으로 나미가 클럽의 실체에 다가가지 못하면서 『the 클럽』은 깔끔하게 프린터로 인쇄되어서 나미에게 왔던 답장 외의 것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솔직히 매력적인 이토의 눈에서 레이저 빔이 나온다고 해도 난 놀라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만화 『20세기 소년』에서의 켄지일파에 끼지 못하고 그들의 어린 소년다운 발상을 지켜보기만 했던 `친구`가 그 스케치북을 토대로 한 바이러스 대란을 일으키는 일처럼 그 실체에 다가갈 수 없음으로 갖게 되는 기대감으로 『the 클럽』은 상상의 여지와 더욱 은밀함을 갖게 되지만, 결국 아무 실체도 보여주지 않아 정말 온갖 가능성과 상상들이 `바이러스 대란을 일으켜도 백신조차 난 몰라~`가 되어버리는 기괴한 현상을 낳았고, 책에 대한 기대치를 배반당한 듯한 허망한 기분을 찌꺼기로 남겨놓았다. 이 책은 특별하고 싶었던 소녀의 로망을 너는 내게 특별하다는 한 소년의 고백을 이용해 로맨스물로 밀기에도, 사실일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뛰어난 나미의 `감`을 토대로 꿈으로 독특한 클럽일원의 능력으로 클럽의 실체를 살짝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하고 추리물로 밀어버리기에도 모두 부족한 감이 있다. 그냥 포기하는 것 없이 현실에 안주해 버린 소녀의 `클럽가입 거부기`로 결론 내리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왠지 억울한 건 어쩔 수가 없다. 부풀려 놓은 그들의 실체가 기대치를 배반하는 게 작가는 두려웠던 걸까, 아니면 그냥 상상의 여지를 남겨둔 어떤 소설이란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었던 걸까. 난 아직도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