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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괭이부리말 아이들
내가 이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오래전 어느 TV프로에 소개되면서 이다. 처음에는 막연히‘TV 프로에서 권하는 책이니 재미있겠구나 나도 한 번 읽어 봐야지’하는 마음으로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어떤 재미나 단순한 유쾌함을 주는 것 보다는 그 동안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던 지금의 내 생활의 편안함이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 것인가를 다시한번 깊이 느끼게 해 주었고, 나보다 못한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잊고 산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을 갖게 해주었다.
괭이부리말은 인천에 가난한 변두리 달동네 마을이다. 한 번도 물질적인 풍요로움이라고는 누려보지 못한 이 마을에도 물론 다른 동네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목소리는 들린다.
쌍둥이자매 숙희 숙자 그들의 엄마는 빚 때문에 집을 나갔고 아버지는 매일 술로 찌들어 살며 아이들을 구박한다. 이로 인해 항상 두려움에 떨며 사는 아이들.
또 동준 동수 형제의 부모는 둘 다 모두 돈을 벌겠다며 집을 나간후 소식이 없고 이로 인한 마음의 상처로 형 동수는 친구들의 돈을 뺏고 본드를 흡입하는 비행 학생이 되어버렸다.
누가 이들을 이렇게 힘든 삶으로 밀어 넣었을까? 꼭 돈만이 가족을 지켜주는 울타리가 되는 것은 아닐텐데 가난 때문에, 돈 때문에 사랑하는 가족이 하나가 되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져서 서로를 그리워 하지만, 깊이 원망도하며 허물어져 가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비록 가난하지만 가족끼리 사랑으로 뭉쳐 살며 어려움 속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는 없었을까? 부모에게 버려졌다는 느낌을 갖고 하루하루를 사는 아이들이 너무 가엾어 마음 아팠고, 자식을 내팽개친 부모들이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이런 시련과 절망의 나날 속에서도 아이들에게 위안이 되고, 희망의 불씨를 지피게끔 지켜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바로 영호삼촌과 김명희 선생님이다. 괭이부리말에서 자란 영호삼촌은 기술을 배우며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애썼다. 그리고 이 마을을 벗어나고 싶어 열심히 공부 했으나 …(생략)
초등학교선생님이 되어 다시 이 마을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김명희 선생님.
처음에는 이 곳을 거부하고 이곳 아이들을 경멸하며 언젠가 괭이부리말을 벗어나기를 원했지만 마음을 고쳐먹고, 영호삼촌과 함께 이곳 아이들의 정신적 버팀목이 되어 굳게 닫혀 있던 아이들의 마음의 빗장을 열게 한다.
이런 어려운 삶속에서도 숙자, 숙희 자매와 동준이는 같이 어울려 다니며 부모 대신 서로의 빈자리를 메워주며 용기를 잃지 않고 씩씩하게 잘도 견뎌냈다. 형 동수는 참을 수 없는 슬픔과 절망으로 자포자기하듯 비뚤어 나갔지만, 오히려 어린 그들은 스스로 어려움을 헤쳐 나갔다. 그런 어려운 일이 혹시 나에게 닥쳤더라면 나는 어땠을까? 조금 힘든 일이면 언제나 도움을 청하며 사소한 일에도 눈물부터 흘리는 나약한 나의 모습을 생각하니 부끄러웠다.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지않던 동수도 결국 영호삼촌의 끊임없는 사랑의 노크로 문을 열게 된다. 동수는 건강한 삶을 되찾게 되고 다시 학교도 다니며 선반수리 기술도 배우게 된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동수는 공장 벽돌담 밑에서 파란 민들레 싹을 보았고 공장 천장에서 새 들어오는 밝은 햇살을 온 몸에 받아본다.
외롭고 힘든 추운 긴 겨울을 용케도 잘 견뎌내고 나온 새싹들, 마치 몸과 마음을 채우고 있던 어둠을 씻어내는 듯한 햇살, 땅 끝 어둠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민들레처럼, 어려움 속에서는 희망을 잃지 않는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내 마음에 그대로 전해져 왔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노래 소리가 내 귓전에 들려오며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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