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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읽고나서
이 책을 나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도서관에서 접해본 경험이 있었다.
그 때 읽을 때에는 솔직히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몰랐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지금이 되어서야 비로소 이 책의 뜻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줄거리는 이렇다. 5살 소년 제제는 다른 소년들보다 더 조숙한 아이다. 큰아버지께 많은 어려운 단어를 배워, 혼자서도 신문을 읽는 방법을 터득하고, 어려운 단어도 제법 뜻을 풀이 할 줄 안다.
하지만 다 한 가지, 탄화규소란 단어를 빼고는.
이러던 제제에게 아빠의 갑작스런 실업으로 더 안좋은 곳으로 이사를 가고, 가난해지고, 심지어 제제는 크리스마스 선물까지 받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다섯 살이란 나이에 비해 조숙했던 제제는 자신의 아빠에게 오히려 자신이 구두닦이로 모은 돈으로 조그마한 담배 갑 하나를 사드리고, 새로운 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그 학교에서 만난 못 생기지만 마음만은 천사 같은 세실리아 빠임 선생님을 만나게 되고, 차 트렁크 뒤의 타이어에 매달려 하는 박쥐놀이를 하다가, 호되게 혼난 마누엘 발라다리스(뽀르뚜까)와 친구가 되어, 아빠로부터 느낄 수 없었던 사랑이란 것에 대하여 알아가게 된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제제의 어린 라임오렌지나무인 밍기뉴.
때론 제제가 실제로 겪었던 일들도 들어주고, 제제의 환상 속에 펼쳐지는 일들도 들어주고, 제제의 모든 비밀을 들어주는 제제의 유일한 친구 중의 한 명인 라임오렌지나무. 이 라임오렌지나무 곁에서 장난을 치다가, 아빠에게 들켜 혼나기도 하고, 심지어는 온 몸에 피멍이 들고, 상처가 나 심하게 앓기도 하지만, 장난꾸러기인 제제에겐 제제의 모든 투정, 이야기, 슬픔을 묵묵히 들어주는 유일한 친구이다.
라임오렌지나무 외의 유일한 친구 중 한 명인 뽀르뚜까 아저씨, 이 뽀르뚜까 아저씨가 살아계실 때, 제제에게는 행복의 연속이었다.
같이 낚시를 하러 가서 제제가 아저씨의 아들이 되겠다고 약속도 했고, 아저씨는 제제…(생략)
를 아들처럼 극진히 보살피겠다고 약속하고, 영원한 친구가 되기로 하여 서로 존중해주고. 하지만 이 아저씨가 죽자, 충격을 받은 제제는 이제 자신만의 유치한 환상놀이는 하지 않기로 한다. 또한 이미 꽃이 피어버린 늙은 라임오렌지 나무와도 더 이상 대화를 하지 않기로 하고, 새로이 일자리를 찾은 아빠를 따라 다시 현실을 인정하고, 조금씩 아픔을 치유해 나간다.
이 책을 읽고 우선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겨우 다섯 살인 제제의 머릿속에서 저런 생각들, 표현들, 말들이 나오다니.
도저히 다섯 살 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조숙한 아이 인 것 같다.
하지만, 이글에서 제제는 자신만이 환상을 만들어 그 환상 속에서 살 정도로 가족들에게는 쓸모없는 존재인 아이이다. 그래서 제제는 몇 번을 죽어버릴까 생각도 한다. 나도 제제와 같은 적이 있었다. 엄마와 아빠에게 야단을 들었을 때, 나는 이렇게 쓸모없는 존재여서 항상 야단을 듣는 것일까, 하고 말이다.
그래도 이런 속상했던 일, 짜증났던 일들을 모두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나처럼 제제에게도 유일한 친구이자 아빠로 삼고 싶었던 뽀르뚜까 아저씨가 있었다.
하지만 뽀르뚜까 아저씨가 불의의 사고로 죽자, 극심한 고통에 심하게 앓기도 한다. 이런 제제가 성장하여 작가 자신이 되어 수록한 마지막 고백이라는 짧은 글. 태어나 가족들의 무시 속에 처음으로 사랑을 가르쳐 줬던 뽀르뚜까에 대한 그리움, 고마움 그리고 사랑이 담겨져 있는 작가의 글.
이 글에서 작가는 깨닫게 된다. 사랑이 없는 삶은 별로 아름다운 게 못된다는 것을, 지금 한번 생각해보자. 여러분 자신은 누구에게 사랑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또 그 사랑을 받기만 하지 않고, 베풀 줄은 알고 있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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