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를 읽고 고래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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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0-07-21

고래를 읽고 고래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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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소설이 재미만 있으면 다냐, 목적이 있어야지, 그래서 어쨌다는 거냐... 이런 소리들이 이 책을 둘러싸고 심한 방망이질을 해댔다. 한참을 지나 이 책을 들게 되어 그 방망이질에 귀가 닳은 터라 오히려 기대치가 낮아버렸다. 게다가 소설에 들어가기 전 눈을 찌르고 들어오는 표지 앞날개의 작가 사진에 이미 칼날이 뭉툭해져버렸는지도 모른다. 소의 순한 눈을 닮은 작가를 보고 나니, 이 소설이 띠지의 문구처럼 아무리 `거친 본능과 충동의 서사`라 해도 `폭풍우처럼 격렬하고 파괴적인 욕망`이라 해도, 이 소설을 유영하는 내 발은 물렁뼈 정도만 느낄 것 같았다.
표독한 저주의 냄새를 풀풀 풍기는 주막집 노파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내내 치맛자락을 끌고 다닌다. 못생기고도 욕망이 철철 넘치는 그녀는 당하고는 못 산다. 신분을 넘어 감히 넘보지 못할 욕망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몰매를 맞아 반죽음이 되어 쫓겨난 그녀는 함께 배를 나눴던 반푼이 서방을 설설 꼬드겨 결국 수장시키고 만다. 그리 지독스러운 그녀이기에 하나뿐인 딸마저도 애꾸로 만들어버리고 결국 꿀 두 통을 받고 팔아치운다. 그녀는 독하게도 돈을 모아대다 죽고 말아, 결국 엉뚱한 여자 금복에게 돈벼락을 몰아준다. 그러고는 금복에게 저주의 칼날을 쓰윽쓰윽 갈아대는 모양이라니!
그리고 금복. 그녀는 묘한 향내를 풍기는 매력 넘치는 여자다. 숱한 사내를 거쳤고, 그럼에도 삶에서 한순간도 주저앉지 않고 무릎으로 기어서라도 걸어나가는 여장부다. 깡촌에서 바다라곤 본 적도 없는 그녀가 처음 바다를 보고, 넘실대는 검은 파도를 타고 등장한 거대한 고래를 보는 순간, 그녀는 압도된다. 그녀는 여장부이기에(!) 크기와 규모에 압도되었는지, 단 한 번 봤을 뿐인 고래의 이미지를 지우지 못하고 그녀의 생에서 일관되게 고래처럼 철썩거리며 살아간다. 무엇이 그녀를 그토록 생을 질주하게 만들었을까. 그건 세상을 집어삼킬 듯했던 고래가 끝내 잡혀 사람의 손에 살점을 뭉텅 내놓는 장면을 보고 말아서일까. 죽음에 대한 공포를 부적처…(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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