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제국을 읽고 개미제국

<독후감 과제>
- 개미제국의 발견 -
이제는 이미 널리 유명해진 책이 된 “개미제국의 발견”은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동물행동학자 중에 하나인 서울대학교 최재천 교수가 ‘과학의 대중화’라는 지대한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쓴 책이다. 이 책의 이미 어린 아이들에게는 동화 속의 부지런한 동물로써, 그리고 생물학자들에게는 인간과 맞먹는 생물량을 가지고, 바다나, 극지방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심지어 인간이 사는 아파트 안까지..)에 서식하며 놀라운 사회적 응집력과 ‘농경’, ‘전쟁’, ‘노예사역’ 등 인간과 유사한 사회행동을 이미 수천만 년 전부터 이룩해온 경이로운 동물로 관심을 받고 있는 ‘개미’라는 생물을 그 주제로 삼았다. 한마디로 생물학(특히 곤충학이나 동물행동학)의 전문가와 비전문가, 아마추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환상적인 주제인 것이다. 특히 이 책의 저자는 실제로 열대지역들을 탐험…(생략)

공을 생물학계열로 할 것이고, 어렸을 때부터 생물에 꽤 관심 있는 편이어서 개미를 비롯한 여러 동물들에 대한 다큐멘터리 등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자살공격을 하는 개미계의 ‘가미가제’ 격인 목수개미나 평평한 이마로 굴을 막고 지키는 거북이개미 등과 같은 개미 등에 관한 정보도 있었다. 그 외에 개미와 공생관계를 맺고 있는 생물들, 개미를 이용하거나 잡아먹는 천적들, 개미사회 내의 내분이나, 개미집단들간의 전쟁 등도 상당히 흥미로운 내용이 될 것이다. 물론 이 책에도 어느 정도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솔직히 서양에 비해 교양과학서적도 익숙지 않고 일반 사람들의 과학수준이나 관심도 좀 낮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수준을 반영하여 쉽게 쓰다보니(물론 그것이 바로 저자가 의도한 바였지만..) 서양의 교양과학서적들에 비해 약간 수준이 낮은 듯한 느낌이 든다. 특히 ‘이기적 유전자’나, ‘이타적 유전자’가 같은 지금도 생물학계나 사회에서 치열하게 논쟁이 되고 있으며, 상당히 수준이 높은 편인 책들을 읽고 또 좋아하는 사람들로써는 약간 밋밋하게 느낄 수도 있는 책이다.(나 같은 경우가 그랬다.) 특히 이 책에도 유전자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자연선택을 분석한 게임이론적인 부분이 나오는데 여기에 관해서 자세한 설명이나, 예리한 통찰력이 상당히 부족했었던 것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실망스러웠던 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이 책에서 저자는 개미사회에서 실제로 여왕개미가 여러 마리의 수컷으로부터 정자를 받아들여 자식들을 생산하므로, 실질적으로 일개미들은 의붓 자매로써 유전적 연관관계가 50%보다 적음에도 불구하고, 일개미들이 각자 자식을 낳아 기르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경우에 대하여, 개미사회의 역사에서 잔혹한 군주들이 있었기 때문에 반란을 제압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하나, ‘이타적 유전자’에 보면 비슷한 문제(벌들에 관해서도 이러한 비슷한 문제가 있다. 결국 그들은 유연관계가 가까운 사회성동물들이니까)에 관하여 설명한 훨씬 예리한 통찰력을 참고한다면, 각자 이기적 욕구를 지닌 일개미들간에 상호견제에 의해서 그러한 균형이 이루어짐을 예상할 수 있다. 즉 여왕의 자식보다는 자기 자신의 자식이 더 유연관계가 가깝지만, 그에 못지 않게 다른 자매의 자식보다는 여왕의 자식이 자신에게 훨씬 유전적으로 가까우므로 결국 여왕의 자식을 돕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물론 저자가 일부러 이런 자세한 내용까지는 언급하지 않고자 했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느 정도 실망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볼 때 상당히 괜찮은 책이라는 사실만은 인정하지 않을 수 가 없다. 특히 앞에서도 말했듯이 아직 교양과학서적이라는 문화가 제대로 자리잡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학자가 이런 책을 썼다는 것이 상당히 기쁜 일이고 앞으로 과학 한국의 미래를 위해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앞으로 국가의 발전은 거의 순전히 과학의 발전정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도 그렇게 되어가고 있으며, 시간이 갈수록 그러한 경향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히 몇몇 학자들이 뛰어난 성과를 거둔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과학이 친숙한 학문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국민 전체의 과학적 교양과 관심이 증가해야 한다. 