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 여우를 읽고 나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톰이라는 아이이다. 톰은 겁이 많고 숫기가 없어서 참고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고 동물을 싫어하는 아이였다. 톰에게는 피티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피티는 기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서 그런지 머릿기사글을 잘 지었다. 어느 날 톰의 엄마와 아빠가 유럽으로 자전거 여행을 가기위해 두 달간 톰을 밀리 이모네 농장에 맡기는 바람에 톰은 어쩔 수 없이 농장에서 지내게 되었다. 단짝친구 피티도 없고 텔레비전도 없는 농장에서 지내니 지루하기만 했다. 톰은 피티 하고 편지를 주고받는 것을 유일한 즐거움으로 여기고 있었다. 어느 날, 톰이 피티의 편지를 보다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검은 여우를 보았다. 검은 여우는 풀잎이 흔들리자 그쪽으로 펄쩍 뛰었다가, 톰이 앉아 있는 작은 숲으로 달려왔다. 톰은 검은 여우를 보고 정말 굉장한 광경이라고 생각했다. 톰은 꼼짝도 하지 않았는데도, 들고 있던 편지지가 파르르 떨리고 심장이 쿵쿵 뛰며 목이 콱 메었다. 검은 여우는 톰의 3미터 앞까지 다가와 있었는데, 톰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검은 여우는 들판 너머로 사라져 버렸다. 그 뒤로 나흘 동안 톰은 거의 온종일 시냇가에서 검은 여우를 기다렸다. 톰은 무엇을 기다리는 것을 싫어했지만, 검은 여우를 한 번이라도 보기 위해 시냇가에서 기다린 것이다. 그리고 화요일에 갑자기 검은 여우가 나타났다. 검은 여우는 몸을 낮게 웅크리고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검은 여우는 풀을 지켜보고 있었다. 어느 순간 찾던 것이 나타나자 잽싸게 덮쳤다. 검은 여우가 고개를 들었을 때는 들쥐를 물고 있었다. 검은 여우는 풍성한 꼬리를 치켜든 채 돌아서서 숲으로 갔다. 톰은 나무들 사이로 사라지는 검은 여우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충동적으로 검은 여우를 따라갔다. 검은 여우가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톰은 재빨리 들판을 지나 숲으로 갔다. 살그머니 숲에 들어가 보니, 따스하고 햇볕도 잘 들었다. 사방에 주름 진 커다란 바위들이 있었다.…(생략)
톰이 오른쪽에 있는 소나무 숲으로 천천히 걸어가는데, 숲 저편에서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렸다. 톰은 소나무 숲을 돌아 좁은 골짜기로 뛰었다. 톰은 골짜기를 지나 나무들 사이를 계속 달렸다. 여우가 다시 한 번 울자, 톰은 더 빨리 뛰었다. 얼마나 달렸는지, 톰은 몰랐다. 결국 톰은 아름드리나무 옆에서 걸음을 멈추고, 밖으로 드러난 뿌리 위에 앉았다.
톰이 숲에서 나오니 소들이 풀을 뜯는 목장이 나타났다. 소 한 마리가 톰 쪽으로 한 발짝 다가오자 톰은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언덕을 내려와 마당으로 뛰어들었다. 톰은 헤이즐린 누나에게 검은 여우를 봤다고 말했지만 헤이즐린 누나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헤이즐린 누나는 프레드 이모부에게 톰과 여우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프레드 이모부는 검은 여우에 대해 알려주었는데, 검은 여우가 태어나는 것은 빨강 머리 집안에서 검은 머리 아이가 태어나는 것처럼 우연한 사건 같은 거라고 했다. 밀리 이모는 식탁에 편지가 있다고 톰에게 말해주었다.
그 후로 며칠, 몇 주가 쏜살같이 지나갔다. 그 길고 무더운 여름날 동안, 톰은 검은 여우를 찾아 숲을 헤매고 다녔다. 그 다음에 검은 여우를 본 것은 늦은 오후 어느 골짜기에서 였다.
