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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공부에도 왕도(王道)는 있다.
-『공부기술』을 읽고- (조승연 作, 중앙M&B)
공부기술... 붉은 표지에 커다란 글자로 ‘공부기술’ 이라고 써진 채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작은 책을 보고는 나는 적지 않은 거부감이 들었다. 살다보니 별 기술이 다 나오는군...공부기술? 그런 게 있다고 해도 이게 책으로 쓸 만한 건가? 순 상술 아냐? 보수적인 우리나라 아저씨 중 한사람이 일류대를 목표로 공부하는 방법을 소개했나보지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더더욱 책에 대한 거부감과 내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학생으로서 솔직히 중간정도 되는 실력을 갖고 공부만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그냥 서러워 졌다. 오죽했으면 이런 책이 다 나왔을까.
책의 제목과 외관이 유난히 튀었던 탓일까. 나는 그 뒤로도 쉽게 그 책을 잊을 수 없었고 점점 거부감은 괜히 더해만 갔다.
그리고 며칠 뒤, 신문의 문화란 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한 사람이 지면에 소개되어 있었다. 바로 공부기술의 저자가 실려 있었다. 사진을 보니 젊은 대학생이었다. 그는 내가 처음 생각했던 의도와 방법과는 판이한 생각을 갖고 책을 쓴 것 같았다. 나는 내 마음에 어렴풋이 자리잡았던 ‘거부감’을 한단 낮춘 채로 책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며칠이 지난 어제, 나가는 길에 우연히 서점에 들리게 되었는데 베스트 셀러 코너에는 단연 이 ‘공부기술’ 이라는 책이 있었다. 나는 호기심에 한 장, 한 장 넘기며 보았는데, 그도 역시 우리 청소년들과 같이 교육제도와 방식에 불신감을 나타내고 있었다. 다만 불평에 그치지 않고, 나름대로 역사적 배경과 과학적 검증까지 거쳐 논리 정연하게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 우리와 다른 점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한마디로 통쾌했다. 나는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그 책을 산 뒤 서점을 나왔다.
저자는 나뿐만이 아닌 이 땅의 모든 학생들이 우리나라 교육제도에 …(생략)
갖고 있는 불신감을 그대로 나타내었다. 그리고 자신도 처음엔 공부를 그리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는 사실을 책을 통해 털어놓았다.
그가 소개하는 방법들은 간단했다. 언뜻 보면 그게 과연 기술일까 하는 방법들이 있긴 있었지만 궁극적으로 내가 흥미를 갖게 된 건 ‘공부에 대한 생각 바꾸기’였다. 말하자면 ‘학교 공부’ 와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따로, 또 명확히 구분 짓는 것이었다. 학교 공부는 말 그대로 학교 이외에는 쓸모가 없는 것이다. 그 누가 실생활에서 공 기압이 어떻게 되는지를 알아야만 하고 비행장에서 비행기와 지면상의 각도가 궁금한지 안다는 말인가. 이것은 전문지식이다. 이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학생에게는 가르치지 않아도 될 부분인 것이다. 그냥 잡다한 것들만 서로 다른 개성의 아이들에게 무분별하게 집어넣다 보니까 소수만이 사회에서 성공을 맛볼 수 있는 ‘학교공부’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이다. 나머지는? 빛도 보지 못한 채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직업을 구하기가 허다하고 아예 직종을 바꾸는 경향까지, 게다가 이렇다 할 일자리도 갖기 못해 ‘거리에 나앉은 지식인’ 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는 공부를 해야 한다. 그런 공부방법에는 저자가 제시한 왕도(王道)가 있다. 과연 이 방법이 개개인에게 맞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책에 나와 있는 데로 우리가 ‘공부’라는 것만 명확히 안다면 공부는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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