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이대`를 읽고 수난이대

『수난이대』를 읽고 (지은이 : 하근찬, 출판사 : 하서출판사)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작가 ‘하근찬’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모은 『수난이대』에는 ‘수난이대’, ‘흰 종이 수염’, ‘전차 구경’, ‘일본도’, ‘삼십이 매의 엽서’, ‘준동화’, ‘노은사’, ‘여제자’가 수록되어 있다. 이런 작품들에서 작가 ‘하근찬’은 1945년 해방 전후와 6?25 전쟁 전후의 우리 민족의 슬픔을 주로 다룬 것 같다.
‘수난이대’는 2대 째로 징용과 전쟁으로 아버지는 한쪽 팔이, 아들은 한쪽 다리가 희생된 이야기이고 ‘흰 종이 수염’은 한 팔을 잃고 돌아온 징용 노동자 가족의 비참한 현실을 어린 아들의 시각에서 그린 작품이다. ‘전차 구경’은 옛날 전차 운전수가 손자를 데리고 소풍을 가서 본 구경거리가 된 전차를 보고 비감에 젖는다는 내용이다. ‘일본도’, ‘삼십이 매의 엽서’, ‘준동화’는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일본 문화를 비…(생략)

없는데’ 하는 내용이 나온다. 전쟁이 징집 된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 뒤에 남은 가족들에게도 얼마나 비참한 것이었을까? 작가는 이러한 비참함을, 진수를 데리러 가는 만도의 회상으로 거듭해서 나타내었다. 그리고 이러한 역사적 증언을 통해 우리에게 더 실감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 같다.
아버지와 아들은 외나무다리를 건너며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다. 진수는 만도에게 업혀 외나무다리를 건너며 “이래 가지고 나 우째 살까 싶습니더."라고 하지만 만도는 진수에게 “우째 살긴 뭘 우째 살아. 목숨만 붙어 있으면 다 사는 기다.” 라고 한다. 나 같았으면 절망한 나머지 살아갈 희망을 잃고 불행한 나날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수난이대’ 속 아버지와 아들은 절망하지 않았다. 불행한 현실을 어떻게든 극복하려는 의지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하근찬’은 해방 전후와 6?25 전후 시기를 많이 다룬 작가이다 보니 그의 작품에서는 대부분 혼란스럽고 어두운 느낌이 났다. 하지만 계속해서 읽어보니,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라는 말처럼 강인하고 세찬 생명력과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러한 것들을 통해 나는, 우리 민족이 역사적으로 수많은 수난과 비극을 당했지만, 강인한 정신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