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김진명 저 를 읽고나서 우리들의 살아있는 신화

지난 겨울,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우연히 접하게 되었던 [아버지]란 짤막한 한 권짜리 소설에서 난 가슴 깊은 곳에서 샘솟는 감동과 용기를 느낄 수 있었다.
가족과의 절박한 사랑에서 보여주는 애처로움, 헌신적인 친구들로부터의 마음 따뜻한 우정, 그 모두가 삭막한 세상에 길들여진 우리들의 마음에 가슴 뭉클한 뭔가를 심어 주었다.
우리들에게는 끝까지 당당하려는 아버지들의 모습은 우리가 곤히 잠든 자정이 넘은 시간에 처진 어깨를 겨우 추스르고 귀가하는 모습과는 다른 이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요즘과 같은 불경기에는 비단 우리가 잠든 때가 아니더라도 힘없는 아버지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읽은 이 소설에는 우리 일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너무나도 평범한 한 가장이 암에 걸리면서 겪는 주위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가족과의 절실한 사랑을 담고 있다.
가족과 그 흔한 …(생략)

었다.
또한, 그의 주위에는 그를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포장마차 주인, 직장 상사, 심지어 술파는 사람까지, 그의 투병 생활에 용기를 불어 넣어 준 사람들이었다.
이런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족들의 외면에서 느끼는 서러움을 견딜 수 있었지 않았나 하고 생각해 본다.
그렇게 외면한 하던 가족들도 아버지의 죽음 선고 앞에서는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죽음이라는 최후의 길 앞에 서서야 후회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가족들이 아버지의 병 소식을 알게 된 후부터 가족들의 관심은 온통 그에게 집중된다. 이런 가족들의 관심으로 인해 그는 오히려 자립심을 잃어가게 되고 결국은 죽음 앞에서 당당하리라던 의지가 깨어지고 만다.
마지막, 그가 떠나가던 날, 많은 이들이 흘리던 눈물은 단지 누군가의 죽음으로 인한 단순한 슬픔의 표현만이 아니다. 누군가를 애도한다는 단순한 의미에서 벗어나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세상에서 잠시 여유를 가지고 주위를 둘러보도록 일깨워 주는 속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요즘같이 어려운 시절에 아버지들의 어깨는 더욱 처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우리의 영원히 살아있는 신화인 아버지를 더욱 격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