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 독후감 식구

한창 예민했던 사춘기 시절, 나는 이 시집을 읽고 또 읽으면서 ??그래, 이 넓은 세상에서 평생 나를 믿어주고 이해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나 혼자뿐이야.?? 라며 스스로 ??홀로되기??를 자처 했었다. 당시 부모님과 나는 서로에 대해 깊은 실망을 느꼈고, 끊임없이 서로의 가슴에 아픈 생채기를 내는 위태한 나날들이 반복되던 시기였다. 그렇게 가족에 대해 회의했던 몇 년의 시간이 흐름 지금, 김별아의 ??식구??를 읽으면서 나는 가슴 한켠에 자리했던 그때 그 시절 상처받은 찌꺼기를 비로소 떨쳐 버릴 수 있었다. 누구나 혼자가 아니라, 생명체라면 누구도 ??가족??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그 한 구절에 나의 무지함을 깨달았던 것이다. 아니, 어쩌면 난 알고 있었음에도 그 진실을 받아들이길 거부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가족은 나를 닮은 낯선 타인??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가족이라는 테마 아래,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과 결혼, 선택한 …(생략)

죽이는 방법이다. 더 이상 불행해지지 않기 위한 선택을 넘어 더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을. 결혼이 아니더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모두가 덜 상처 받고 더 빨리 치유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이혼이 판치는 이 세상에서 그녀는 그 선택이 행복한 것일 수도 있다고 ??감히?? 말한다. 다만, 여기서의 행복이란 아이의 문제를 전제하지 않은 개인의 행복을 말하는 것이다. 개인의 삶이 가장 중요함을 그녀는 말한다. 매우 이기적으로 들린다. 그녀의 이러한 논리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특히 여성의 입장에서, 아내로서, 딸로서, 며느리의 입장에서 본 다양한 풍경들 속에서 나타나는 자아실현에의 절박함은 어찌보면 그녀가 하지 못했던 것이기에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닐까... 그녀의 이러한 이야기가 더욱 감칠맛 나게 읽히는 이유는 글 중간 중간에 양념으로 들어간 창작이야기로 인함이다. ‘백설공주 엽기전’,‘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시),‘즐거운 소풍
‘을 읽노라면 가슴이 시리다. 때론 구구절절한 사연보다 이러한 짤막한 이야기 한 토막이 더 가슴에 닿을 때가 있다. 그녀가 궁극적으로 얘기하고자 하는 가족은 광고속의 한 장면처럼, 완벽하게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너무 가까운 사이여서 서로 보듬고, 서로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주는 나의 가족이고 너의 가족이고 우리 모든 가족의 모습이다. ’게 요리처럼 맛은 있지만 우아하게 먹기는 힘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은 내 가슴을 설레게 하는 환상적인 그이가 아니라 화장실의 휴지가 다 떨어 졌다고 변기에 앉은 채 소리쳐 부를 수 있는 가족의 모습이다.‘ 우리는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가족이라 불리우는 이러한 이상한 사람들을 사랑하며 살아간다. 우리의 자화상이다. 인류가 존속하는 한,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