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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감과 러브레터
이 이야기는 근. 현대 소설에서 보기 힘든 조금은 황당하고 웃기기까지한 이야기이다. 일제시대 하 뒤틀린 사회상을 폭로하거나, 그에 길들여진 사람들을 비판, 풍자하는 등의 심오한 배경이 아닌 여학교의 기숙사를 배경으로 이중적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남학생이 보낸 러브레터를 무엇보다도 미워해 그를 받은 여학생을 심하게 나무라는 딱 장대 노처녀 B사감은 독특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 밤마다 러브레터를 실감나게 일인 이역을 맡아 연기하며 읽는 것. 낮과 밤이 극명하게 바뀌는 것처럼 러브레터를 혐오하는 모습과 그 러브레터를 실감나게 읽는 두 양면성으로 인간의 이중성을 풍자한다. 어느 날 밤, B사감의 목소리를 듣고 깬 세 처녀는 소리를 찾아다니다 한밤중 난데없는 사감의 연기를 보게되고, 그들은 그녀를 조롱하기보다는 동정하고 눈물마저 흘린다.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이 두 양면성은 해설을 본 후, 그제 서야 이해하게 되었다. B사감의 유교적 남성관을 가진 한 면과 이성을 갈구하는 또 다른 이면의 충돌이 빚어낸 웃지 못할 딱한 이중성이었다. 세상이 바뀌어 자신도 예수교를 믿지만 봉건적 남성관을 가진 아이러니한 그녀의 면모가 우습기도 하고 그런 아이러니가 나에게는 없는지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겉으로는 새로운 물결에 휩쓸려 겉으로는 새롭고 세련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안으로는 그 세련됨은커녕 시대가 흘러 맞지도 않는 가치관을 주장하며 살고 있지는 않나 하는 아이러니 말이다. 그리고 요즈음 차가워진 세상에서 찾기 힘든 그녀를 동정하는 세 처녀에게서 따스한 인간적 면모를 볼 수 있었다. 겉과 속이 달라 이중성을 가진 불완전한 인간을 감싸고 동정할 수 있는 세 처녀. 어느 시대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요즈음 메마른 사회에서 세 처녀의 존재는 더욱 중요하고 꼭 필요한 사회의 따스함이 아닐까 한다. 그저 한 노처녀 사감의 황당하고 웃기기만 해 보이는 이야기를 담은 이 짧은 소설의 속뜻은 글자 수에 비해 터무니없이 깊어만 보인다. 그 깊어만 보이는 속…(생략)
뜻을 볼 수록 이를 풍자한 작가의 솜씨에서 감탄만이 느껴졌다. 이중적인 한 인간과 그를 비웃지 않고 동정하는 세 처녀, 어쩌면 그 시대만이 아닌 우리 사회에서도 B사감은 다른 모습을 가진 채 존재할 지도 모른다. 그를 따뜻이 감사 안고 동정할 세 처녀가 존재 할 때 우리사회는 더욱 따뜻해지고 인간적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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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감과 러브레터를 읽고 B사감과 러브레터를 읽고- 2 .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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