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읽고 나의라임오렌지나무를읽고

성장의 아픔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소설
-바스콘셀로스의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읽고-
처음에 이 소설을 접했을 때가 초등학교 때의 일이었다. 그 때는 이 책이 동화책으로 나온 거 였기 때문에 글보다는 그림이 많았었다. 그 때 제제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었다. 오래전에 읽었지만 장난꾸러기 소년이었으나 마음만은 한없이 투명하고 맑았던 한 아이의 모습이 아직도 내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는다.
그 때 나도 역시 어린아이 였기 때문에 어른이 되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었다. 마지막에 제제가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이미 일주일도 전에 잘라버렸다고 하는 말을 했을 때에 왜 그랬을까 하는 의문만이 들 뿐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도 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에서야, 지금, 나는 그 때 나는 라임 오렌지나무를 일찍 잘라 내버려야 했던 제제와 달리 아직…(생략)

되어가고 있었다.
마지막에 제제는 뽀르뚜가의 죽음으로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통해 그는 마음에 심한 상처를 얻게 되고 그로 인해 몸마저 쇠약해져 버린다. 어린 나이에 얼마나 큰 고통이었을까. 그 상처로 제제는 어른이 되어버리고 라임 오렌지나무는 그의 마음속에서 잘라져 버리게 된다.
슬픈 사실이지만 이것은 모든 아이들이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다만 모두들 시기의 차이만이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이 세계에서 영원한 피터 팬은 동화 속에서나 존재하는 것이다.
고통을 통해 한층 성숙하게 되는 것. 라임오렌지 나무가 잘리는 것. 아마 모든 사람들은 자기 마음속에 이미 잘려져 버린 라임 오렌지 나무 그루터기를 갖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그루터기는 상처인 동시에 인생에서 한 순간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슬픈 안식처가 되어 있을 것이고.
책의 저자가 머리말에서 ‘왜 어린아이는 철이 들어야 하나요?’ 라는 말을 눈물로 언급할 때에 나 또한 가슴속에서 그 말을 조용히 되새겨보고 있었다. 철이 든다는 것은 어쩌면 묵은 상처를 가지게 된다는 말과 비슷한 것 같다. 상처를 입었을 때는 매우 고통스러웠지만 이미 지금은 그 흔적만이 남은 두텁고 잔인한 흉터. 아마 작가는 그러한 사실을 너무나 일찍 깨달아 버렸기 때문에 이런 소설을 쓸 수 있었던게 아닐까 하고 짐짓 생각해본다.
요즘 어린아이가 어른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당연하면서도 슬픈 일인가가 새삼스럽게 떠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