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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 - 글쓴이 : 심윤경, 출판사 : 한겨레신문사
방학 동안 할 일도 없고 지루해서 그냥 책장에 있던 책을 마구잡이로 빼서 봤다. 그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가장 흥미 있던 책이 이 책이었다. 이 책은 언니가 3학년 때 사 들고 온 책인데 난 책도 잘 안 읽는 언니가 심심하면 왜 이 책을 읽었는지 이제야 알게 됐다. 이 책은 할머니의 구수한 말투, 나와 비슷한 소심한 성격을 가진 동구, 나와 달리 솔직한 아이 영주 등의 인물이 나의 관심을 끌었던 것 같다. 처음엔 `무슨 책이 이렇게 두꺼워!` 라고 생각하며 읽었지만 읽다 보니 그 두께도 얇다고 생각되었다. 또한 완전히 결과가 맺어지지 않은 결말 또한 내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사건은 영주의 탄생과 동구의 동생 사랑이다.
처음부터 할머니의 구수한 욕들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할머니가 딸을 낳았다고 난리 치시고 동구네 엄마는 얼굴에 그늘이 져있다. 동구네 엄마가 웃음을 잃은 지 어언 6년이 다되었는데도 동구 아빠는 어떻게 해 볼 생각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아들을 낳았을 때도 할머니의 질투 때문에 산후 조리도 하지 못하고 할머니의 꾀병 수발을 드느라 힘드셨는데 이번엔 할머니가 딸을 낳았다고 대성통곡을 하신다. 할머니께서는 며느리를 정말 싫어하시는 듯 했다. 늦으신 아버지는 딸을 보자 웃음을 머금는다.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으신가 보다. 또 할머니의 어처구니 없는 고집으로 영주의 이름이 복자가 될 뻔도 했다. 이럴 때 보면 정말 다른 가정 못지 않게 지내는 것 같지만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다. 할머니가 말도 안 되는 고집을 부리셔서 동구 엄마가 화를 내면 동구네 아버지는 할머니께 대든다고 때리고 내쫓고 난리였다. 엄마는 그렇게 가정에서 약자가 되었다. 동구도 엄마가 안타까워서 위로는 해보지만 어린 동구의 수줍음은 도움이 되질 않는 듯 했다. 하지만 자기 표현이 확실한, 애정 표현을 하는 영주가 태어나며 동구네 가족은 조금씩 바뀐 것 같다. 동구는 영주를 수시…(생략)
로 업고 다니며 자랑을 한다. 영주가 특이한 일(말을 하거나 등을 토닥여주는 행동 등)을 하는 것을 동네방네 자랑하러 다닐 때는 동구가 정말 기특했다. 아직 어린 나이 이지만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참 깊은 것 같았다. 영주의 돌 때는 할머니가 화가 나셔서 못 할 뻔 했지만 할머니가 목욕을 하러 나가시고 엄마가 손을 바삐 해 영주 돌떡을 동네에 돌렸다. 할머니와 아빠 몰래 한 돌 잔치였지만 동구도 동구 엄마도 행복 한 듯 했다. 저녁엔 아빠가 왠 일로 케익을 사오셔서 또 한번의 기쁨을 주셨다. 동구 엄마에게 수고했다고 말할 때 할머니 눈치를 보셨지만 그 말을 해주신 게 동구 엄마에겐 큰 기쁨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 된다.
두 번째 사건은 동구의 난독증 해결과 선생님 사랑이다. 학교가 끝난 어느 날 동구네 담임 선생님께서 동구를 부르셨다. 동구는 전 선생님들이 전에 했던 것처럼 자신이 글을 못 읽고 쓰는 것에 대해 화를 내시거나 꾸중을 주실 줄 알고 가슴을 졸였다 하지만 이해심이 깊으신 박은영 선생님은 사뭇 달랐다. 박은영 선생님께서는 동구가 글을 읽지 못하는 문제점을 찾으시고자 했다. 동구는 암산 능력은 다른 아이들에게 뒤지지 않았지만 글을 이해하지 못해 시험 점수가 항상 엉망이었던 것이다. 아마 앞뒤가 꽉 막힌 불안한 가정에서 혼나며 자라서 그런 것 같았다. 동구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동구가 불쌍했고 동구네 부모님들이 이 문제에 대해 성심 것 대해 줬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박 선생님은 동구를 위해 수업이 끝나고 한두 시간씩 공부를 하자고 하셨다. 동구는 마냥 좋아했다. 선생님의 예쁘신 외모도 마음에 들었지만 다른 선생님들과 달리 착한 마음씨로 자신을 대해주는 게 정말 좋았나 보다. 박 선생님은 동구의 난독증을 먼저 대화로 풀어나가셨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부끄러움을 없애 주시려는 듯 하셨다. 동구는 선생님이 점점 좋아지나 보다. 매일 선생님과의 수업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지내는 것 같았다. 동구의 국어 실력이 늘었다. 어느덧 겨울 방학이 다가오고 동구는 더 이상 공부를 할 수 없게 되었다. 선생님과의 수업을 생각하며 편지까지 읽을 줄 알게 된 동구를 가족들은 너무 자랑스러워했다. 나 또한 동구가 대견했다. 그리고 선생님의 가르침이 놀라웠다. 영주가 선생님한테만 줄 빵을 만드는 게 욕심이 나서 석고 가루를 방에 넣었는데 동구가 엎지르는 척을 하며 영주 대신 혼났던 것 도 기억에 남고 영주가 동구네 반에 들어가서 어린 나이에 글을 쓸 줄 알고 읽을 줄 안다는 것을 보여 줄 땐 주인공인 동구보다 영주가 더 좋아졌었다.
