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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부리말 아이들
느낌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에서 이 책이 소개된 후 이 책을 읽은 사람이 매우 많을 것이다. 느낌표라는 프로는 내가 즐겨 보는 프로였기 때문에 `괭이부리말 아이들`이라는 책을 소개하는 것도 역시 보았다. 책의 제목이 특별한 만큼 이 책의 내용에 궁금증을 갖던 중에 책이 도서관에 있기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읽으면서 나는 4번 정도 내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속 깊은 아이 숙자 그리고 사춘기 때 가난이라는 큰 짐을 이고 괴로워하다 반항의 길로 빠졌었던 동수. 괭이 부리말 아이들을 편견의 눈으로 바라보다가 그들을 위해 영호와 같이 노력하는 명희 그들은 나와 비슷한 점도 많았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은 나에게 이들과 비교하며 나를 반성하게 해준다.
괭이부리말 이 지역은 인천의 빈민지역으로 `고양이 섬`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괭이부리말에는 여러 빈민층들이 살고 있는데 숙자와 숙희 동수와 동준 영호 등이 그러한 사람들이다. 영호는 어머니를 병으로 떠나보내고 외로워하다가 동수형제를 만나게 되고 동수형제를 맡아 키우게 된다. 또한 아버지를 잃은 숙자 자매를 도와주고 호용이도 거두어서 키운다. 또한 숙자의 선생님이자 영호의 동창생인 명희는 영호를 도와 그 아이들을 위해 노력한다. 영호와 명희는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들을 도와가며 자신들의 삶과 정신을 더욱 풍족하고 건강하게 만들어간다.
숙자와 숙희는 쌍둥이 자매다. 아버지는 술주정뱅이로 어머니가 집을 나가자. 더욱 술에 찌들어 살아간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임신을 하여 집으로 돌아오게 되고 한동안 행복한 생활을 하게 된다. 하지만 아버지가 사고로 죽자. 다시 숙자와 숙희는 슬픔에 빠져들게 된다. 어머니는 보험금으로 비디오 가게를 차리지만 그 때문에 아이들과는 지낼 시간이 적어지고 비디오 가게도 잘되지 않는다. 어머니와 지낼 시간이 적어지자 숙자와 숙희는 동수와 동준을 보살펴주는 영호와 가깝게 지내고 새로운 희망을 키워간다. 나는 숙자를 보고 많은…(생략)
것을 느꼈다. 단지 15분 먼저 태어났기 때문에 언니가 된 숙자는 어머니가 없을 때는 동생에게 어머니 역할을 충실히 했고 어머니가 돌아온 후에도 어머니를 도와 집안일을 했다. 어머니가 다시 떠날까봐 동생처럼 떼를 쓰지도 안겨서 울지도 못하는 속 깊은 아이. 나는 1남 3녀 중에 막내로 태어났다. 성격상 떼를 쓰거나 소설에 나오는 숙희처럼 행동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생각을 해보니 나는 집안일을 많이 돕지 않았던 것 같다. 언제나 누나들이 불평을 했던 것이 떠오른다. 난 그저 누나들이 심통이 나서 그런 건지 알았지만 어쩌면 내가 너무 철부지였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누구를 배려해주는 입장이 아니라 배려 받았던 사람인 것 같았다. 내가 숙자의 입장이었다면 어떻게 했을지 상상이 안 간다. 그렇게 숙자는 마음이 깊은 아이였다.
영호 , 그는 괭이부리말에서 사는 청년으로 어머니를 병으로 떠나보내고 동수와 동준 그리고 명환 호용까지 그의 능력으로 수용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들 정도로 많은 아이들을 자신의 품에 둔다. 나는 한편으로 미련하다 할 정도로 아이들에게 열과 정성을 다하는 영호가 부럽다. 내가 할 수 없는 일 같기 때문이다. TV에서 나오는 불쌍한 사람들을 보고서는 눈물을 흘리고 가슴 아파하지만 길거리에서 그러한 사람을 보면 피하거나 동전 몇 잎을 던져주는 나. 그러한 나로서는 이 책에 나오는 영호라는 인물을 이해하는 것조차 힘이 든다. 앞으로 나가려고 힘을 쓰는 데만 익숙한 나였기에 다른 사람을 위해 돌아보기에는 데는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 나에게 있어서 영호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 너무 부럽다. 그가 성인군자처럼 가난한 아이들을 데려다가 키워서 부럽다는 소리가 아니다. 그는 그들을 도와주면서 외로운 자신의 생활을 잊을 수 있었고 끝내 그 아이들과 가족과 같은 사이가 되었다. 그는 자신이 그 아이들에게 도움을 준게 아니라 자신이 그 아이들 때문에 행복한 생활을 한다고 생각 했다. 나는 내 외로움만 달랠 줄 알았지 남의 아픔과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방법은 몰랐다.
