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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역사 21세기
2011년 최초의 복제인간 중국에서 탄생
2015년 암유전자 완전해독
2016년 핵전쟁
2022년 화성에서 화석발견
2031년 세계인구 100억명 돌파
2036년 대공황
2037년 미국 시애틀 대지진, 중국 대만 합병
2050년 미국 스러지고 중국 최강국으로 부상
2084년 인간 최초로 화성에 도착
2099년 지오르다노 우주 탐사선 발사
21세기의 대략적 연보다.
2112년 3월 LA에서 쓰여진 이 책은 불과 10여년 밖에 지나지 않은 21세기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들만을 골라서 정리하고 있다. 22세기를 이제 막 시작한 우리가, 지난 100년의 역사에서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사실들을 돌이켜 봄으로서 미래에 있을 변화와 삶의 방향을 조금이라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지난 21세기는 인류가 좀더 보편적 진리에 따라 아름답게 발전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세기로부터 아무런 반성 없이 이어져온 자유방임 자본주의의 팽창과, 자연과 인간 본성에 대한 무시, 기술의 발전에 앞서 정의되어야 할 윤리에 대한 고찰의 부족 등이 상승 작용을 일으켜 많은 문제점이 있었던 한 세기였다. 여기에 자연 재앙과 우리의 우둔함에 기인한 핵전쟁, 그리고 해묵은 인간 행동의 축적된 산물인 환경문제가 겹쳐져 나타났으며, 그 결과 고통과 신음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숫자는 전 세계적으로 볼 때 20세기 보다 결코 줄지 않았다. 미국만 하더라도 아직 전체 인구의 상당수가 로봇 수리 등 육체적인 일을 하면서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다. 아프리카와 일부 아시아 국가들의 궁핍과 그 국민들의 고통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20세기에 비하여 21세기의 기술은 엄청나게 발전되어서 질병의 대부분이 극복되었고, 따라서 문명 세계에 사는 인간들의 수명은 엄청나게 늘어나게 되었다. 로봇, 안드로이드 등의 출현으로 많은 사람들이 육체적 노동에서 해방되었다. 더 이상 자녀들을 직접 임신하지 않고…(생략)
유전자 회사에 주문하여 다양한 형질을 주문하여 생산(?)할 수 있게 되었으며, 결혼도 남녀를 가리지 않고 할 수 있게 되어, 원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릴 수도 있게 되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네트웍의 일부로서 접속되어 있으며, 가상현실이 지원되지 않는 삶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가상현실의 도입 초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가상현실에 중독되어 엄청난 수의 치료센터가 필요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교통수단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하이퍼소닉 여객기로 지구상의 모든 지역에 한두 시간 이내의 갈 수도 있고, 운전은 모두 자동화 되어 더 이상 운전사가 필요하지는 않다. 또한 혁신적인 아원자 엔진이 만들어져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우주 여행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조만간 제3세대 양자 컴퓨터인 타플리네타가 인간의 머리 속으로 들어와서 인간의 기억중추와 감정중추에 결합되어 우리의 사고를 지원하게 될 것이다. 바야흐로 인간의 진화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오늘날까지의 우주 탐사에서 십수 광년에서 수십 광년 이내의 거리에 있는 행성들 중에서 지구와 유사한 환경을 갖춘 행성들이 상당수 발견되었다. 우주 식민지가 그리 먼 것만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많은 기술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인간의 근본적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다. 우리 인간은 결국은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세상은 아직도 이기주의와 물질에 대한 욕심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20세기 말에서 21세기 초에 이루어졌던 여러 환경 회담들이 이런저런 국가 이기주의로 결렬되었었고, 그 결과는 지금까지도 지구적 차원의 재앙을 불러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가 배불리 먹고 마시고 있는 동안에도 극빈국의 국민들은 기아와 질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마실 물이 부족하여 이웃나라를 침략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 22세기에는 이러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인가?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우리가 나날이 발전시켜가는 이 엄청난 기술이 다 무슨 소용인가? 깨알만한 양심에 수십층짜리 기계로 몸을 개량시킨 기계괴물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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