그 골짜기는 숲에서 톰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었다. 골짜기 꼭대기에는 선반처럼 튀어나온 바위가 있었는데, 그 날 오후에 톰은 그 넓고 평평한 곳에 엎드려 있었다. 한 낮이 지나면서 살포시 잠이 들었는데, 골짜기 밑에서 뭔가 움직이는 것이 언뜻 보였다. 검은 여우였다. 검은 여우는 쓰러진 나무들 위를 사뿐히 지나 골짜기 맞은편으로 뛰어가더니 덤불숲으로 사라졌다.
톰은 검은 여우가 다시 골짜기로 돌아올 것 같았기 때문에 한 번 더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검은 여우를 기다렸다. 톰은 검은 여우를 기다리는 동안 여러 가지 상상을 했다. 그 상상이 끝나자마자 검은 여우가 돌아왔다. 검은 여우는 멈추어 서서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에 찬 눈으로 톰을 빤히 쳐다보았다. 톰과 검은 여우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다음 순간, 검은 여우는 골짜기 꼭대기로 뛰어 올라가 덤불숲으로 사라졌다. 톰은 새끼 여우를 보았다. 그 후로 톰은 검은 여우를 볼 때마다 여행 가방 가장자리에 조그맣게 표시를 했다. 톰은 농장에서 지내는 동안 검은 여우를 모두 열다섯 번 보았다. 그 중에서 대개는 검은 여우도 톰을 보았다.
이틀 뒤에 저녁을 먹을 때, 이모가 여우가 칠면조를 훔쳐갔다고 말했다. 이모는 여우가 닭을 훔쳐가게 내버려 둘 수 없다며 이모부를 졸랐다. 결국 이모부는 개 하프와 함께 나섰다.
톰도 따라나섰다. 톰은 검은 여우를 돕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이튿날 이모부는 톰에게 오후에 여우를 잡으러 가자고 말했다. 오후쯤에 톰은 이모부와 숲으로 들어갔다. 이모부는 냇가를 천천히 걸었다. 톰은 어깨가 무겁고 금방이라고 병이 나서 쓰러질 것 같았다. 톰은 괴로운 일이 생기면 아파 버리곤 하지만, 이번에는 기를 쓰고 이모부 뒤를 쫓아갔다. 검은 여우를 구해 줄 사람은 자신 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모부는 여우 굴을 발견했고, 새끼 여우를 자루에 담아 왔다. 이모부는 새끼 여우를 토끼장에 넣고 문을 닫았다. 그날 밤 톰은 침대에 눕자마자 곯아떨어져서 네 시간을 자다가 퍼뜩 깨어나 보니 새벽 1시였다. 톰은 창가로 가서 창틀로 올라가 가장 가까운 나뭇가지로 올라가 나무를 타고 내려왔다. 톰은 창가로 가서 창틀로 올라가 가장 가까운 나뭇가지로 올라가 나무를 타고 내려왔다. 톰은 벽돌 하나를 집어서 새끼 여우가 있는 토끼장 자물쇠를 내리쳤다. 새끼 여우는 멈칫 하더니 이내 어미 여우가 있는 곳으로 갔다. 톰은 새벽 2시가 돼서 현관으로 들어갔다.
그 다음 주에 톰의 부모님이 오셨는데, 피티도 함께 왔다. 톰은 이모와 이모부, 누나에게 작별인사를 했고 아빠가 경적을 울리며 출발했다. 엄마는 농장이 어땠냐고 물었고 톰이 좋았다고 하자 흐뭇해하며 그럴 줄 알았다고 했다. 얼마 안 있어 톰은 농장에서 지냈던 기억이 차츰 희미해져 갔다. 하지만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는 밤이면, 그 해 여름이 생각나면서 모든 것이 어제 일 처럼 생생하게 떠오른다. 톰은 겁이 많고 동물을 싫어하고 무엇을 기다리는 것이 싫어하는 아이였다. 하지만 그런 톰이 검은 여우를 본 뒤로부터 온종일 검은 여우를 기다리고, 새끼여우를 구해주는 것처럼 톰이 농장에 와서의 하루하루의 생활을, 그리고 톰이 바뀌게 한 검은 여우, 즉 자연이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인쇄
검은여우 검은여우 검은 여우를 읽고 나서.hwp
[size : 30 Kbyte]
82
3
500 
2 Pa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