책에서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 인물은 바로 명희, 숙자의 담임이다. 그녀는 어린시절을 괭이부리말에서 보내고 몇 년 전에 괭이부리말을 떠났다가 선생으로 부임한 선생님이었다. 그녀는 어린시절에 괭이부리말에서 살면서 이 빈민촌에서 어떻게 나갈 까만 생각했었다. 그녀에게는 달동네에 살게 된 것이 재앙이었고 불행이었다. 영호가 그녀에게 동수를 만나보라고 부탁을 했지만 그녀는 불량아들에 대한 편견 때문에 그의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해버린다. 그런데 영호가 그녀에게 남긴 말 때문에 고민을 하던 그녀는 끝내 동수의 부탁을 받아들였고 그때부터 괭이부리말 아이들과 함께했고 가족처럼 지냈다. 그녀는 더 이상은 자기 혼자 높아지기 위해 노력하지 않겠다고 했다. 나는 나도 그녀처럼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녀처럼 나도 닫혀있는 마음을 열고 싶다. 불량스럽게 보여 피하게 되는 아이들에게도 가난하다고 무시하게 되는 아이들에게도 나는 내 마음을 열어주고 싶다. 세상의 마음의 문을 닫고 있는 아이들에게 그들이 사랑받아야 할 존재인 것을 가르쳐 주고 싶다.
동수. 동수의 아버지는 돈을 벌어오겠다고 나간 후 돌아오지 않았다. 동수는 동준이를 책임져야 했고 사춘기인 동수에게 그건 너무나 큰 부담이었다. 그리고 동수는 학교에서 착실한 생활을 하다가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었다. 그 후 동수는 자신을 따돌림에서 구해 줄 수 있는 불량스러운 형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동수의 반항은 시작되었고 학교까지 자퇴했다. 그러던 중 본드를 하다가 영호를 만나게 되고 영호에게서도 반항을 하던 동수는 본드를 하고 구치소에 들어가 뼈아픈 경험을 하게 되고 반항의 길을 접는다. 동수는 영호를 만난 후 오랫동안 영호에게 마음을 열지 못했다. 그건 영호가 자신과 동준을 버릴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영호에게 의지하다 보면 영호가 그들을 버릴 때 너무 아플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일부러 영호에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구치소에서 자신을 꺼내주기 위해서 노력하는 영호를 보고 동수도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그리고 동수는 공장에서 기술을 배우며 희망을 갖게 된다. 모두들 동수처럼 사춘기 시절을 겪고 나 역시 지금 겪고 있다. 물론 사춘기가 벼슬자리는 아니지만 사춘기 때는 여러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과 같이 불안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동수도 그런 시기를 거치고 있었고 적절한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그는 반항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사람들에게 문을 서서히 닫고 있었다. 나를 불량아로 볼 것이다, 도와주는 척해도 금방 떠나 버릴 것이다. 이런 생각 때문에 그는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했다. 나는 동수에 비해 나를 보살펴주는 어버니와 아버지들이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사랑해 주신다.당연 하다고 생각한 것이 사실 너무나 큰 축복인 것이었다. 이제는 그 모든 축복을 감사히 생각 해야겠다.
엊그제 시내에 나갔었다. 지하도를 건너서 가다 지하도에 앉아서 돈을 구걸하고 있는 노숙자를 보았다. 노숙자를 보는 것은 매우 괴로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노숙자를 보면 돈을 줄곧 주는 편이다. 돈을 줌으로써 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 왜 그들이 그렇게 아파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물론 그들의 행동이 모두 이해가 가는 것은 아니다. 자포자기한 상태로 그렇게 무능력하게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이해 할 수도 없다. 하지만 그들이 나처럼 좋은 환경에서 자라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그들을 비난 할수 조차 없다. 세상에 문을 닫아버린 듯한 사람들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이 고통인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나는 그들을 돕고 싶다. 그들을 소설의 인물인 명희처럼 발 벗고 나서서 돕고 싶다. 하지만 그럴 용기 역시 나에게는 없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욕심 때문에 뒤에 있는 사람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여유조차 없는 나였으니까. 이제는 나도 달라져 보고 싶다. 소설에서의 영호와 명희까지는 못되더라도 힘들어하는 친구를 그리고 이웃을 돕고 싶다. 그들이 웃음을 잃어 버렸을 때는 웃음을 주고 힘들어 할 때는 같이 아파하고 싶다. 책을 읽고 책상에 붙어있는 신년 계획표를 언뜻 보게 되었다. 그중에는 이런 말이 적혀있었다. 하루에 적어도 50번 다른 사람을 돕자. 내가 지금 그 계획을 실천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이제는 그 계획표를 보고 부끄러워하고 싶지 않다. 내가 사람들을 도와 줄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힘들어하는 사람을 보면 짜증내며 얼굴을 찡 그 리기 보다. 그 사람을 향해 밝게 웃어 주리라. 그들은 그들이 사랑 받아야 할 존재인 것을 알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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