그래야만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과학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목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훌륭하고 재미있는 교양과학도서가 절실히 필요하다. 물론 서양의 발달된 교양과학도서를 수입해서 쓸 수도 있겠지만, 역시 우리나라 사람의 정서와 수준은 우리나라 작가와 학자들이 가장 잘 아는 것이고, 따라서 국산 교양과학도서가 많이 쓰여져야 하는 것이다. 이 책 ‘개미제국의 발견’은 그 선두주자와 같은 역할을 하였으며, 상당히 유명해졌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각종 과학관련 도서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서양의 상황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과학서적 자체도 비교적 적고 사람들의 관심이 많이 없는 편일뿐더러 있는 거라고 해봤자, 학교교재나, 문제집정도이고 얼마 안 되는 교양서적들은 자료의 부족 등으로 서양서적에 압도적으로 밀리고 있다. 교양과학서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소위 ‘쓸만한 책’으로 추천되는 과학도서들은 거의 언제나 어김없이 서양과학도서임을 절실히 느꼈을 것이다. 오늘날의 이공계기피현상이나, 우리나라 과학도들의 창의성의 부족 등도 결국 이러한 교양과학서적의 부족으로부터 유래했을지도 모른다. 어렸을 때부터 과학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부족한 채 그저 과학을 돈벌이를 위한 기술학문정도로 여기게 된 풍조가 과학자들을 경시하고, 또 학생들로부터 이공계를 떠나, ‘돈벌이를 위한’ 다른 학문을 택하도록 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는 설사 과학자나, 수학자가 돈을 많이 못 벌지라도, (물론 개중에는 엄청난 갑부가 된 사람도 있지만) 사람들로부터 매우 존경받는 직업이고, 본인도 스스로의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며, 순수한 학문을 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순수과학자의 경우 ‘밥 굶어죽기 십상’이라는 말을 듣고 연구원들도 ‘연봉이 낮다는’ 이유로 무시당하는 실정이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선진국으로부터 기술을 많이 들여와 값싼 노동력으로 제품을 만들어 재수출하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대신 기존의 것을 좀더 정밀하고 값싸게 만드는 ‘기술’을 닦아 그럭저럭 먹고 살아왔지만, 각종 새로운 첨단기술을 개척해나가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이제는 더 이상 그러한 것을 기대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과학경시풍조와 순수한 과학적 열정의 상실은 우리의 미래에 크나큰 장애가, 아니 위협이 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정부나 각종 대학에서 나름대로 여러 가지 지원이나 정책도 마련하고 사실 우리 학교도 그러한 목적으로 설립되게 되었지만, 그런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어린 아이들이 도서관에 가면, 동화책보다는 과학도서를 먼저 집어드는 나라, 하다 못해 만화책을 보더라도 과학만화를 보는 나라, 국민들이 각종 과학관련이슈를 듣고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어렴풋이 나마 문제를 이해하고 서로 진지하게 토론을 할 수 있는 나라, 과학자들과 과학도들이 정말 다른 것 생각하지 않고 오직 과학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나라, 베스트 셀러 목록에 과학부문베스트셀러라고 조그마하게 따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전체 서적 베스트셀러 목록에도 과학관련서적들이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만 이 나라 대한민국의 진정한 과학발전의 미래가 확립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책들이 더욱 많이 발간되어 21세기 과학 한국의 미래를 위한 초석이 되길 기대하며 이 독후감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