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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감과 러브레터
러브레터 즉, 사랑의 편지를 받아본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받아보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하고 컴퓨터 강국이 된 지금 세태에서는 아마 편지라는게 조금은
촌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로 내 감정을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은 편지라고 생각한다. 옛날에는 지금같이 통신과 교통이 그닥 많이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편지가
아마 가장 큰 통신수단이었을 것이다. 거기에 비추어 봤을 때 사랑하는 여학생에게
남학생이 편지를 보내는 것은 아마 지극히 정상일 것이다. 왜냐하면 학생들은
청춘이니까 말이다. 끓는 피를 억제할 수도 없을 것이고, 또 막는 다고 안 할 그런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이런 감정을 중간에서 가로 막는다. 이유는 오직 하나, 공부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 이 책을 보면 배경은 여학교 이다. 이 학교에는 아름다운 여학생들이 많기로 소문이 나있었기 때문에 러브레터가 많이 오곤 했다. 하지만 이것을
눈꼴 시려워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 사람은 바로 사감 선생님이다. 이 사감 선생님으로
말할 것 같으면, 아직 결혼하지 못한 40대 가까운 노처녀 이다. 자신은 아직 결혼하지도
않았고 또 애인도 없는데 자신보다 어린 애들이 서로 사랑을 주고 받으니 감정이
복받쳐 오기도 할 것이다. 사감선생님의 이러한 마음을 이해하는 이유는
나 또한 그러기 때문이다. 주위에서 친구들이 남자친구들과 사랑을 속닥거리면 정말
뭐라 말할까 괜히 질투심이 생긴다. 주위의 친구들도 이러한데 하물며 결혼 못한
노처녀의 마음이란... 이해할만 하다. 아무튼 이렇게 러브레터 오고가며 사감선생님의
눈이 반짝 거릴 때 즈음, 학교에서 해괴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여자의 간드러진 목소리와 함께 남자의 목소리 또한 들렸던 것이다. 이것을 밝혀 보고자
했던 것은 3명의 여학생이었다. 사감 선생님께 들키면 바로 퇴학을 당할지도 모르는데
이러한 일을 벌이는 것을 보고 여학생들은 놀라워 했다. 그렇지만 이런 연애를 궁금해…(생략)
해서
용기있게 들엳다 본 3명의 여학생은 기겁을 한다. 그 사랑의 속삭임은 바로 사감실에서
들려왔기 때문이다. 그 무서운 사감 선생님 방에서 누군가 겁도 없이 사랑을 속삭이다니
3명의 여학생은 아마 궁금증이 더 커졌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몰래 문을 열어보니
사감선생님 혼자서 여자 역할과 남자 역할을 나누어 가며 혼자서 사랑을 속삭인 것이다.
그 학교 여학생들에게 온 러브레터를 다 찢어가면서 말이다.
나는 이 대목에서 정말 사감 선생님이 너무 불쌍했다. 외모는 늙어가기 때문에
점점 더 초라해져만 가는데 애인하나 없기 때문에 자신 혼자서 역할극을 하다니...
약간은 코믹하면서도 가련한 이 여인, 사감 선생님. 학생들에게는 절대적인 위엄을
보이면서 가식과 위선을 들어내 보이던 그 선생님. 저녁에는 그 억압에서 풀려나서
자유롭게 환상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선생님의 이중적인 성격이 이 책의 묘미를
더해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만약 선생님이 정말로 절대적인 성격을 가지고
사랑의 ‘사’ 조차 꺼내지 못하게만 하였다면 아마 이 선생님은 욕만 얻어 먹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중적인 성격 그러니까 낮에는 가식과 위선에 가득찬 성격. 저녁에는 사랑을 만들어내는 환상을 보이는 성격. 때문에 이 선생님은 불쌍하게도 보이고 약간은 재밌게도
보인 것 같다. 나는 아직 자라나는 청소년 이지만 이 선생님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봤을 때 충분히 이해는 갔다. 정말로 내가 늙어져서 초라해져 가고 힘은 없어져 가고
내 곁에 아무도 없을 때 느낄 고독함과 외로움. 겪진 않았지만 충분히 겪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면 이 선생님을 통해 진정으로 나타내고자 하는 바는 과연 무엇일까?
나는 아마도 사회에 나와서 욕구 표현이 봉쇄된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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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감과 러브레터를 읽고나서 B사감과 러브레터- 2 .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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