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개미
나도 이제 중학교 3학년이 된다. 사람들은 그런다. 중학교 3학년때가 되면 모든 것에 쫓기기 마련이라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고등학교 진학만이 문제가 아니라 이제 더 이상 아이가 아니라는 생각도 문득 든다. 그래서 이번 겨울 방학은 나에게도 아주 중요한 시기였다. 책 읽기를 게을리 하지만 곧 읽고 싶어도 시간이 없어서 못 읽을 것 같은 예감에 허겁지겁 책을 먼저 펴 들었다.
겨울방학이 시작할 무렵부터 불과 얼마전 까지 읽은 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소설 `개미` 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작가 1위 , 그리고 전년도 베스트 셀러 1위도 바로 그의 작품 이었다. 그래서 `나무` 라는 책을 읽어볼까도 했지만, 초등학교 시절 난 개미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글을 떠올리며 이번엔 개미를 택했다.
시작부터 책은 흥미 진진 했다. 첫 페이지를 여는순간 `다음 네줄을 읽는 동안의 당신…(생략)

을 버리고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자고 말했다. 그 때 개와 이를 아무리 생각해도 그 둘의 차이점 밖에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내가 한심했었다. 또 교과서에서 페로몬에 대해 배우고 개미에 의사소통에 대해 배울때도 , 개미가 과학적이며 치밀하고 어떤 면에서 보면 사람과 낫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는 좀 알 것 같다. 수개미 327호는 위기의 상황에서 몇 십번이고 벗어났다. 그리고 함께 제국을 이루고 있는 개미들에게 그 위험을 알리기 위해 힘썼다. 그 모습이 , 어떻게 사람보다 못 낳다고 할 수 있을까 ? 위기에 처한 동료 개미에게 그들은 선뜻 자신이 가지고 있는 페로몬을 나누어준다. 피를 나누고 혈을 나누는 것이다. 그들에게 페로몬을 나눈다는 것은 사람이 헌혈을 한다는 의미와는 조금 다를 수 있다. 페로몬은 모든 의사소통의 기본이며 또 적에게 자신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의 떼어 나누어 주는 것이다. 그렇게 제국의 위기를 막아내고 서로 사랑하고 번식하고 끈질기게 이 세상에 존재해 왔다.
언젠가는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우리가 개미같은 존재 라는 것. 물론 넓고 넓은 우주속에 아직까지 밝혀진 생명체라고는 인류와 지구에 사는 것들이 전부이지만 . 그 우주가 개미처럼 작을 수 있다는 생각 말이다. 물 한 양동이가 개미굴에는 홍수가 되는 것처럼, 지구에 있는 모든 재앙도 인류보다 큰 존재가 인류에게 보내는 작은 재앙 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개미는 과학적이다. 다시 말해 개미는 사람과도 같다. 몇몇 사람들은 그런 존재들에 이름에 `따위` 라는 말을 붙여 무시하지만 그들도 개미의 저력을 알아야 한다. 세상에 하찮은 존재는 없으며, 인류가 견제해야 하는 것은 자연재해뿐만이 아니라. 존재하고 있는 모든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개미뿐 아니라 모든 동물 식물들도 다 생각하고 행동하고 대화한다. 그것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이 세상에 모든 것들이 적당히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류가 이 세상을 주도하는 최고의 생명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사람들의 오산 일수도 있다. 개미는 과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