세 번째 사건은 박 선생님과 영주의 죽음이었다. 박 선생님은 방학이 끝나고도 시름시름 앓아오셨다. 동구는 선생님을 바라보며 슬퍼했다. 4학년이 되었는데 선생님이 괴짜에다가 모자라 박 선생님께 관심을 가져서 동구와 박 선생님을 괴롭히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 저런 선생님을 만난다면 전학을 가버릴 것이다. 그의 행동은 정말 도를 넘어서는 행동이었다. 거기다 동구의 학업 문제를 속여 박 선생님을 만나려 하니 말이다. 그걸 주리 삼촌이 도와줬는데 그 때 동구의 소개로 박 선생님이 주리 삼촌을 만나게 되고 주리 삼촌의 후배가 아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되며 그들은 약속을 잡았다. 주리 삼촌의 후배는 이태혁이라는 사람이었는데 정말 누구에게나 거만하게 말하고 행동하였다. 정말 하는 행동, 토 다는 말 하나가 거만했다. 정치 얘기를 하는데 정말 난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다. 그 시대의 정치 일이기도 하지만 문장이 길고 어려웠던 것 같았다. 그 때 동구는 소주를 두 잔 먹게 되었는데 술이 취해 선생님께 나중에 결혼을 하자고 한 게 정말 웃겼었다. 또 동구가 순수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얼마 후에 박 선생님이 학교에도 나오시지 않고 사라졌다고 한다. 나중에 들리는 소리로는 데모를 하다가 돌아가셨다는 소문만 있었다고 한다. 동구가 참 불쌍했다. 또 이웃집에 동구네 할머니와 고향이 가까운 모실 할머니가 이사 오자 할머니는 집에 안 계실 때가 많아 지셨다. 덕분에 동구네 엄마는 한 시름 놓으신 것 같았다. 그리고 동구가 선생님이 죽은 사실을 안지 얼마 되지 않은 날 동구네 부모님께서는 다툼을 심하게 하고 있으셨다. 오랜만에 영주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정말 슬펐다. 부모님의 싸움 소리를 듣기 싫어 동구와 영주가 밖에서 놀고 있는데 영주가 아빠가 밉다고 하며 울었다. 동구 역시 울었다. 달빛에 비친 감을 영주가 따고 싶다고 해서 동구가 목마를 태웠는데 아슬아슬하게 감에 영주 손이 닿는 순간 쿵! 뒤로 넘어져 버렸다. 동구는 화단으로 넘어져 살 수 있었지만 영주는 계단 모서리에 머리를 박았다. 영주가 죽은 것이었다. 이 부분은 정말 슬펐다. 마지막에 영주가 아빠가 밉다고 한 게 놀랍기도 하였다. 평소에 남을 시기하고 미워할 줄 모르던 영주였기 때문이다.
마지막 사건은 동구가 정원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정원은 동구가 산동네에 살면서 제일 좋아하던 장소였다. 자연의 푸르름과 자연스러움이 그대로 베어있는 곳 이여서 동구는 더욱 좋아했다. 또 정원은 잠시 잠깐 나오며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 될 것인가를 암시해 주었다. 박은영 선생님이 돌아가시는 사실을 알게 되기 전에는 동구가 항상 정원에 들어가서 봐오던 황금색 곤줄박이가 아이들의 돌팔매질로 죽었었다. 또한 동구가 마지막 장에서 영주와 선생님이 꿈에 나와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도움을 주고 간 뒤 정원에 곤줄박이가 날개를 다친 채 먹이를 먹고 있었다. 아마 곤줄박이는 동구의 희망을 상징하는 것 같았다. 또 사건의 암시를 해주었던 것 같았다. 영주가 죽고 엄마께서는 할머니의 구박에 이기지 못해 스스로 정신병원에 들어가시고, 나중에 동구가 할머니께 할머니의 고향에 모실 할머니와 함께 내려가 살자고 하며 끝을 맺는다. 할머니의 마음을 잡아준 동구가 정말 대견스러웠다.
정말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그리고 아직 시골에 내려가지 않은 동구와 정신병원에 계시는 엄마와 자신이 가장이라는걸 중요시하시는 아버지, 악다구니 할머니의 이야기가 완전히 맺어지지 않은 채 여운으로 남아서 더 좋았던 것 같다. 그 부분에도 상당히 흥미가 느껴졌단 것 같다. 누구나 이 책을 보면서 동구의 순수함 마음을 보았을 것이다. 또 영주와 박 선생님은 고인이 되었지만 언제나 동구를 바라봐 주고, 동구의 마음속에는 영원히 살아 게실 것이라고 믿는다. 동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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