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언 스텐더즈`를 읽고 독후감 `코리언 스텐더즈`를 읽고

`코리언 스텐더즈`를 읽고
솔직히 말해서 이번 소설은 작가가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는지 구체적으로 와닿지 않는다. 농촌, 운동권 모두 90년대에 태어난 우리와는 거리감이 먼 단어이다. 물론 정치적으로나 언론, 방송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그에 관한 소식들을 듣긴 하지만 직접적으로 겪는 것이 아닌, 간접적으로만 접했기에 크게 감흥이 일지 않았다. 그저 투쟁운동과 같은 저항운동 등을 하지 않고 행복하게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 소설은 현대에는 많이 퇴색되어 의미가 차츰 잊혀져가고 있는 그 무언가에 대한 안타까움, 그러한 현상을 통한 사회의 어두운 면모의 한 단면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 `그 무언가`의 소실, 의미의 퇴색은 현대를 이루고 있는 이데올로기들의 횡포와 의미가 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의 일반적인 사회를 이루는 이데올로기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이다. 이것의…(생략)

자신을 더 관리하고 자신을 더 챙기기보다 남편을 좀 더 배려해주고 자식을 챙겨주는, 그리고 자식이 어떠한 일을 해냈을 때 남들보다 더, 자신이 이뤄왔던 일보다 더욱 좋아해주는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아주머니의 모습을 대표해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아주머니의 모습 또한 사회문화적 분위기의 측면에서 코리언 스텐더즈라고 볼 수 있다. 또한 鄭선배의 경우 청춘의 이상을 접고 자본주의라는 코리언 스텐더즈에 순응하여 그러한 사회에 자리잡고, 스텐더즈의 횡포를(돈으로 매각하여 부리는 죄책감없는, 도덕을 상실한 매춘행위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일상인 것 마냥 누린다. 이것은 자본주의 아래에, 자본주의의 횡포 때문에 그 앞에 무릎 꿇은 인간의 도덕성, 정신적 가치의 상실을 보여주는, 코리언 스텐더즈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사회의 어두운 문제를 상징이라는 방법으로 소설로 표현하는 데 있어서 김승옥 작가와 비슷한 것 같다고 느꼈다. 그리고 UFO의 등장이라던가, 크롭 서클과 같은 황당한 상황소재들을 통해 사회문제, 이 소설에서는 제목과 같이 코리언 스텐더즈를 더욱 더 극(極)적으로 표현하고 그렇게 몰아 궁극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작가의 의도라고 생각된다. 저번주에 읽었던 김애란의 소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고, 주제도 많이 무거워져서 하늘의 구름 위에 붕뜬 느낌으로 소설을 즐기는 것이 좋았던 나로써는 다시 어두운 공기를 머금은 또다른 부분의 현실의 땅을 밟은 것 같아 썩 유쾌하지 않았고, 삶이 갑자기 한층 더 무거워진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